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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연구원 때려치고 노가다판 들어온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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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연구원시절 사원증 인증한다

 

녹십자 목암연구소 다녔고

 

나름 거기서 특허도 내고, 샌디에고가서 연구원으로 일해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때려치고 지금 노가다나 하고있다.

 

왜냐면 월급이 320밖에 안들어오거든..

매주마다 영어로 프레젠테이션 하고, 한달에 2일정도는 주말에도 출근하고, 일주일에 운 좋으면 두번정도 칼퇴 가능하고

그렇게 일하는 날자 세어보니 한달에 22일~25일정도를 일하고있더라고 야근시간, 집에와서 집에서 업무 보는 시간은 제외하더라도 말이지

아 맞아 글 쓰면서 생각해보니 집에까지 가져와서 일 해야 하는게 너무 거지같았어. 

 

기업 연구원이 보통 45세쯤되면, 그떄까지 박사 못따고 책임연구원 못달면 나가야해

일하면서 박사 딴다? 회사에서 특이한 경우 아니면 돈 안내줘. 내가 돈 내면서 야간 대학원다니면서 박사따야하고, 그 돈만해도 몇천이지.

책임연구원 되서 부팀장 직위에 오른다? 쟁쟁한 박사들 다 제치고? 10명도 안되는 숫자에 들어야하는데?

와 이거 이 일 내가 해먹으면 앞으로 얼마나 해먹을 수 있을까...싶더라고

 

45세에 퇴직하면 뭐하나 노가다나 해야하나.. 치킨집각인가... 아니면 선배들이 그러던거처럼 듣보 기업의 영업사원인가...

나이들면 노가다도 안받아준다는데.. 어차피 인생 종결이 노가다판이면 빨리 들어가서 높은자리 꿰차는게 났지않을까.. 하는 고민끝에 퇴직하고 난장판에 뛰어들었다.

 

노가다판에서도 여러 직종이 있는데 내가 선택한건 철근이었어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일단 철근이 노가다 직종중에서 단가가 쎄고, 그나마 안전해 물론 잘못하면 다치긴하지만 비교적 목수나 비계나 이런 공중에서 파쿠르 하면서 뛰어다녀야 하는 애들보다는

바닥이 있는데서 일하니까 나은거같았어.

 

단점은 힘들어. 노가다 직종들 중에서 제일 힘들어서 잘 안할려그래

일단 뭐 20kg ~ 30kg정도 되는 철근을 지고 하루종일 왔다갔다 하면서 건물 뼈대를 조립해야하거든

백수로 놀고있는 친구들 소개시켜서 데려와봤는데 다들 일주일도 못버티고 도망가드라

 

근데 진짜 하루하루가 죽을거같고 아침에 일어날때마다 비명지르면서 일어났는데, 

진짜 어느날은 손가락이 안굽혀지더라고

근데 사람 몸이 신기한게 반년정도 지날때쯤엔 익숙해지더라

 

이 일하면서 좋은점이 적어도 일 한 시간만큼은 돈을 준다는거더라

 

회사다닐때처럼 야근? 야근 한시간이라도 시킬려면 돈 줘야해

요즘엔 겨울이라 중간에 휴식없이 일하기 때문에 아침 7시 일 시작해서 오후 4시에 퇴근하는데 뭐 보통 3시 45분쯤부터 슬슬 갈 준비해서 3시 50분 되면 퇴근해버려

야근이라고 퇴근시간 이후에 2시간 정도 더 작업시킬때가 있는데 이럴땐 하루 일당의 0.5를 더 줘

일당이 하루 21만원인데 야근하는날이면 30만원정도 들어오는거지 2시간 더 일하고 10만원. 야근하는날은 정말 꿀이야

근데 어지간하면 야근 거의 안함....ㅎ

 

일당 이야기 하니까 말인데, 철근같은경우는 전혀 모르는 쌩 초보가 일 시작하면 하루에 14만원부터 시작해 속칭 감자 혹은 데모도라고 부르지.

14만원에서 시작해서 두달~ 세달마다 만원씩 올라서 21만원까지 올라가

아 내년이면 올해 건설노조가 22.5만원으로 임금인상에 성공해서 이제 임금 천장이 22.5만원이 되겠네.

 

일 하는 날자는 많이 일하면 한달에 25일 일할때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미친듯 돈만보고 일하기는 싫어서 한달에 16일~ 17일 정도씩, 2일이나 3일 정도 일 하고 하루 쉬면서 어디 놀러갔다오고 하면서 살고있어 그래도 월에 320정도씩은 버니까..


회사와는 다르게 이 일이 또 내가 쉬고싶으면 걍 내일은 나 쉴게요~ 이러고 안나오면 되거든.

회사다닐때는 진짜 하루 휴가 낼려해도 얼마나 어찌나 눈치를 주던지... 볼일 있어서 휴가 내 놓고 오후에 회사 들어가서 일한적도 많으니 뭐...

 

유게에서 가끔 나오는 월에 천만원 번다는거? 그렇게 벌수 있냐고? 일단 있기는해

철근에서는 석방팀이라고 일을 일당이 아닌 물량으로 받는 사람들이 있어

이 사람들은 진짜 손이 빠르고 기술이 좋아서 하루면 남들이 1일 일할 분량의 3배씩 일을 해버리는거야

그래서 그사람들한테 일한 물량만큼으로 급여를 줘버려. 평범하게 일 해도 한달에 300은 번다그랫지? 근데 그 3배씩을 해버린다? 그럼 월에 천만원 되는거야

 

두번째는 토목공사현장가서 야근, 철야 미친듯이 하는경우. 진짜 공사 일정에 쪼여서 철야까지 시켜가면서 일 시키는 경우가 있어

아침에 출근해서 새벽까지 일하면 4공수를 줘버려 1000만원이 될려면 50공수를 채우면 되는데 한달에 철야 10번만 하면? 

헌데 이건 지이이인짜 오래오래 철근쟁이 해오신 분들도 생에 한번정도 있을까 싶은 경우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렇게 한번 일하면 몸이 망가져.

 

마지막으로는 로터리팀의 팀장이 되는거야

일당이 21만원인데 감자한테는 14만원을 준다고 그랬지?? 그럼 남은 차액 7만원은 누가 갖는걸까?

대충 감이 오지?

보통 로터리팀에서 사람 한명당 일당에서 만원씩 떼어가. 헌데 내가 부리는 팀원이 10명이다? 하루 10만원이 그냥 생기는거지

이런 팀장들은 일이끊이지 않도록 이 현장 저 현장을 인맥으로 찾아다니면서 일거리를 꾸준히 받아오고, 그 현장에서 원하는 인원수만큼 일꾼을 보낼 수 있도록 자기 밑에 사람들을 관리하는거야

 

좀 잘나가는 팀장들은 50명씩 거느리는 경우도 있는데, 내가 직접 일 안하고 전화로 인맥만 관리하더라도 하루 50만원을 버는거야 한달 30일중에 쉬는날좀빼고 20일만 팀 여기저기 현장으로 보내서 굴렸다. 그럼 천만원 달성이지

 

헌데 이런 로타리 팀장들도 인맥이 중요하다보니.. 그 인맥을 부모에게 물려받아서.. 뭐.. 세습제에 가까워... 아는 전팀장이나 김팀장같은 경우 화교 출신인데, 자기 아들 둘째아들 둘 다 각자 자기 팀 꾸리게 해줘서 가족끼리 3팀 꾸려서 여기저기 다니더라고.

 

여튼 인생의 나락에 떨어지면 노가다판이나 가야지.. 하고 시작했는데 그리 나쁘진 않아

적당이 하루일하고 하루는 놀고 하는패턴으로 쉬는날은 놀러다니고, 직장상사나 뭐 그런것도 없으니 스트레스도 안받고

느긋하게 욜로하면서 사는거같아

 

아 근데 일 할때에는 진짜 바빠서 하루에 핸드폰 꺼내서 몇시인가 확인할 틈도 별로 없어.

그리고 처음 일 시작할때는 별거 아닌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볼때 큰 단점인게.. 정착지 없이 일거리 따라 이 지역 저지역 옮겨다니는 떠돌이 인생이라 

그게 나쁜거같네...

 

솔로일땐 상관없었는데 여자친구 생기고 하니, 내가 현장따라 다른지방 가있느라 주말에밖에 못보는게 좀 그렇더라고...

 

유머는 중견기업도 때려치고 인생 나락이라는 노가다판에 왔는데도 더 잘먹고 잘노는게 유머.

댓글
  • 김치퍼먹는우사스 2018/12/15 19:07

    하지만 행복하다면 Ok입니다

  • 피로버섯 2018/12/15 19:07

    작성자 일단 여친 잇음
    쉬이뿔

  • 에데 2018/12/15 19:10

    음 요즘 방식으로는 네이버 밴드에서 모집글 보고 전화 해 보거나, 아니면 지역 민노나 한노에 가입해서 철근 일 시작해보겠다고 등록해보는게 좋음. 민노나 한노는 달에 3만원씩 회비를 받아가긴하는데, 그래도 수련공 일당 17씩 줘가면서 일함. 단점은 노조팀이 일이 좀 쉴때가 많아요

  • Eneus 2018/12/15 19:10

    비계 1년하다가 관두고 5개월째 쉬고있는데 손목이아직도아파...

  • 김치퍼먹는우사스 2018/12/15 19:07

    하지만 행복하다면 Ok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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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5111104563 2018/12/15 19:07

    본인임??? 다들 사는게 참 이래저래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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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1145382448 2018/12/15 19:07

    철근을 배우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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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데 2018/12/15 19:10

    음 요즘 방식으로는 네이버 밴드에서 모집글 보고 전화 해 보거나, 아니면 지역 민노나 한노에 가입해서 철근 일 시작해보겠다고 등록해보는게 좋음. 민노나 한노는 달에 3만원씩 회비를 받아가긴하는데, 그래도 수련공 일당 17씩 줘가면서 일함. 단점은 노조팀이 일이 좀 쉴때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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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로버섯 2018/12/15 19:07

    작성자 일단 여친 잇음
    쉬이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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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neus 2018/12/15 19:10

    비계 1년하다가 관두고 5개월째 쉬고있는데 손목이아직도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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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neus 2018/12/15 19:10

    철근하는사람들 파워가쌔긴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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