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프듀) 여름소녀, 마이너의 시타오 미우

1.

시타오 미우가 만약 데뷔를 한다면,

그래서 더 이상 마이너가 아니라면.

그때 가서는

지금 미우를 위해서 불페너들이

서로의 마음에 공명을 일으키면서

으쌰으쌰 밀어주고, 영업하고, 응원하는

한 여름의 이 모든 것들이

어느 순간 찾아온 가을 날씨처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열정은 지난 여름방학의 추억이 되고,

선선히 기분좋은 바람을 맞으며

메이져의 위력을 느끼고 있겠지요.

2.

그때가면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서

친구에게 술을 사고,

동료에게 카톡을 보내고

네이버 댓글의 성별과 나이가 남느랴

댓글도 함부로 못남겼던

우리의 소심했던 마음도,

미우가 더 이상 지방순회 공연에서 벗어나

반딧물 가로등 총총 켜진 

꽃길만 걷게 하고 싶던 마음도,

시골소녀의 개구리 브금 쇼룸에

치유와 힐링을 얻었던 우리의 마음도

조바심보다는

안도감에

더 충만해있을 겁니다.

3.

하지만

나는 지금의 땀흘리는 여름이

아직은 좋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언제

이토록

고교야구처럼

여름을 불태워봤을까요?

하나의 도전에

모두가 자발적으로 훈련에 참가하고

동료를 응원하며

안타 하나에 눈물 흘리고

도루 하나에 열광했을까요?

우승기,

아니 4강이나 16강에 쉽게 오르면

결코 겪지 못할

하나의 감동을

우리는 매주 금요일 야간에 펼쳐지는

프듀 토더먼트에서

마음껏 만끽하고 있으니까요.

4.

앞으로의 인생에

여름방학은 몇 번이나 남았을까?

아무리 비싼

휴양지로 여름휴가를 가더라도

땀내나고, 으쌰으쌰하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도전하던,

여름방학은

어찌보면 이번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여름을 함께 만들어준

불페너들이 고맙습니다.

5.

우리 이대로 마이너로 조금만 견뎌 봅시다.

메이져는 우리 몫이 아닙니다.

오랜만에

16비트 프린세스 메이커 엔딩을 보려 했던

조용한 다크나이트가 되어 봅시다.

2달간

치열해서 즐거웠던

여름방학을 보낸걸로 만족해봅시다.

이런 방학을 함께 만들어 가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앞으로, 조그만 더

멋지게 땀흘려봅시다.

뒤돌아보지 말고.

앞만 바라보고 달려가는 것의

소중함을

어느샌가

모두 느끼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