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80년대 중반....
내가 태어난 고향마을을 떠나 옆 마을로 이사를 했다. 물론 난 당시 초등학교(국민학교) 4학년 때 였는데....
당시 시골마을의 여느 집처럼 함석으로 만든 문을 열고 들어가면 ㄷ자 형태의 나무마루가 정면에 보이고 안방이 마루 뒤편으로 있고 오른쪽에
사랑방이 하나 있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오른편에는 창고로 사용하던 광이 있었고, 우리는 거기에 똥개 2마리를 키웠다. 작은 마당 한켠에는 지하수를 퍼올려
사용하던 펌쁘가 있었다. 그리고 마루 왼편에 오래된 아궁이가 있는 옛날식 부엌이 있고 그 부엌 왼편에 그 문제의 화장실이 위치해 있었다.
80년대 시골의 화장실....흙벽돌을 쌓아올려 만든 푸세식 화장실이었다.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어느 늦가을 날..... 함석으로 만든 대문을 열자마자 뭔가가 마당 왼편을 획~~~하고 가로질러 갔다.
내 눈동자는 본능적으로 그 바람과 같은 그림자를 따라 쳐다봤고, 내 또래의 한 남자 아이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누구지? 내 동생들은 아직 학교에서 안 왔고, 내 또래인데..... 누굴까?'
나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부엌 앞을 지나 뒤란으로 돌아가 화장실의 문을 열어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당시엔 그냥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 추운 겨울이 되었고, 한파가 몰아치던 어느 겨울 늦은 밤, 나를 비롯한 삼남매가 잠든 사랑방의 문을 누군가가 미친듯이 두들겨댔다.
추운 겨울이라 방안이었지만 내 입에서는 입김이 하얗게 피어 오를 정도로 추운 새벽이었다. 문을 열어보았더니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내가 방문을 열자마자 의식을 잃고 쓰러지셨다. 추운 겨울 영하로 얼어붙은 마당에는 두꺼운 솜이불로 뚤뚤 말아놓은 어머니가 정신을 잃고
계셨는데 아버지가 어머니를 마당에 옮겨놓은 후 나를 깨우고 의식을 잃은 것이었다.
연탄까스 중독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안방의 아궁이와 아랫목이 깨져 있어서 연탄까스가 샌 것이었다. 당시 방안에서 기르고 있던 새들이 죽으면서 내는 단말마의 소리를
어머니가 듣고 일어나려했지만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버지를 깨웠던 것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나 어머니나 중독이 상당히 진행이 되었던 것이다.
그 사건으로 동네가 발칵 뒤집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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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세월이 30년이 훨씬 넘게 흘렀다.
이번 명절 때 아버지를 모시고 고향에 다녀오다가 차에서 아버지와 대화하다가 당시 그 사건이 떠올라 여쭤보았다.
"아버지, 혹시 그 사건 때 그 집에 누군가가 죽지 않았었나요?"
그러자 아버지가 어렵게 이렇게 이야기하셨다.
"그래. 당시에 우리가 들어가 살 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이사 나갈 때 그 집 주인이 이야기해 주더라...... 우리 이사 오기 전에 살던 사람이
어린 아들을 그 집에서 잃었다더라........ 연탄까스 중독으로 잃었다지...."
운전하는데 소름이 끼쳤다.
https://cohabe.com/sisa/913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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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ㄷㄷ
ㄷ ㄷ ㄷ ㄷ ㄷ. 제가 직접 경험한 사실이네요
무섭.... 뻥이 아닌거 같아서 더 소오름
너무김
여기 실리면 재밌을 듯
형...
그때 나 봤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