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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원전관련 업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왜 원전을 수도권에 못 짓는지 간단하게 설명드릴게요.

여러가지 복잡한 요인들이 많은데 핵심적인 2가지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1. 우선 원전 가동에는 냉각수가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바다 근처에서 지어지고 운영되어 왔습니다. 한강에서 냉각수 공급을 하면 되지않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이는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원전 규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굉장히 보수적으로 허가가 떨어집니다. 우리나라의 40년 원전 역사에서 바다 근처가 아닌 곳에서 원전이 운영된 적이 한번도 없었고, 이 때문에 기술적으론 검증됐어도 경험적으로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근거로 강 주변에 원전을 짓는것에 대해서는 허가가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2. 땅값이 비싸서입니다. 사실 이 이유가 수도권에 원전을 짓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일것 같습니다. 그 규모 및 부지가 작은 태양광 산업도 땅값이 비싸서, 값싼 산을 깎고 짓고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규모가 큰 원전의 부지로 서울이 선정된다? 그 땅값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적자를 보고 시작하게 됩니다. 한수원이 아무리 공기업이어서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업자이고 이윤을 창출하기위해 노력하는 기업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허가 나기도 쉽지 않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원전을 짓지 않는것은 당연한 선택이겠죠.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서 설명 드리고 싶네요. 전문 용어가 섞이게 되면, 전달이 안될거 같으니 정말 간단하게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우리나라 40년 원전 가동 역사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규제로 굉장히 안전하게 운전해왔고, 이 때문에 단 한건의 인명피해도 발생시키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 중 하나로 갑상선 암 비율이 높아진 것이 원전때문이 아니냐고 하시는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진단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우리나라 전역에서 갑상선 암 진단율이 높아지게 되었고, 이러한 증가율은 오히려 수도권 지역이 발전소 부지 중 하나인 월성 지역보다 더 높은 경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전과 갑상선암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되겠죠.


2. 세계의 많은 기관에서 발전원 별로 1TWh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얼마만큼의 사망자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조사하였습니다. 결과만 말씀드리면, 체르노빌, 쓰리마일섬, 후쿠시마 사고를 모두 포함해도 원전이 가장 안전한 발전원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참고자료 1 : https://ourworldindata.org/what-is-the-safest-form-of-energy

참고자료 2 : https://www.nextbigfuture.com/2011/03/deaths-per-twh-by-energy-source.html

오히려 우리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태양열 발전의 경우 동일한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원전보다 7~8배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동일한 에너지를 뽑는데 풍력은 4배, LNG는 100배 더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켰습니다.)



원전관련 연구를 하는 집단이 굉장히 폐쇄적인 집단이었음에는 동의를 합니다.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는데에만 집중하여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실제로도 굉장히 안전해져 왔지만, 비전공자들과의 소통에는 무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선언과 공론화 과정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큰 값을 치르며 배웠기 때문에 앞으로는 다양한 경로로 원전의 안전성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혹시 이 글에 질문이 있거나 평소에 원전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셨던 분이 계셔서 질문하신다면 제가 여유가 되는대로 최대한 쉬운 방식으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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