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 왜 TV는 안테나를 별로도 연결해야 하나 ?

TV 모니터에 안테나 연결 관련 문의가 있으셔서
잠도 안오고 해서 쓸데없이 지루하게 뻘글 남겨봅니다 !
일반모니터는 PC나 기타 전자기기로부터 색정보를 디지털(예전엔 아날로그)로 받아 화면에 보여줍니다.
TV 모니터는 일반 모니터의 기능 외에 TV Tuner(튜너)를 내장하여 별도 연결된 안테나를 통해 VHF/UHF 주파수로 보내지는
방송 신호를 디코딩(복조)하여 색정보를 뽑아 화면에 보여줍니다.
자...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그동안 TV 방송이후 반세기 넘는 세월동안 고도로 기술이 발전하였지만, 그간 TV속에 안테나 하나 내장시키지도 못하고
공돌이들은 뭐했나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왜 예전 아날로그 시절에 더듬이 닮은 안테나(다이폴 안테나)를 TV위에 꽂았고, 요즘도 아파트 옥상마다
생선가지 안테나(야기 안테나)를 세우고, 또는 창문에 고리모양 안테나(루프 안테나)를 설치하는 등등
번거롭고 돈들어가는 작업을 해야만 하는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휴대폰은 이미 쭉 뽑아쓰는 안테나마져 없애고 죄다 내장시켰는데 말이죠.
여기서 전파의 특성를 이해해야 합니다.
TV나 FM/AM 라디오가 사용하는 주파수는 저주파(단파, 초단파, 극초단파) 대역입니다.
기본적으로 필요로하는 안테나의 길이가 수십센티~수미터 정도로 깁니다. 이걸 TV 본체에 내장하면
기판이나 부품으로 발생되는 엄청난 간섭 노이즈로 인해 정작 수신해야할 의미있는 신호가 잡음에 묻히게 됩니다.
아날로그라면 약하게 형태가 보이기도 하지만 디지털은 디코딩이 불가능할 정도로 깨져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노이즈 차단을 위해 내부를 금속 쉴드로 감싸는데 그 노이즈가 얼마나 강했는지 그 쉴드를 안테나 삼아
노이즈를 오히려 쭉쭉 방사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안테나를 도무지 내장 시킬수가 없게 됩니다.
설사 노이즈를 잡았다 하더라도 그 길다란 안테나를 내장시키려고 보니 TV 내부에 하도 금속 성분이 많아
안테나 특성이 틀어져 정작 원하는 신호를 수신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러나 한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노이즈보다 더 훨씬 강하게 전파를 보내주는 방법입니다.
신호vs.잡음비(SNR)를 충분히 높이면 이론적으론 디코딩이 가능하니 말이죠. 하지만 그 엄청난 파워를 방송국에서 송출하려면
원자력 발전소를 몇개는 더 지어야하고 방송국 옥상의 안테나들은 죄다 녹아서 용암처럼 흘러내리니 남산만한 송출안테나를
세우지 않으면 안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 전파가 너무 강력하여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리게 될 지도 모릅니다.
다시말해 안전과 비용과 효율을 생각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안테나를 외부에 다는 방법으로 지금의 TV 방송 시스템이 자리잡게 됩니다.
그럼 휴대폰은요?
자.. 휴대폰은 800MHz~수G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합니다. VHF/UHF 대역에 비해 파장이 훨씬 짧아 안테나가 손가락보다
짧아집니다. 각종 설계 기법을 통해 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로 짧아지기도 하죠.
그런데 초장기 휴대폰은 쭉 뽑아쓰는 막대 안테나(모노폴 안테나)를 사용했습니다. TV 만큼은 아니지만 해당 주파수 대역에도 웬만큼 노이즈가 있기도 했거니와 안테나 설계 기술이 지금 만큼은 아니었으니까요.
요즘 휴대폰은 당시 보다 소재와 공정 기술이 좋아져 내부 쉴드가 빵빵하고, 저전력 설계다 보니 그에 맞춰 노이즈도 줄어들게 됩니다.
내부 테두리 쪽에 안테나를 내장하더라도 안테나의 방사 특성만 유지되면 노이즈는 별 문제가 안되는 상황이 된거죠.
근본적으로 기가주파수 대역은 VHF/UHF 대역에 비해 내재된 노이즈 레벨이 훨씬 낮은것도 한 몫을 했습니다.
같은 이유로 2.4GHz나 5GHz 대역의 무선랜(Wi-Fi)도 똑같이 내장이 가능한 것이구요.
근데 휴대폰 DMB는 왜 안테나 내장을 안하나요?
애석하게도 지상파 DMB는 VHF(200MHz 부근) 대역을 사용합니다. TV 안테나와 유사한 길이의 안테나를 필요로 하죠.
하지만 TV나 모니터 그리고 노트북 등의 기기에 비해 월등하게 노이즈 레벨이 낮습니다. 소모하는 전력과 정비례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특정 주파수 간섭 노이즈가 있더라도 레벨이 높지 않아 쉴드를 못 뚫고 나옵니다.
때문에 안테나 특성이 좀 떨어져도 어느 정도 소형화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예전 가로본능폰(이거 알면 최소 아재 ^^) 같은거 보면 손가락만한 안테나를 뽑아쓰게 됩니다. 그리고 간혹 뽑지 않아도 수신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내나 골목등에서는 어려웠을 겁니다. 요즘은 안테나가 안보이던데 어디로 갔을까요? 바로 이어폰을 활용합니다.
이어폰의 금속 와이어를 안테나 겸용으로 활용하는 것이죠. 길이도 딱 적당히 200MHz 대역을 커버합니다.
그래서 DMB를 보려면 이어폰을 꽂아야합니다.
그리고 한때 십수년전 노트북이나 PMP(아재 인증 ^^)에 지상파 DMB 기능있는 게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이동 시 시청 목적의 방송이었으니 휴대기기에 당연히 넣어야 했겠지요. 그런데 수신율이 너무 떨어져 3~4년 만에 사라지게 됩니다.
전력량에 있어서 휴대폰에 비해 체급이 너무 높다보니 전파 노이즈가 장난이 아니였죠. 의욕은 앞섰지만 소비자 욕만 바가지로 먹게 됩니다.
휴대폰은 전파 잘 잡히는데 더 비싼 노트북이 왜 못잡아?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서비스콜이 빗발치게 됩니다.
어쩔수 없이 사양에서 빠지게 되버린거죠.
그때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PC 본체나 노트북에서 방사되는 VHF 대역 노이즈가 얼마나 강했으면 잘 잡던 휴대폰을 옆에 가져가면
화면이 멈추거나 뚝뚝 끊이는 경우도 발생했으니까요.
요즘 IT 기술 발전되는거 보면 신비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그 기술이 부디 좋은 곳에만 쓰여야할텐데 말이죠...
그리고 옆나라 중국에서 거대 자본을 앞세운 공격적인 투자에 우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혹시라도 이시간까지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을 모든 공돌이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쳐봅니다.
아자~ 아자~ 화이팅 !
" 근데 미러리스에 스마트폰 못집어 넣나요? 스마트 워치 내장하는 셈치고 넣어서 테더링되면 출사가서 폰 안꺼내고 얼마나 좋아?
삼성이 카메라 사업 계속했으면 구현해 주었을려나... 쿨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