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함께 생활한 지 9개월차 여자사람입니다.
저희 고양이 이름은 카탈로그(CATalog)입니다. 줄여서 로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몇달전부터는 남편이 "미세스 카탈로그"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저희집에 오기 전 생활은 알수 없으니(보호시설에서 입양) 결혼경력은 알수가 없지만,
인간나이로 하면 아직 20대 초중반의 꽃처녀인데 "미세스"를 붙이는 건 실례가 아니냐고 했더니
"위엄이 철철 흐르는 저 얼굴을 보면 미스보다는 미세스가 딱 어울리지 않는가?"라고 합니다.
음.. 확실히 아씨보다는 마님이 어울리는 얼굴입니다.
솔직히 얼굴만 보면 마님보다 장군님같습니다.
미세스 카탈로그는 남편 껌딱지입니다.
겨울이 되면서 나날이 껌딱지 경향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남편이 다리를 펴고 앉으면 다리 사이에, 양반다리 하고 앉으면 그 가운데 앉아야 직성이 풀립니다.
물론, 전기카페트가 켜져있을 땐 예외입니다.
뜨끈뜨끈한 바닥을 이길 수 있는 닝겐은 없습니다.
엄지 척 대신 다리 척. 자신이 얼마나 편안한 지 온 몸으로 알려주고 계신 미세스 카탈로그.
"이 곳이 극락이구나..."
"이 곳이 극락이라고...."
"나는 성불한게야..."
미세스 카탈로그가 이렇게 우리 남편을 좋아하니, 남편도 미세스 카탈로그를 사랑하지 아니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요즘은 이런 투샷을 찍어서 저에게 보냅니다. 어쩌라고.
남편만 투샷을 찍는 건 아니고, 저도 셔터를 누르기 바쁩니다.
굳이 컴퓨터를 만지고있는 남편의 손 위에 올라가 앉아계신 미세스 카탈로그.
"이 자세에 문제라도 있다는게냐?"
...아닙니다, 미세스 카탈로그.
굳이 게임하는 남편 머리맡에 앉아계신 미세스 카탈로그.
"난 여기가 편하구나"
"이 자세에 불만이라도 있는게냐?"
....그럴리가요, 미세스 카탈로그.
"니 남편 포즈가 오만하구나"
....죄송합니다, 미세스 카탈로그.사실 남편 껌딱지이기만 한건 아니고 제 껌딱지이기도 합니다.
잘때는 꼭 제 머리맡에서 자기 때문에 아침이면 강제적으로 미세스 카탈로그의 체취를 느끼며 눈을 뜹니다.
지금도 이 글을 쓰는 컴퓨터와 저 사이에는 식빵을 굽고계신 미세스 카탈로그가 계셔서 상당히 불편한 자세로 자판을 쓰고 있지만
괜찮아요, 이런 불편함이 행복하니까요.
데헷.
아무리 천하의 고양이라도
원펀맨 앞에서는 슬슬 기네 ㅎㅎ
에헷 베스트당! 추천해주신 분들, 읽어주신 분들 모두 행복한 설연휴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