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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넷플릭스 킹덤 관련해서 의외로 많이 언급되는 내용이 모자네요.

대하 드라마라는 명칭으로 매년 방영하는 NHK의 역사 드라마는 주 1회, 총 52회로 


보통 3년의 준비기간과 촬영기간으로 제작되며 전편 제작비용이 평균 35억엔 이상입니다. 


가장 많은 예산으로 만든 게 1988년의 다케다 신겐으로 전체 비용이 48억엔이었으니


대략 편당 우리나라 돈으로 약 7-10억 정도가 들어간다고 보면 되는데요.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마지막으로 만든 KBS 역사 드라마인 정도전의 예산이 편당 


평균 약 2억이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50편에 약 100억이 들어간 한정적인 예산으로 최대한의 


질을 뽑아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킹덤은 편당 제작비가 약 20억이라서 백두대간의 꼭대기에서 산을 타고 흐르는 구름과 안개가


마치 강물이나 섬을 휘몰아쳐 돌아가는 바닷물처럼 화면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장면을 비롯해


늦가을 다양한 색으로 물든 산의 모습 다양한 풍경을 담았는데요.


이에 못지 않은 것이 색감이 살아있는 다양한 복식의 디테일들까지 표현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역사 드라마를 보면 호위무사에 해당하는 익위사나 내금위들은 항상 손에 칼을 쥐고 다니는 모습으로 


묘사했으나 킹덤에서는 환도를 패용할 때 칼집에 달린 칼집고리에 끈목과 연결된 띠돈으로 허리띠에


고정시키는 패용법을 보여주었는데요.


상주에서 세자를 압송하기 위해 마당에 진을 치고 있었던 내금위 군사들의 모습을 보면 환도 뿐만 아니라


활을 활집에 넣어 허리춤에 찬 모습과 화살집인 동개까지 보여주었습니다.


기존의 사극들은 고증은 둘째치고 의상을 비롯해 전투씬이 있는 경우 각종 병장기, 갑옷,  대규모 군중동원까지 


필요하기 때문에 제한된 예산으로 이를 제대로 표현하기 힘들어 전투씬의 경우 장수나 부장급까지만


두정갑, 두석린갑을 착용하고 이하 병졸들은 우리가 흔히 사극에서 관아에 등장하는 포졸의 일반 천으로


만든 복장에 친근한 전립을 착용하고 손에는 삼지창 모양인 당파를 들고 나오는 모습으로 주로 묘사되었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킹덤에서는 중앙군으로 묘사되는 군사들의 모습만 보더라도 장수를 비롯해 부장급 이하 병졸들까지


모두 갑옷과 투구를 착용하고 삼지창 모양의 당파를 비롯해서 모양새가 다른 창들도 나오며 상주 안현대감의


가노들이 가지고 다니는 창포검도 등장하는 등 역시 돈의 힘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화려한 의상과 더불어 다양한 모자들이 등장하는데, 우리들은 이런 모습에 익숙해서 주목하지 않았지만


사실 조선시대엔 맨머리(상투를 틀고 망건을 한)를 내보이는 것이 실례라서 머리를 가리기 위해 다양한 모자를


사용했습니다. 조선시대 신분과 직책(문, 무관)에 따라 쓰던 다양한 모자들을 처음 보는 외국 시청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의외로 갓 이외에 익위사, 금군인 내금위들이 쓰는 깃털 달린 모자인 주립, 술과 깃털이 달린 전립, 


양반이 집안에서 쓰던 정자관과 사방관, 조정 대신들이 쓰던 사모, 유생들이 쓰던 유건 등 많은 종류의 모자가 


나오니 Hat Game이라는 언급도 나오더군요.







갓과 갓끈


갓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갓(흑립, 黑笠)


갓은 장인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분업으로 만들어졌는데요.


갓은 위로 높게 솟은 머리 부분인 말총모자(대우), 둥글고 넓게 햇빛을 가려주는 양태로 나뉘는데 


이 둘을 만드는 장인이 따로 있으며 말총모자와 양태가 만들어지면 마지막으로 이 둘을 이어붙이는 장인도


따로 있었습니다.


양태는 대나무를 얇게 손질해 쪼개서 만든 대나무 실(죽사, 竹絲)로 쌀대를 먼저 만들고 네 가닥의 죽사를 이용해


조릿대를 꼬아 엮은 후 쉽게 부서지지 않게 하기 위해 우물 정자로 엮여있는 사이에 빗대를 촘촘하게 넣은 후


그 위에 얇은 비단을 붙여 입히고 오래 보관하기 위해 검은 옷칠을 해 만드는데, 여기에 사용하는 죽사는 열 여덟가지


다양한 굵기로 만들어 사용합니다.


머리 부분인 말총모자는 말을 꼬리에서 나오는 말총으로 만드는데, 이 역시 손으로 하나하나 짜서 형태를 만들어


검은색 옷칠로 마무리 합니다.


갓을 흑립(黑笠)으로 부르게 된 이유는 바로 이 검은 옷칠 때문입니다.






다양한 형태의 갓집(갓통)


조선시대에 양반들은 흑립을 애지중지 하며 관리했는데요.


대나무를 얇게 쪼갠 죽사와 말총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외력에 의해 구겨지거나 부숴지기 쉬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흑립을 따로 담는 용도의 갓집(갓통)이 따로 있을 정도였습니다.




갓이 검은색 옷칠을 해서 흑립이듯 주립(朱笠 혹은 자립, 紫笠)은 붉은 옷칠을 해서 만들었고 주로 왕의 행차나 전시에 당상관들이 썼습니다.



양태가 좁고 깃털을 단 주립



상중에 사용하는 백립(白笠)


(마찬가지로 국상 기간에 관리들이 쓰는 백사모(白紗帽)가 따로 있음)



무관들이 주로 쓰던 전립(戰笠, 동물의 털로 만들어서 같은 음에 다른 한자인 氈자를 써 氈笠 혹은 털 毛자를 써서 모립(毛笠)이라고도 함)


모전 전(氈)은 동물의 솜털로 짠 모직물, 융단의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모양만 봐도 알 수 있듯 흑립에 각종 장식(공작깃털, 옥공예 장식)을 한 전립(戰笠)


이런 전립은 주로 왕가에서 사용함.



정자관



유생들이 쓰던 유건(儒巾)



양반들이 집에서 주로 쓰던 정자관과 사방관



조선시대 관모인 사모(紗帽)



극중 왕비가 처음 등장할 때 신었던 꽃신 당혜(唐鞋)


발등을 덮는 부분이 없고 신발에 꽃무늬, 십장생을 비롯해 다양한 동, 식물들을 화려하게 수놓거나 장식한 가죽신으로 


주로 왕족이나 문벌이 있는 사대부 가문의 여인이 주로 신었고 시대가 흐르면서 기생들도 즐겨찾는 신발이 되었습니다.


조선시대 신발을 만드는 장인을 화혜장(靴鞋匠)이라 불렀는데, 발목까지 올라오는 가죽신인 화(靴)를 만드는 화장(靴匠)과


위 사진과 같이 버선의 앞코 정도만 덮거나 발등을 덮지않는 모습의 가죽신인 혜(鞋)를 만드는 혜장(鞋匠)으로 뛰어난 장인의


경우 공조와 궁중의 상의원에 소속되어 문무백관들이 관복에 착용한 목이 긴 신인 화(靴)와 임금이나 남자 왕족이 착용하는


신과 궁중에서 생활하는 왕족과 궁녀들을 위한 신인 혜(鞋)를 만들었습니다.

댓글
  • pung5189 2019/01/31 00:12

    깃털 달린 모자는 왜 쓰는건가요
    장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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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VLGOGI 2019/01/31 00:13

    킹덤 외국에서도 인기 많은가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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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1 2019/01/31 00:16

    모자관심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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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dg 2019/01/31 00:18

    pung5189//
    내금위나 익위사들이 쓴 모자에 달린 깃털과 복장은 자신들의 신분(왕실 경비를 담당하는)을 나타내는 장식이기도 하고 정석원이 쓰고 있던 전립에 달린 깃털의 경우는 상급 무관의 경우 깃털의 종류를 다르게 해서 지체높은 고관대작의 경우 일반 깃털이 아닌 공작새의 깃털 등으로 장식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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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출신 2019/01/31 00:19

    오호..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신기한 관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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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dg 2019/01/31 00:20

    그리고 상주에서 양반들에게 무기를 나눠줄 때 양반들이 갓 아래 착용한 것은 귀까지 감싸 추위를 막아주기 위해 착용한 방한모는 휘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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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mfotj 2019/01/31 00:35

    장면마다 돈들어간 티가 팍팍 나더군요..곳곳에 등장하는 군중들 소품들..아낌없이 쓰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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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anolja 2019/01/31 00:39

    백성들 의복도 은은한 색감이 참 예뻤어요. 실상은 당시 조선 경제력이 평민들까지 염색한 옷을 입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어서 뱁성들은 그냥 사시사철 흰 광목으로 지은 옷을 입지 않았을까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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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waiiP:) 2019/01/31 04:25

    빨간 모자에 깃털 달린건 저도 엄청 멋지다 생각하면서 봤어요
    한국 전통 복장 전공하셨나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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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팃포탯 2019/01/31 10:08

    이런 글 너무 좋습니다 ㅎㅎ 교양수업때 들었던 고대복식사는 더럽게 지루했는데, 역시 영상이랑 합쳐진 이런 텍스트는 넘나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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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작크리스 2019/01/31 13:04

    미드팬들, 양덕들이 특히나 의복에 엄청 예민하죠
    왕좌게임만해도 의상에 제작비 절반을 썻다는 말이 나올정도
    근데 이번 킹덤이 국내에서는 연기력이나 스토리로 평가받는반면
    해외에서는 역시나 의복이나 풍경등이 먼저 이슈가 되는가봐요
    한국의 4계절만 잘 담으면 진짜 멋진 영상 나올 수 있으니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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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꽃남자11 2019/01/31 13:29

    ass hat 이 웃기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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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urry 2019/01/31 13:46

    국내팬들은 소품이나 의복들에 대해서는 익숙해서 거의 커멘트가 없는데, 해외팬들은 역시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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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마사 2019/01/31 13:56

    이런 상세한 디테일 좋네요.
    구정때 제대로 각잡고 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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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드 2019/01/31 13:56

    트윗 여기도 볼만합니다
    https://twitter.com/johnhornor/status/1089924562467336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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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독 2019/01/31 14:03

    그러고 보니 벼슬하는 사람들은 죄다 모자를 썼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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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Ethier 2019/01/31 14:19

    오...이런걸 캐치할줄이야 ㄷㄷㄷ
    진짜 킹덤 보면 돈 많이 썼다 라고 느낍니다. 그만큼 눈과 귀가 즐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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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네스az 2019/01/31 15:02

    우오 재밌어요. 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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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ng&Seo]Xenophon 2019/01/31 15:07

    원래 서양도 모자가 신분의 상징이라서 그런 느낌이 동양에서 나온 시대물에서 강하게 드러나니 신기하게 보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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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고대부 2019/01/31 15:43

    사모님의 사모가 저 사모에서 나왔다는 건 무슨 뜻이에요..? 이해가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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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의공간 2019/01/31 15:47

    Game of Thrones의 명성을 뛰어넘을 한드 Game of Hats의 출시 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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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부장 2019/01/31 15:50

    주말에 이미 다 봤는데 다시 한번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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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아오르다 2019/01/31 15:57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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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dg 2019/01/31 16:41

    오고대부//
    새벽에 잘못 쓴거라서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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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사리오 2019/01/31 17:35

    ㅊㅊ
    이런글이 좌담에 올라야죠
    오랫만에 정독함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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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뚱빵베어스 2019/01/31 17:43

    우리야 그냥 보던거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외국애들 관심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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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소메팝콘 2019/01/31 17:47

    한국드라마 안보는 외국인들이 한국사극을 접할기회가 없다보니 흥미로워하는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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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끼낀돌멩이 2019/01/31 18:02

    오~~~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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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정시민 2019/01/31 18:30

    오 신기하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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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ami 2019/01/31 18:33

    Hat game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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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다 2019/01/31 18:58

    잘봤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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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7SAMSON 2019/01/31 19:02

    흔히 아는 양반들 갓의 주재료가 대나무 실이라는건 좀 놀랍군요!
    좋은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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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블루 2019/01/31 19:44

    47SAMSON// 말총으로만 만든 줄 알았는데 밑의 부분이 대나무 실로 만들어진 건 처음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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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dg 2019/01/31 20:00

    유튜브에 갓 만드는 과정이 나오는 비디오가 있는데요.
    엄청난 시간이 들어가더군요.
    양태 하나 만드는데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ftZNnFTk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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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tus 2019/01/31 21:32

    복식고증은 대단하나 갑주는 아닙니다 ㅠㅜ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명량 것들을 섞어서 재활용 한게 보이네요. 그냥 형식만 대충 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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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덤벼기레기 2019/01/31 21:33

    덕중덕은 양덕이라더니 ㄷㄷ
    뭔가 덕포인트를 제대로 건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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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실리우스 2019/01/31 21:36

    넷플릭스, 에어비앤비 이런 마켓 디스럽터 회사들 돈이 너무 많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고 하던데 역시나 다르네요 ..
    학교 선배가 여기 아태평양본부 법무 팀에 있어서 가끔 근무환경 같은 거 엿듣는데 정말 부럽더군요 .. 물론 퍼포먼스 저조하면 바로 내보낸다고들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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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chy 2019/01/31 21:50

    좀 다른건데 대나무로 화살만드는 장면에서 도구로 4등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와 이런것도 보여주는구나 했었어요
    다시한번 봐야겠네요,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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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dg 2019/01/31 21:56

    titus//
    네 맞습니다.
    갑옷의 경우를 보면 세밀하게 보면 정상적인 고증은 아니지만, 예산이 넉넉한 영화와 달리 과거 조선을 다룬 역사드라마들을 보면 일률적으로 전모에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삼지창인 당파를 든 보병으로 많이 표현했는데, 중앙군이니만큼 전 병력이 모두 갑옷과 투구를 착용했다는 점, 천편일률적인 복장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대단하다고 했던 겁니다.
    조선군의 복장 고증은 영화 남한산성이 괜찮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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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oYoo 2019/01/31 22:55

    와 갓종류 엄청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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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안흑심 2019/01/31 23:29

    삼지창 우습게 보지만 익히기 쉽고 사실 도검 들어올 때 막고 가두고 동시에 찌를 수 있어 냉병기 중 가장 파괴적인 무기입니다. 여포의 방천화극급으로.
    물론 사극에서는 저렴해서 애용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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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뷔자로리 2019/02/01 00:11

    본문에 첨부한 자료 저기 john hornor 아재한테 보여주면 좋겠네요
    되게 궁금해 하는 거 같은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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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waiiP:) 2019/02/01 08:47

    갓 보관하는 갓집 쩌네요. 진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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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pillon 2019/02/01 16:42

    조선시대에 반도에 들어온 서양인들이 그려놓은 그림에도 조선사람들이 쓰고 있는 각종 모자들에 대해서 묘사되어있죠. 가히 모자의 나라라고.... 이거 관련된책도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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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dg 2019/02/01 17:34

    후안흑심//
    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시대 무기하면 삼지창 모양의 당파만 주구장창 나오니 언급한 겁니다.
    실제로 조선시대엔 창 종류도 협도나 언월도까지 포함시키면 10종이 넘는데요.
    따로 언급하는 것보다 그냥 본문에 창들의 사진들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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