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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포방터 돈까스 새벽 3시부터 기다려 먹어본 사람입니다.

 


지난 일요일에 새벽 3시부터 기다려서 1번 받고

먹고 나왔습니다.


불펜은 한 10년전에만 글쓰다

지금은 간간히 눈팅만 하는 정도인데

얘기가 많아서 그냥 '저는 이런 생각에 새벽 3시부터 줄서서 먹었습니다'

라고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몇 자 적어봅니다.


일단 저는 포방터시장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사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보단 훨씬 부담이 적었습니다.

기다리다 8시 30분쯤 되면 번호표 주시는데 그거 받고

집가서 한 3시간정도 자고 다시 나오면 되거든요.

다른 분들은 카페가서 엎드려 주무시는데

그것보단 상태가 나았습니다.

(일요일에 1,2,3등으로 드신 분들 다 동네주민이셨습니다)


저도 방송 직후에 몇번 가봤는데

매번 퇴짜당해서 이번 겨울엔 못먹는구나 싶었죠.

그런데 후기보니까 거의 5시부터 줄 서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토요일에도 새벽에 가보니까 1등은 4시부터 줄 서셨다고 하고..


여기저기 후기보니까 뒤로 가면 치돈을 못먹을수도 있겠다 싶어서

(치돈인기가 더 좋으니)

아예 그냥 1등으로 가서 먹자는 심정으로 

새벽 3시에 갔습니다.


마침 와이프는 금요일에 논문심사 통과해서 

뭐 하나 해주고 싶기도 했고,

몇년간 저를 많이 도와준 아는 동생한테 좀 뭐라도 해주고 싶고

일요일 오후에 사회인 야구팀 경기있는데

팀원들이 하도 돈까스를 먹고싶어 했지만, 다들 거리가 멀어 

못먹겠다는 푸념도 생각나더라고요.


일단 계속 왜 새벽 3시부터 기다렸는지 말씀드리면

그냥 기다리다 기다리다 먹을 수 있는게 아니라

하루 한정 수량 100개입니다.

100개가 많아보여도 사실 좀 규모 되는 음식점에선

점심피크시간에 100인분 음식이 훌쩍 나가는 경우도 있죠.

거기다 인기메뉴는 또 한정판.

'괜찮겠지..'하고 느긋하게 갔다가

동네주민인데도 불구하고 4번 정도 빠꾸먹었기 때문에

좀 더 조급해진 면도 있습니다.


인스타 자랑..

뭐 저도 먹고 인스타에 글올렸으니 자랑의도가 없다곤 안하겠는데

사람마다 가치가 좀 달라서 그렇지

그렇게 해서 스트레스 푸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저는 자랑보단

그냥 남들에게 '정성'을 보여주고 싶은 맘이 더 컸습니다.

와이프에게 비싼 음식 사줄수도 있고

역시 도움받은 동생에게도 더 좋은거 사줄 수 있습니다.

팀원들에게도 돈까스 한 조각보단 차라리 추운날 손난로 하나씩 사가지고 가는게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것보단 저는 

몇시간씩 기다리는 정성을 보여주는게

상대방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기다렸던거고요.


그리고 저는 광클 이런거 잘 못하는 대신

지구전은 옛날부터 괜찮았다고 자부하는 편입니다.

그 옛날 인터넷 예매가 거의 없던 시절

2002년 한국시리즈 대구 경기보려고 전날 밤 11시부터

대구구장앞에서 노숙하고 그랬으니까요.


여튼 

돈까스 맛, 뛰어났습니다.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집이라는 평가엔 동의못하지만

(고독한 미식가에 나왔던 돈까스 맛집보다 괜찮았습니다)

서울시내에 그만큼 하는 집들이 없다곤 말할수 없을거 같습니다.

물론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정도지만요.

맛있긴 한데 매일마다 그렇게 줄은 못설거 같고

잘해준 주변사람들에게 보답한다는 마음이면

1,2주에 한번정도는 기다릴 수 있는 그런 맛입니다



그래도 지금 사람들이 줄서는건

그 맛도 맛이거니와, 기다린 정성을 보여주거나

혹은 뭐 약간의 허세 자랑을 해도 인정받을 수 있을정도의 가치가 있으니

기다리는거 아닐까 싶네요.

저도 그랬고.


하여간

어떤 심정으로 그런 짓을 하는지 좀 궁금해하시길래

참고하시라고 글써봅니당. 


즐거운 오후 되세용



댓글
  • No.7Son 2018/12/04 14:09

    크 이런 분이 1등하는거구나..

    (uU9Zyw)

  • 이겨라좀 2018/12/04 14:09

    번호표 1개면 4명이 먹을수 있는건가요?

    (uU9Zyw)

(uU9Zy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