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관련 SBS 이승훈PD 페북

판이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민주당 경선이 완전 국민 경선제로 갈 가능성이 꽤 높아보인다.
나는 완전국민경선제를 해선 절대 안된다는 입장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완전 국민 경선제가 아니라 다른 당 당원들만을 대상으로 해서 경선을 치뤄도 된다.
민주당 당헌,당규에도 완전국민경선제는 가능한 것으로 나와있다. 따라서 완전국민경선제가 옳은지 그른지 해도 되는지 하면 안되는지는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진짜 질문은 이거다.
현 시점에서 민주당이 완전국민경선제로 경선을 치룰 필요가 있나?
중학교 정치경제 교과서에도 나오는 거지만 정당의 목적은 정권의 획득에 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다. 그래서 기업이 다소 무리하게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를 한다해도 사회에선 용인해준다. 원래 기업이란 그런거니까.
정당의 목적은 정권의 획득에 있으므로 정권 획득을 위해 다소의 무리한 행위는 용인 범위 내에 있다. 완전 국민 경선제도 이런 행위 중 하나다.
정당이란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권을 획득해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펴는 집단이다. 따라서 정당을 대표해 선거에 나설 후보는 정당 내에서 결정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맞다. 외부 사람들의 의견으로 자신들의 후보를 삼을 거라면 정당이 존재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선거로 결정하면 되지.
같은 정치적 목적을 지닌 사람들이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가장 적합한 후보를 결정해 선거에 내놓아야 한다. 외부의 의사를 끌어들이는 것은 정당의 존재 이유를 의심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하지 않는 편이 바람직하다.
대의명분은 그럴싸하다. 국민의 뜻을 온전히 반영하기 위해 완전 국민 경선제를 치루자는 것이 뭐가 문제인가?라고 물어볼 수도 있다.
문제 많다. 그런 식으로 후보를 결정할 거라면 굳이 당원이 될 필요가 무엇이며, 당비를 내야할 이유는 뭔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인 집단에서 정치적 목적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왜 반영해야만 하는가? 또 상대 당들이 자신들의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이쪽 당의 약한 후보를 무더기로 지지해 약한 후보를 당선시키는 역선택에 대해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완전 국민 경선제는 얼핏 그럴 듯해도 실제로는 원칙적으로도 실행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 국민 경선제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도토리 키재기처럼 당 내 후보가 올망졸망해서 후보들의 덩치를 키워주기 위해 경선을 흥행시킬 필요가 있을 때 완전 국민 경선제가 유용할 수 있다. 혹은 박원순 시장이 처음 당선되던 선거처럼 외부인사가 새로 당에 들어와 선거를 치러야 할 경우 당 내 입지가 전혀 없으므로 당 내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경선을 치를 경우 너무 불리해서 완전 국민 경선제가 필요할 때도 있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여러 가지 부작용이 뒤따른다.
근데 지금 민주당이 이런 상황에 해당되나? 지지율 1,3,5,6위 후보가 전부 민주당 후보다. 게다가 2위 후보는 다음 주 조사 결과가 걱정될 만큼 귀국 한 주간 맹렬하게 삽을 펐다. 양궁 국가대표 팀 수준이다. 민주당에 입당한지 얼마 안 된 사람도 없으며, 문재인을 제외하면 성남시장, 충남지사, 서울시장(지지율순)등 각자 자신의 세력과 사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왜 완전 국민 경선을 해야만 하는가? 당원들 힘빠지라고? 당직자들 일이 적은거 같아서 좀 늘려주려고? 그 이유는 모두들 알고있지만 말하지 않아서 내가 한다. ‘그나마’ 완전 국민 경선제라도 해야 자신이 비벼볼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오로지 이거 하나다.
필요하다면 완전 국민 경선제가 아니라 더한 것도 해야한다. ‘필요하다면’ 근데 완전 국민 경선제가 진짜 필요하다고 믿는가?
완전 국민 경선제는 몰핀이다. 당장의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당에 대한 충성도를 낮추고, 당원들이 당비를 내야할 이유를 사라지게 만들 수 있고, 나아가 당원들의 이탈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기본적으론 하지 않는 것이 맞다.
완전 국민 경선제를 떠드는 사람들한테 묻고 싶다. 선거 이번 하고 말건가? 당신만 이번에 어떻게 어떻게 선거에 이기고 나면 그 후엔 어떻게 되든 알바 아닌가?
나의 희망을 배제하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전망했을 때 민주당은 완전 국민 경선제로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고 그런 경우에도 대형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한 문재인이 될 거라고 본다.
완전국민경선제가 지금 그걸 입에 담는 사람들에게 유리하지 않다. 자신들만 유리하다고 믿고 있을 뿐이다. 왜냐? 여의도 대가리 숫자에만 갇혀있어서 그렇다. 한동안 문재인이 확장성이 없네 어쩌네 떠드는 사람들이 이제 입을 다문 이유가 뭔지 아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가 뻔하다고 해도 지금 완전 국민 경선제를 입에 담는 자들을 그냥 놔둬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만덕산에서 내려왔다. 저것들은 당장 대선에서 당의 발목을 잡을게 뻔하고, 정권을 잡은 후에도 내무반 총질을 할 것이다. 그러니 완전 국민 경선제를 입에 담는 인간들을 그냥 놔둬선 안된다.
이렇게 쓰고나니 내가 무슨 민주당 당직자 같지만 나는 당원도 아니다. 당원이 될 수 없다. 완전 국민 경선제하면 나도 참가할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시민으로서 저런 인간들을 그냥 놔둬선 안된다고 믿는다. 당장개헌론이 정치권 사쿠라 리트머스지였던 것처럼 완전 국민 경선제 또한 민주당 사쿠라 리트머스지다. 누가 배신자인가?
이번주에 민주당 지지율이 30%대로 다시 떨어진건 이 사쿠라들 때문이다. 내가 이 사쿠라들 때문에 하산했다.
P.S : 박원순은 같지도 않은 숙의 배심원제니 광화문 촛불경선 같은 소리 할거면 아.닥하고 버로우해라. 그걸 말이라고 하냐? 서울 시장 씩이나 되는 사람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염동연, 윤석규 이런 인간 말 듣지 말고 정신 안 차리면 다음 서울시장 선거도 위험하다. 무소속 나와서 탈락하게 된다. 상여나갈 때 울지말고 지금 잘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