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남편과 결혼한 지 7년차 여자사람입니다.
어제부터 남편이 2박3일로 출장갔어요.
평소에도 남편이 있다고 못하는 일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남편이 출장간다니 괜히 설레더라구요.
원래 계획은 남편 없는 동안 집안을 개난장판으로 만들었다가 오기 직전에 청소하는거였는데(스릴 넘침)
갑자기 허리가 아파서 어지르는 것조차 못해서 슬픔...
혼자 앉아 컴터하다가 생각난 게 있어서 글을 씁니다.
저는 평소 그리 촉이 좋은 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게 여자의 육감이란 것이구나!'라고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남편과 연애 초기였습니다. 10년쯤 전이네요.
직장동료로 시작해 친구처럼 지내다 사귄 케이스였고, 걸어서 1분거리인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있어서
연애초기부터 서로의 집에 놀러가곤 했습니다.
그날은 제가 남편 집에 놀러갔는데, 남편이 잠깐 수퍼에 다녀온다며 나갔습니다.
그 때, 남편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남편의 핸드폰은 폴더폰이었는데, 겉면에 액정?같은게 있어서 착신시에는 전화번호가 뜨는 형태였습니다.
폴더폰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비슷한 사진을 올립니다.
착신시에는 저 시계부분에 전화번호가 뜨는 형태입니다.
전화가 하도 오래 울려대서(음성사서함으로 두어번 넘어감) 전화기를 쳐다봤습니다.
전화번호를 보니 미국에서 걸려온 전화였습니다.
남편 업무상, 근무시간 외에도 미국에서 전화가 오는 경우도 있으니 이상할 것도 없는데
번호를 보자마자 '전여친이다'란 느낌이 딱 들더라구요.
사람이름이 뜨는 것도 아닌데 그냥 딱!! 전화번호만 보고 느낌이 정말 딱!!!
수퍼에서 돌아온 남편에게 "전화 왔던데 누구야?"라고 물어봤더니 착신 번호만 보고는 모르는 번호라고 하더라구요.
녹음된 음성 확인하더니 전여친이라고 합니다.
전여친이 미국에 있었는데, 남편이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한 모양이더라구요.
남편조차 감을 못잡았는데 제가 그걸 육감으로 알아채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더 대단한 건, 며칠 뒤입니다.
남편 포함해서 친구들 여럿과 모여 놀고있을 때, 남편의 전화가 울립니다.
남편이 "여보세요? 아, 네..." 하면서 뒤쪽으로 가는데 그 순간!! '전여친이다'란 느낌이 또 딱 들더라구요!!
전화끝내고 온 남편한테 "전여친이지?"하고 물었더니 흠짓 놀랍니다.
전여친이 다시 만나고싶다고 연락을 했던 것 같아요.
남편이 그 때 전여친과 잘 얘기해서 그 뒤 막장스토리 같은 건 없습니다.
하지만, 그 뒤 남편은 저에게 엄청난 식스센스가 있다고 믿게되었습니다.
원래도 정직한 사람이지만, 절대 절 속일 수 없다고 생각해서 더 거짓말을 못하게 된 것 같아요. 하핫!
아니, 어쩜 정말 저에게 엄청난 식스센스가 있는걸지도 모르죠...
그게 남편의 전여친에게 국한되어있다는 것이라면 슬프겠지만...
더 실용적이고 금전적인 능력이었다면 좋았으련만...
밤 12시가 넘은 지금, 제 육감으로 남편은 호텔방의 건조한 난방에 짜증을 내며 자고있겠군요...
다 보고 있다...
ㅋㅋㅋ 식스센슼ㅋ 남편분 절대 바람 필 시도도 못하실듯 ㅎㅎ 좋네요
그런게있는거같아요ㅋㅋㅋㅋ
저도 새벽에 남친한테 카톡알림뜨길래 (내용은안뜨게해놈) 이시간에 연락올건 전여친밖에없다생각하고
누구냐고 물어봤는데 전여친이라고ㅋㅋㅋ
바로 차단..
뷰게 아이콘이랑 헷갈려서
출장 갔다오는 길에 면세찬스 쓰는 글인줄 알았어요...
미혼 솔로 처자는 조용히 뒤로 누릅니다..
투자에도 쓰실수 있으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