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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사진에 문득 궁금한게..ㅎㅎ

보통 필름사진을 보면 뭔가 아련하다고 해야하나요. 감성을 자극하는 뭔가가 느껴지는데요.
그래서 많이들 디지털 사진을 필름 느낌으로 보정하려고도 하잖아요
근데 이건 뭔가 우리가 아날로그한 필름 사진의 시절을 살아봤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인걸까요?
혹시 요즘 태어난 아이들이 필름 사진을 한번도 안 본 채로 성인이 되어서 처음 필름 사진을 보면,
우리가 느끼는 같은 감정을 필름 사진에서 느낄까요?
새벽에 괜히 제습함 속 필름 카메라를 꺼내봤다가, 뜬금없이 지름병이 도져
니콘 fm3a를 웃돈주고 결제하고 와서는 문득 궁금해져서 끄적여봅니다 ㅎㄷㄷㄷㄷㄷ;;

댓글
  • 자림♡ 2018/10/08 03:35

    필름이었어야 하는 시절을 보내왔기 때문일겁니다.
    그래서 사실, 지금 흔히 말하는 필름감성 사진들 보면, 그 시절에 기술적으로 실패한 사진들이죠.
    보라색기가 도는 것은 슬라이드 필름의 변질.
    녹색끼가 도는것은 네거티브 필름 온도 조절 미스 등등.
    네거티브 필름 현상시 녹색끼가 도는것은 카메라 노출 미스난 필름을 과도하게 암부 끌어올리면서 생기는 디지털 노이즈 등등.
    제가 정말 화가나는건....
    어설프게 변질된 필름을 흉내내면서 필름감성이네 어쩌네 하는것들이죠.
    그사람들한테 "그럼 님이 표현하고 싶은게 어떤 필름인데요?" 라고 말하면 아무도 대답을 못합니다.
    실제 진짜 필름의 본연의 색에 대해서는 전혀 알고싶지도 않고 알려하지도 않고 그렇기 때문에 모르기 때문이죠.
    업체스캔은...
    예를들면 이런겁니다.
    캐논 카메라로 찍고, 후지 카메라로 찍어서 프린팅을 각각 합니다.
    그걸 다시 후지 카메라로 찍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나중에 찍은 후지 카메라의 색감이 가장 강하게 관여하게 되겠죠.
    그것도 오토 기능이 많은 카메라라면. 더욱 더 그럴테고요.
    현재 흔히 말하는 업체 스캔본이 이런것입니다.
    사실상 작가의 의도나, 필름의 특성보다는,
    스캐너의 자동기능과, 스캔을 하는 오퍼레이터의 눈이 가장 크게 좌우하게 되죠.
    그게 필름 본연의 색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편하고, 그 색이 작가가 원한 색이라면 OK 지만.
    그게 꼭 그 필름의 색이냐 하면 그건 아무도 모르는거죠.
    그래서 이런걸 들고 "필름색감이 어쩌네 저쩌네" 하면 제 입장에서는 좀 많이 웃깁니다...
    한편으로 우리도 사실, 디지털 시대를 보낸거였습니다.
    필름 한통 가져가면 만원에 현상 인화를 해주던 시기.
    그 가게 앞에는 FDI 라는 마크가 붙어있었죠.
    FDI는 Fujifilm Digital Imaging.
    즉 디지털로 스캔한 뒤에 인화하는 방식이었던거죠.
    그 옛날부터.
    (사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아날로그 인화인데, 1시간에 30장 나온다는게 말이 안되죠 ㅎㅎ)
    사실. 되새겨보면,
    필름도 현재 디지털과 방향이 같았던것이었습니다.
    더 고해상도, 더 높은 색재현력, 더 낮은 입자감. 등등.
    필름시절에는 못했던걸, 디지털이 해결해 준거죠.
    특히 가장 변칙적 불안요소인 화학적 반응이 안정적인 전자적 반응으로 바뀌면서,
    결과물이 더욱 더 정확해 진거고요 .
    그러다 보니, "정확한 결과물"에 대한 반감이 생겼는데,
    사실 필름도 정확한 결과물이 목적이었다보니...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필름색감, 필름감성은, 사실 정상적인 필름과는 전혀 무관한 경우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오히려 변질된 필름, 정상적이지 않은 결과물. 뭐 그런거죠.
    정확하게 바라볼줄 아는 현재 시점에 태어난 아이들이,
    과연 변질된 필름의 여러가지 형태에 대해 향수를 느낄지는 굉장히 의문이 듭니다.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네요.
    다만, 저 또한 지금 현재도 필름을 쓰는 입장에서,
    물리적인 매체에 대한 향수나, 옛날 것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건 언제나 환영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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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프리카너마저 2018/10/08 04:05

    정확한 결과물이란 목표에 이르고나니, 이제 오히려 정확한 결과물에 대한 반감이 생겼다.. 흥미로운 표현이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본질적으로 따졌을 때, 필름 색감을 정의하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ㅎㅎ
    디지털 시대에 와서 우리가 얘기하는 필름 감성이란 그것이 실제로 어떤 필름인지를 떠나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어떤 사진으로부터 '필름 색감이다, 감성이다'를 느끼게 해주는 바로 그 무언가를 얘기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ㅎㅎ
    뜬금 없는 질문에 정성스런 내용의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2610ch)

  • ▶◀하연[霞淵] 2018/10/08 04:45

    예전에 필름쓰던시절에도 지금만큼 제대로 스캔설정잡고 스캔후에도 보정을 통해서라도 현실에 가까운 발색을 내어볼려고 노력했었는데..지금은 그냥 필름감성이다 라는 말로 스캔후에 틀어진 화밸도 노출이벗어난 사진도 그냥 좋다고 감탄하는거 보면 재미있긴해요..

    (2610ch)

  • 하고싶은거없음 2018/10/08 07:30

    저는 필름세대가 아니지만 디지털이 표현할 수 있는 그레인, 노이즈 그 수준을 벗어나 필름만의 질감(아무리 저감도 필름일지라도)에서 오는 느낌을 포기할 수가 없네요.

    (2610ch)

  • [D750]사용하실닉네임 2018/10/08 07:31

    요즘 디지털 카메라로도
    그 색감은 비슷하게 낼수 있긴 해도
    그레인을 적당히 잡아넣으면 그 느낌이 나오긴 해도
    그래도 완벽한 필름의 감성을 못느끼겠는건
    기분탓인걸까 싶기도 해요 ㅋㅋ

    (2610ch)

  • 지랄같은AB형 2018/10/08 07:32

    필름으로 찍고 현상하고 사진으로 뽑은 과정을 알기에 느끼는 감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요즘 젊은??분들도 그 과정을 거치면 저희랑 같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610ch)

  • M-hexa 2018/10/08 08:07

    사람이란 존재가 재밌는 것이
    겪어보지 못한 것에도 추억을 가지고
    가보지 않은 곳에도 향수를 느낍니다.
    사실 다 허상이지만 허상을 좇는 것이 또 인간이죠.
    전세대로부터 전달된 간접경험의 영향도 있습니다.
    내가 겪은 것처럼 착각하죠.
    달동네가 박제처럼 구경꺼리리 되었지만,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쳐다보기도 싫은 고통스런 삶의 기억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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