다섯살때 제주도에 아버지 친구집에 놀러긴적이 있음.
그 아버지 친구분이 진돗개를 키우셨는데
개의 이름이 진돌이였음.
나한테는 이놈이 신기했던 것이
그전까지 내가 아는 개라고는 우리집 대문을
열때마다 날 죽여버리겠다고 짓어대는
우리집 작은똥개 새롱이 뿐이었음.
너무 지랄맞아서 분명히 똥개일텐데 내 기억속의 그놈은 덩치큰 치와와였음.
그 지랄맞은 치와와랑 달리 진돌이라는 진돗개는
덩치는 그 치와와보다 곱절은 크면서
날봐도 관심은 커녕 개집안에 잠만 잤으니
아 이놈은 티비에나 나오던 착한개라는 놈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래서 그댕댕이의 관심을 사볼려고
내가 먹고 있던 오리온 초코칩쿠키를 흔들면서 먹고싶지? 라며 약올려봤음.
그당시에 개가 초콜렛을 먹으면 안된다는 상식은 당연히 몰랐으니 넘어가고.
내가 약올리기 무섭게 그 놈은
개집에 사는개는 개줄에 묶여서 산다는 나의 고정관념을 보기좋게 배신함.
개집에서 뛰쳐나와 나한테 곧장 달려오기 시작했음.
엎드린키가 나보다 큰놈이 나를 향해 달려오니
나는 존나무서워졌고 비명을 지르면서 뒤로 냅다 뛰기 시작했음.
내가 뛰다가 넘어진건지 뒤에서 덥처진건지 나는 잔디바닥에 엎어졌고 순간 엉덩이가 물렸다는 감각이 느껴지면서 엉엉 울기 시작했음.
부모님과 아버지 친구네 가족이 허겁지겁 달려왔고 그뒤의 일은 기억이 안남.
사실 진돗개라는것도 한참뒤에 알음.
내기억속의 그놈은 험상궂은 주름자글자글한 도사견이었음.
중학교때 부끄럼을 무릎쓰고 부모님께 물어본 바로는
진돌이는 내 엉덩이를 무는 시늉을 하고는
만족했다는 듯이 총총걸음으로 개집으로 다시들어가 잤다고 함.
확실한건 다섯살짜리 나보다 똑똑한 개였음.
개한테 엉덩이 물린 이후로는 다시는 개한테 안깝침
물면 팔린다는 사실을 알기에 겁만 줬다
늘 감사하십시오 예비주인
깝치지 마시요 후먼
물면 팔린다는 사실을 알기에 겁만 줬다
늘 감사하십시오 예비주인
깝치지 마시요 후먼
똑똑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