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조리개가 .2여야 하는 것 같은 분위기네요

뭐 있으면 좋다 가능하면 낫다 이런 개념을 떠나서
나오지도 않고 써보지도 않은 렌즈들 보면서 할 수 있는 게 우와 조리개가 몇이네 쩐다! 이런 걸로 인해서 너무 평가절하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좀 슬프네요.
예를 들면 24-70 S 같은 경우 전구간 최단초점 30cm에다가 차트도 기본적으로 다 엄청 좋죠.
캐논의 35mm는 매크로라고 해서 대단한 거 같아 보이지만 매크로 비율도 0.5배입니다.
사양대로 보면 최소초점거리가 17cm에요. 니콘은 별 말 안써놨지만 25cm에 0.19배입니다. 8cm의 차이가 물론 큰 차이긴 하지만 대신 MTF 차트에서는 발끝도 못따라오는 수준입니다.
.8이거나 f4라고 해서 엄청 쓰레기같은 취급을 받는 거 보면 참 안타깝네요.
소니같은 경우도 .8렌즈 라인업이 너무 비싸지 않나 싶은데 막상 실제로 써보니 개쩔어서 구하기 힘들 정도죠.
렌즈라는 게 단순히 숫자로 써진 데이터 덩어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이렇게 슬퍼하실 필요는 없어보입니다.(물론 위에 써놓은 건 숫자로 써진 데이터 덩어리지만요) 어차피 EF랑 F마운트 어댑터도 똑같이 존재하고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2870 같은 건 진짜 뒤통수 맞은 거에요. 캐논이 잘하는 게 맞습니다. 그건 부정할 수 없어요. 유저가 진짜 원하는 걸 잘 아는 것 같아요.
또다른 예로 같이 나오는 표준줌도 니콘은 2470을 내놨지만 캐논은 24105를 내놨죠.
f4라면 24105가 훨씬 많이 쓰인다는 걸 캐치한 겁니다. 니콘에선 '좋은 성능'에 집중하느라 정작 '유저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봐야할 것 같아요. (아이러니한 건 24-120도 만들어놓은 회산데... 대체 왜? 싶지만요)
아마도 더 많은 판매량+시장1위라는 점에서 뒷받침되는 유저 경험 축적이 차이를 가른 것 같습니다.
캐논은 정말 그 가격대의 렌즈를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를 잘 알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R에서 진짜 괜찮아 보이는 지점은 위에 렌즈에서 말한 것처럼 캐논만이 가지는 우월함.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사용자 편의성이라고 봅니다.
EF렌즈들 잡으면서 필터내장하는 센스나 터치버튼 삽입. 스위블 액정 같은 부분들이요.
바디 손떨방 없고 대신 로그내장한 것도 영상에 있어서는 완전 프로레벨에서라면 충분히 활용가능하게 한 급나누기고요. 외장레코더 10비트라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단순 급나누기가 아니라 일관성이 있는 거죠.
그런 면에서 이렇게까지 하이아마추어 유저들의 욕구를 대변하지 못하는 거 보면 니콘은 분명 크게 반성해야하는 것 같긴 합니다.
이번에도 늘 그랬듯이 여전히 바디의 순수한 성능은 니콘이 더 좋겠지만, 캐논과의 격차를 메꾸기엔 부족해보이네요.
아싸리 옛날 샘숭 폰처럼 가격으로 밀어부쳐서 한두세대라도 강제로 경험하게 만들면 사람들이 좀 따라오지 않을까 싶은데.
니코 프라이스가 그럴리 만무하겠죠.
결국 극소수의 프로페셔널을 제외하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가격인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