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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알바 1년의 경험

야간, 주간 할거없이 편의점만 1년 넘게 일하고 있어요
조리학과다니지만 군대에서 다친 팔쿰치로 요리를 못해요
그래서 주방에서 일 못하고 편의점 알바를 해요
(개인적인건 여기까지만...)
지금도 일하면서 심심함을 느껴요. 해서!
일하면서 편의점에 왔던 손님에 대해서 얘기할까 해요.
1. The time is now!!!
15년 여름밤이였어요 한 할아버지가 들어왔어요
소주와 안주 몇개 사곤 밖에서 마셔도 되냐고 물어요
네^^ 라며 서비스 마인드 가득한 웃음으로 대답했어요
밖에서 혼술하다 심심하셨는지 들어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6.25부터 박정희, IMF에 ㄹ혜까지 이르러 정치적인 이야기와 현대사에 대해서요
바빠죽겠는데 카운터 옆에서 일도 못하게 계속했어요
다른 손님이 많으니 다시 나가서 혼술하셨어요
조용해지니 문 빼곡 열고 묻더라구요
The time is now!!! 라네요
또 교훈이야기인가 하고 네 감사합니다 라고 해줬어요
답답했는지 몇번을 더 외치셨어요
갑자기 정색하더니 아니! 지금 몇시냐고!! 라네요
시간을 말해주니 어린놈이 영어도 할줄 모르냐며 타박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2. 내 수염이 왜요!!!
역시 15년 여름이에요
야간알바가 손꼽아 기다린 아침이 왔었어요
청소도 정리도 깔끔하게 하고 퇴근시간을 기다렸어요
30대 초반으로 보이던 아재가 왔어요
에체 한갑과 커피 하나 계산하고 있었어요
갑자기 수염이 더럽네... 라며 계산된 카드 낚아채며 나갔어요
밤새서 수염이 더 날수도 있지....
3. 젤리 퉤!
작년 가을새벽이였어요
한 여자가 전화를 하며 들어왔어요
젤리 한봉지를 사고는 창가에 붙어있는 자리에 앉았어요
심각한 사랑얘기를 큰소리로 떠들며 통화 했어요
20분쯤 지났을까요
퉤! 퉤! 퉤! 침 뱉는듯한 사운드가 울려퍼졌어요
젤리를 야금야금 씹다가 작은 조각을 창문에 뱉어 붙히고 있었어요
씹을 젤리가 없었는지 집에 갔어요
그래도 고마워요 액체는 안뱉어서....
4. 최민식
15년 가을밤이였어요
학교 기숙사 신청을 못해 자취를 시작하려 학교가 있는 곳으로 와서 편의점알바를 구했어요
지금 다니는 편의점 바로 직전에 다니던 곳이였어요
그 곳은 전자레인지가 카운터 뒤에 있었어요
직접 데워줘야 해서 바쁘면 오버워치의 리퍼가 쓰는 죽음의 꽃을 시전해야되요 (죽어 죽어 나 죽어)
한 아저씨가 들어와 도시락 하나와 술을 샀어요
도시락 몇분 데워야 되냐고 물어서 1분 30초 돌리면 되요 돌려드릴까요? 했어요
다돌리지 말고 30초만 데워 달래요
진짜 30초만 데워요? 라며 되물었어요
그래달라며 그렇게 해주고 담아 드렸어요
저한테 뭐하냐? 라며 우디르급 태세전환을 시전했어요
정말 이유를 몰라서 왜 그러시는데요? 물었어요
혼자 한숨 쉬더니 최민식씨가 오셨어요
느그 사장 키크고 안경꼈제!! 니 언제부터 일했어!! 느그 사장 전화해서 오라 케라!! 니 내가 딱 봐놨다!! 라며 명대사를 날려줬어요
바라던 대로 점장님 불러 드렸어요 (이런일 있으면 주저말고 경찰이나 자기한테 전화 하라고 했어요)
점장님 와서 그 아저씨가 이유를 말해줬어요
도시락 1분 30초에 30초 더 돌려달라고 했는데 30초만 돌려 줬다고 그랬어요
진지하게 그날 녹음기 가격 알아봤어요
5. 빵가루 휘날리며
지난달 야심한 밤이였어요
4명의 남자손님이 왔어요
3명이 심하게 취했고 1명은 술이 쎈가봐요
들어오면서 두 친구가 비틀거리며 투탁투탁 했어요
두 친구중 한 친구가 배고프다며 샌드위치를 하나 샀어요
그러자 다른 친구가 나도! 하며 하나 더 샀어요
테이블에서 둘러앉아 샌드위치를 먹고있었어요
갑자기 서로의 성량을 비교하며 싸우기 시작했어요
빵 모서리부분이 토막토막 날라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고마워요 의자는 안던져서....
오늘은 여기까지...
글이 길어서 죄송해요
글제주가 없어 재밌고 더 짧은 요약을 못해서 죄송해요
심심해서 써본거라 이해해주세요
읽어주실진 모르겠지만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이만 정리하러 가봐야 겠어요
댓글
  • 호주청정우 2017/01/23 18:51

    제목보고 잠깐 놀랬습니다

    (maKn2U)

  • 돼지와별 2017/01/23 18:52

    ㅋㅋㅋㄱ the time is now ㅋㅋㅋㄱㄱ
    교훈주는 이야기 ㅋㅋㅋㅋ

    (maKn2U)

  • 뺨뺨이 2017/01/23 18:57

    헉 혹시 같은지역 이셨던건지...아님 그런분이 많은건지ㅋㅋ저도 편의점 알바때 계속 영어로 말시키시던 할아버지 있었어요ㅋㅋ왓타임이짓나우 이러시고 본인이 어디 명문대라고 계속..대충 한국말로 몇번 대답해드렸는데 나가실때 바이 하시는데 다른 손님 응대하느라 대답못했더니 급 한국말로 10Rㄴ이라고 욕하고 나가셨어요

    (maKn2U)

  • 남는게사진 2017/01/23 19:33

    시간은 "지금"이라구 친구
    Time is Now, Friend.

    (maKn2U)

  • 점막성애자 2017/01/23 20:02

    The time is now 순간 제가 잘못 읽은건가 싶었네요

    (maKn2U)

  • 내고향7월은 2017/01/23 20:21

    The time is now .. 키퍼신가?

    (maKn2U)

(maKn2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