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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남편 글쓴이님께 드리는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비공폭탄 맞을 각오하고 씁니다.
이 글은 저한테도 아픈 과거여서 원글쓴이님이 확인하시면 지울께요  
말재주가 없어서 글이 두서가 없을 수 없어요  감안하시고 봐주세요  모바일로 써서 엉망일 수도 있어요.
저는 결혼도 안한 20대 초이지만 나중에 결혼 할 생각도 없어요.
이 글은 글쓴님같은 가정에서 자란 자식입장에서 쓰는 말입니다.
제가 결혼 안하기러 결심한 이유는 부모님의 불행한 결혼생활때문입니다.
저는 지금도 내가 나중에 결혼하면 저럴까
나는 엄마같이 욕먹으면서도 살면 어떻게 되지 라는 불안감에 휩싸일 때가 많아요. 
자식입장에서 말하자면 제발 이혼하세요 아빠없이 크는 아이라고 걱정되신다면 그럴필요없어요.
한부모가정이어서 많이 힘겹겠지만
어떻게든 아이는 키울 수 있어요.
이혼 안하시면 글쓴님은 둘째치고 아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길거에요 확신할 수 없지만 그럴 확률 높습니다.
 실제로 저도 그렇고요.
결혼은 글쓴님 선택이라서  글쓴님만 책임지고
 피해입으면 돼요
그런데 그 집에서 태어난 아이는 무슨 잘못이 있어서
그런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자라야하죠? 
아무것도 모르고 낳음당한 아이가 커가면서 인지능력이 생기고 우리집이 정상적인 집은 아닌 걸 알게 될겁니다. 
지금은 임신중이라 눈에 안보여서 아이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애틋하기만 할꺼에요.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는 걸 보면서도 계속 그럴까요?
아이가 나왔을 때도 남편분의 행동이 계속 되면 글쓴님도 속으로 화가 쌓여요. 그리고 그 화는 어떻게든 표출이 되겠죠
그럼 그 대상이 누가될까요? 아이에게 화가 날껍니다.
쟤만 없었어도 내가 그때 바로 이혼했을텐데...
쟤때문에 내가 이혼도 못하고 남편한테 구박받고 산다...
너때문에 내가 이렇게 된거야
 이런 생각이 안들까요? 물론 미안한 마음도 있을꺼에요
엄마가 못나서 미안해 이런 생각도 들겠지만
위에 생각이 더 클겁니다. 
그게 생각만 들면 다행이지만 실제 행동으로도 화가 표출될거에요.
아이는 정서적으로 완전하지 않은 존재에요.
건강한 성인인 글쓴님도 남편에게 꾸준히 욕설과 폭언을 들으면서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는데 그걸 아이가 견딜 수 있을까요?
아이는 남편폭언+글쓴님 원망까지 들으면서 자랄꺼에요
당신도 태어날 아이에게 가해자란 말입니다.
글쓴님 이기적인 선택때문에 아이는 난 우리집 불행의 원흉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크겠죠.
내가 우리엄마 인생을 망쳤어 나만 아니었어도...
저는 이런 생각하면서 자랐어요 한밤중에 갑자기 눈물이 터져서 쉴새없이 울면서 밤샌 적도 수도 없이 많아요.
저는 지금도 아빠가 엄마를 때리고 소리지르고 욕하던
트라우마가 있어요. 아직도 눈앞에 생생해요.
똑같이 재현할 수 있을정도에요.
전 지금도 자존감도 많이 낮고 애정결핍도 있어요.
일부러 남들앞에서 크게 리액션하면서 밝은 척하려는 것도 있어요. 미움받기 싫어서요 
처음에 저는 제가 문젠 줄 알았어요.
크면서 심리학책도 보고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고 나서야
우리집의 문제는 내가 아니었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어요
성격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저는 아직 불안정한.상태에요
이십년가까이 받았던 정신적폭력은 쉽게 잊혀지지 않더라고요. 전 결혼생각도 없거 아이들만 보면 치가 떨리게 싫어요.
내가 정상적인 결혼과 육아를 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이렇게 표출이 된 거같아요. 내.아이가 나처럼 크면 안된다는 생각이 아이를 극도로 혐오하는 감정으로 바뀐거같아요
 그래서 저는 취업하면 제일 먼저 정신과부터 가보려고요.
이 아픔을 완전히 떨쳐내기 위해서요.
글쓴님 지금은 아이가 걱정되서 그래도 이혼은 안되지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부디 이혼해주시기 바래요
얼굴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는 분이지만 자식의 입장에서 괜히 한번 오지랖부려봤습니다.
당신의 이기적인 선택때문에 태어날 자식이 고통받지 않길 바랄께요
 긴 글을 써본 적이 없어서 제대로 썼는 지 모르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뮤뮤뮤뮤뮤 2017/01/09 23:13

    고민하다가 댓글씁니다. 터미널 글쓰신 분의 남편분만큼은 아니지만 분노조절장애+남탓+공감력부족을 가지고 있는 아빠를 둔 사람입니다. 저희 엄마께서는 제가 6-7살 되던해에 도저히 못참고 이혼을 결심하셨고, 그이후엔 한부모가정 밑에서 살았어요. 정말 자다가도 깨서 일어나서 엄마한테 감사하며 삽니다. 아빠와의 애정은 전혀 없지만 엄마와 애착관계가 좋았고, 할머니께서도 저를 많이 예뻐해주셔서 사랑받고 자랐거든요. 그래서인지 제가 생각하기엔 자존감도 높은 편이고 남들은 제가 한부모가정에서 자랐다고 하면 전혀 상상도 못했다며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인줄 압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아이를 위해서라도 꼭 이혼하시라는 겁니다. 한부모가정이라서 아이가 행복하지 않으면 어쩌지, 고민 되실수도 있겠죠. 근데 저에게 가장 끔찍했던 시간은 명절에 예의상 아빠를 보러 가는 시간들이었어요. 만약 이사람이 진짜 내 아빠로 같이 평생을 살았다면 얼마나 끔찍했을까 볼때마다 소름이 끼쳤고 항상 엄마에게 감사하며 살고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엄마, 할머니랑 사이가 좋고, 엄마와 친구처럼 남매처럼 살고있어요.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저는 엄마가 이혼해주길 100프로 바랄꺼에요. 부디 잘 생각하셔서 좋은 선택 하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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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너뷰티 2017/01/10 00:01

    글쓴이님 고생 많았어요 글쓴이님 잘못이 아니에요 자책하지 마세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옳고 바르게 잘 성장 하신 것 같네요 ㅠ 토닥 토닥 해주고싶네요 작성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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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겨찾기(A) 2017/01/10 01:24

    진짜 공감..    부부사이의 일은 해결되지 못하고 어영부영 끄는 사이,  그 한맺힌 이야기를 토로해야 속이 그나마 풀리는데  얘기 듣는 대상은 늘 100퍼센트 자식입니다.   근데   자식은 부모의 일에 개입할 능력도 없는,  성인도 아닌 미성숙한 어린 아이죠.  엄마의 하소연 듣고 자라며  애정을 받기보단  자책과 한탄, 원망 가득한 이야기에 익숙해진 나머지  애정결핍과 나때문에 엄마가 결국 저렇게 됐다는 죄책감, 낮은 자존감으로 가득한 아이가 어른이 될때....
    그 아이가 어느순간부터  애정받고 싶어 맹목적으로 사랑을 도피처로 삼더군요.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고 어케든 치유받고 싶은 나머지 상처받을건 생각지도 않고  좋은 사람 나쁜 사람 구분않고  말이죠.
    전 이게 다행히도 짝사랑으로만 그쳤고 결국 정신차려 제 애정결핍마저 아껴주고 넘치는 사랑주는 사람 만나  많이 바뀌었지만. ..
    이런 환경 출신의 아이들은 언제나 그 상처 내가 만든게 아님에도 내 탓으로 인한 자책감 가지고 살아요.  자식 정말 생각한다면  아이때문에 등등 아이 탓 하지말고  갈라서는게 맞습니다.    남편분 그거.. 정말 안고쳐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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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이몽이 2017/01/10 01:36

    아이와 나를 위해 큰결심하는건 맞지만 아이혼자키우는건 남편처럼 서폿해줄수있는 가족 없이는 형용하기힘들만큼 지옥같을정도로 힘들거에요.. 이러한 양면성이 있어 저는 함부로 이렇다할 조언은 못하고 중립이네요..어느순간 남편의 만행이 아 이건 혼자 애 키울것을 감내해서라도 벗어나야한다는 동기가 생겨야 비로소 진짜 흔들릴것 같아요. 글쓴이의 조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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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글렛♡ 2017/01/10 01:57

    꺼내기 참 힘든 얘기지만 혹시라도 같은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해서 댓글 남겨요
    저도 작성자님처럼 그런 고통받으면서 자랐어요
    내 존재가 엄마의 인생을 망치고 산산조각 냈다는 죄책감, 그렇기때문에 무슨수를 써서라도 엄마를 만족 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온몸으로 느끼면서요
    터미널 남편 작성자분 글에도 남겼지만 아이를 위해서라도 그런 가정은 유지하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희 엄마도 그글의 작성자님처럼 제 아빠로 인해 고통 받으셨고 가정폭력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셨어요
    처음엔 그분처럼 아이를 위해 참아야지 하고 한없이 저한테 미안하고 애틋하셨겠지만
    사람감정이란게 한가지는 아니잖아요
    의식하던 못하던 아이때문에 참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힘든시간 버티며 원망도 아이한테 가는거죠
    그걸 느끼면서 자라는 아이가 정상일수 없어요 확신할수 없지만 저는 그랬고 이런경우는 심리학책만 봐도 아이의 정서와 정신건강에 매우 안좋다는걸 알수 있는걸요
    결과적으로 저는 벗어났어요
    이제는 그 모든 상황이 절대 제 잘못이 아니란걸 알아요
    그리고 저는 아빠도 용서할수 없지만 엄마도 용서할수 없어요
    제가 선택할 수 없었단걸 알면서 그리고 저역시도 괴롭단걸 알면서도 본인의 이기심으로 그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저를 학대했으니까요
    패륜아니 뭐니 해도 저는 절대 그분들 용서하지도, 그분들 자식으로 살아가지도 않을꺼에요 너무 불행했고 아팠거든요
    터미널 그분도, 그분과 비슷한 상황의 분들도 아이를 위해서 아이를 망가뜨리는 선택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자식을 위한 부모의 희생이 무조건적으로 좋고 아름다운건 아니에요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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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라빱밥 2017/01/10 02:29

    저도 저런 스타일의 아버지 밑에서 큰 케이스인데 남편도 인정한 반또라이에요.
    저도 애낳고 얘한테까지 또라이인거 보여주면 안되지싶어 정신과 상담도 받고 그랬네요.
    근데도 아직 가끔 화나는게 주체가 안될때가 있어요.
    저희 아버지는 엄마한테는 손 안대도 자식들은 진짜 개패듯 했어요. 밖에서 화나는 일이 있었는데 자식 중 누군가가 거슬리는 행동을 한다? 그날은 지옥이죠머...
    저희 언니는 더러워서 피하는 쪽이었고 저랑 오빠는 들이받는 쪽이라  조용할 날 잘 없었어요.
    어느쪽이든 셋다 아버지 싫어합니다. 아버지 70이 넘었고 언니오빠 40넘겼는데 아직까지도 앙금있어요.
    심지어 오빠는 자기가 저런 아버지가 될까바 겁이나서 결혼도 포기했습니다.
    저희 엄마도 만만하신 편은 아니지만 애들때문에 많이 참으셨죠.
    차라리 이혼하셨음 어떨까 싶기도 해요. 아버지 일을안하셨기땜에 없어도 상관이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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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햄토리한조☆ 2017/01/10 02:33

    원글쓰니님도 아실거예요.
    다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용기를 내기 힘든것일뿐이죠..
    쓰니님은 자식 입장에 서있기 때문에 혼자서 아이를 책임져야하는 무게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이 땅에서 젊은 내 한몸 건사하기도 힘든 나라라는건 다들 아실테고 한부모가정에 대한 복지나 인식이 좋은건 아니고요..
    그렇다고 저런 남편이랑 참고 살란 뜻은 아니고 다만
    안그래도 힘들 원글쓰니님을 몰아세우지는 않았으면 해요. 원글쓰니님이 마치 아이에게 미래의 가해자가 될것이라는 말 상처가 될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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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은자리에서 2017/01/10 02:59

    같은 경험이 있어 동감합니다.
    저는 첫째라서 동생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착한아이 컴플렉스도 있었구요.
    게다가 제가 방학때마다 할머니댁에 다녀오면 줄줄 태어나는 동생들때문에 멘붕도 오고 그랬어요.
    엄마는 내게 아무것도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았죠.
    그걸 나중(현재)에라도 자식이 성인이 되어 부모와 동등한 관계에서 대화가 가능해졌을때
    부모가 인정하고 사과하고 자식의 마음을 보듬어주면 쉽진 않지만 해결이 됩니다. (저번주 ebs 달라졌어요참고)
    그런데 종종 부,모의 자존심이 쎄서 사과 안하고 끝까지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면
    싸우고 싸우다가 결국 지쳐 저처럼 부모와의 이혼을 끊고 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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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7/01/10 03:26

    엄마나 아빠가 이런 경우에서 잘 자란 아이들이 드물어요. 정말 대단한거죠. 그 글에 나온 것처럼 부모 한쪽이 지독하게 쓰레기여도 자식이 겪는 고통은 마찬가지일거에요. 가족에 대한 긍정적인 면은 몇개 없고 부정적인 것만 잔뜩 보고 자라는데 어떻게 안정된 상태가 될 수 있을까요?
    자식이 정말 죽을 각오로 자기 자신을 혹독하게 관리하지 않는 이상은 보통은 가정폭력의 피해자처럼 무기력하고 자존감 없는 사람이 되던지, 아니면 가정폭력 가해자처럼 폭력적이고 이기적이고 쓰레기같은 인간을 그대로 따라갈 확률이 낮지는 않더라구요. 계속 같은 환경에 노출되다보니 폭력적인 행동에 무뎌지고 자기도 모르게 화나거나 할때 행동이 그대로 닮는다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네요..
    저는 생물학적 아버지가 개차반 쓰레기고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어머니는 지 혼자 살겠다고 3살 딸 버리고 가출해서 지금껏 감감 무소식이네요. 아버지란 사람은 여전히 자기 부모한테 기생충처럼 들어붙어서 쥐어짜면 돈 나올곳 있으니 매일 술쳐먹고 난동부리구요.
    유일한 자식이었던 딸은 집에 갈 일이 생기면 어쩌나 늘 전전긍긍하고 가게 되면 밥도 안넘어가고 잠도 안오고 그냥 모든 신체 대사가 정지해요ㅋㅋㅋㅋ
    저는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부터 취업하고 집을 멀리 떠나온 다음에야 자기 자신을 좀 추스르게 되었어요. 10년동안 열심히 돈모아서 정신과 다니고 심리상담하고 (돈을 떠나 자식에게 관심이 없어서 있는지도 몰랐던)지병 치료하고 여유 좀 생기니 이제 조금 숨통이 트여요. 그래도 여전히 집을 생각하면 그냥 폭파시켜버리던지 불이 나서 싸그리 흔적없이 타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어요.
    우리집에 있는 내 방의 침대보다 일정 기한을 채우면 나가야 하는 회사 기숙사의 작은 침대가 더 편하고, 시끄러울 지언정 가족 아닌 타인이랑 공동사용하는 휴게실이 제겐 가장 좋은 휴식처에요.
    정말 하고싶은 말은 많은데, 그 글 보면서 눈물이 나고 거기 달린 댓글 보다가 그냥 눈물이 줄줄 나왔어요. 그리고 이글 보고 또 댓글 쓰려니 눈물이 쬐끔 날라 하네요..ㅋㅋㅋ. 옛날 생각나서 가슴이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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