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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꾼 회한이 느껴지네요.

중간에 손놓은 기간도 있지만, 요리만 올해로 19년찹니다.
대게는 제 앞가림 하는라 바쁘기도 하고,
자게가 그렇지 뭐 하며 사는데..
오늘은 유독 여러모로 생각도 많고
온갖 비난에 조롱들 보니 맘이 많이 아프네요.
30후반인데..어린시절이 생각나네요.
혼자 살았구요.
언제까지나 남이 정해놓은 쥐꼬리 월급으로는 어려우니
4잡까지 했습니다.하루 두시간 자고 일만 한시절도 있었습니다.남들보다 못한스펙으로 스펙좋우 직장인만큼 벌려면 더 많이 더 열심히 일하는게 당연했구요.
그래서 내 가게가 갖고싶었습니다.
경쟁사회니까요.모아도 벌어도 혼자사는데다가 낮을 열정페이로 보내다보니 한계가 있더군요.
내 가게를 가지기위해 벽돌 날랐습니다.
벽돌이 노가다판 최고 고된 노동중 하나니까
초반급여가 쎘거든요.남보다 못한 스펙으로,남들보다 더 벌기위해서 남들 안하는 힘든일 하는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했구요.
2명이서 한팀이 되어 고참은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 나르고 저는 밑에서,혼자 하루 3만장의 벽돌과 2톤의 모래,시멘트2톤을 혼자서 날랐습니다.
그렇게 받는 돈이 일당75000원이었고 곧 9만원이 됬습니다.
아파트 공사판에 들어오는,모든공정에서 더 높은급여를 제시하며 스카웃 해 가려했지만 저는 빨리 요리를 하러 돌아가야 해서 거절했습니다.
대신 퇴근후에는 전단지를 날랐습니다.(여기서도 저를 관리자로 채용하려고 했구요)
전단지 나르고 나면 다음 출근지로 이동해서 한두시간 쪽잠자고 다시 벽돌..
그렇게
잠못자고 한 중노동으로 만신창이가 된 몸과 맞바꾼
어찌어찌 모은 돈과 여자친구(지금 아내)가 대출해준 돈으로 내가게를 차렸습니다.(그와중에 아버지가 2천을 빼가서 주식으로 꼴아박았구요)
약2년간 틈틈히,1년동안 잠자는 시간만 빼고..3년간
오픈을 준비했습니다.
돈을 벌고자 하는 맘으로 국내 누구도 판적없는 독자적 메뉴를 개발해 간판메뉴로 오픈했고 1년동안 매달 난 적자는 형제,친구에게 빌린돈으로 메웠습니다.
암튼 늘 하루 평균 16시간이상 일했습니다.
죽어라 일해도 적자. 소득세는 300여만원이 나왔습니다.가족에게 빌린돈과 이자는 경비처리가 안 된다고..
은행 대출은 되는데 자격이 있어서 안되니..사채라도 땡겨야 된단 이야기인듯 하더군요.
빚내서 소득세 냈습니다.
1년즈음 지나자 손님들이 줄을 서더군요.
안 믿겨져 주문폭탄이 쏟아졌는데..동네에 무슨난리가 났나..뛰어서 돌아보고 왔습니다.
그 이후로 서서히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고..
항상 줄서서 먹는가게가 되었습니다.
제주에서,부산에서 먹으러들 왔습니다.
인근,반경 500미터 안에있던 모든 동종업종 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
영업3년차 되던 해에, 인기 먹방에 제 메뉴와 동일한 메뉴를 파는 가게가 나왔습니다.정말 어설프고 조잡한 음식을 보여주는 그가게는 오픈한지 한달된 가게더군요.
xx지역 맛집,핫플이라고 소개되더군요.
당연히 전국에서 몰려가 줄서서 먹더군요.
저는 그 방송 바로 다음주에 지나가던 행인들에게 짝퉁가게라고 비아냥을 들었습니다.
방송 두달도 안되서 그 조잡한 음식점은 우후죽순 생겨났는데..저희동네에는 제 매장을 샌드위치로 끼우고 생겼습니다.^^;
저는 짝퉁이 되었고,3년간 2개 달리고 묻혀있던, 네이버지도 평점이..그 매장들이 오픈한지 한달만에 무려50개가 달렸습니다.근거없는 중상모략 악플로만..
암튼 그 친구들의 행동유무,흥망성세와 관계없이 저는 건강문제로 그만둘때까지 줄서서 먹는가게로 끝냈지만
깨닫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유명셰프나 급있는 식당이 아니면 '음식'을 할게 아니라 장사를 해야한다는것.그리고
한국에서 소비자 상대로 돈을 벌려면 묵묵히 손님께 최선을 다하는게 아니라,tv같은 금전마케팅을 해야 한다는걸..소비자들이 좋아하는건 양심적인 음식이 아니라,양심적으로 만들었다고 하는광고+자극적인 음식같은거란걸요.
몇푼 벌긴했지만 몇푼에 지나지 않고,저는 돈보다 귀중한 건강을 잃었네요.
저는 이미 6년전에 시급 8천원 4년전에 만원줬습니다.묵묵히 열심히 일해준 친구들이었기에 말안해도 올려줬고,매출 좋은 달은 인센티브와 상품권,좋아하는것들도 선물로 줬고,안 받는다는 퇴직금까지 (당연히)챙겨줬구요.
지금은 다시 배운게 도둑질이라 요리를 하고 있지만
지금 최저임금은,빚을 내서까지 주면서 가게가 안정세에 들때까지 버틸 방법이 없네요.
그래서 네명쓸거 한명쓰고 저혼자 다 합니다.
시급은11000원입니다.
저 같은 분들 굉장히 많은걸로 압니다.
틈틈히 자게 들락거리며
상대적 박탈감?그런걸 느끼고 심지어 분노까지 치밀어 오르는 하루였네요.
저희세대는 그리고 선배세대는 왜 그리 어리석었을까요?
스펙이 없어도 사람처럼 살수 있었을텐데.. 더 열심히 더 많이 더 오래 더 힘들게 일하지 말고,결속해서 목소리를 높일걸..
혹은 나아가..자게처럼
타인을 조롱하고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매도하고, 망하거나 죽으라고 욕을 하지 못한것은 왜인지.
시대가 그랬나 싶기도 하네요.
사진은..무능한게 사장소리 듣고 싶고,남밑에서 일하기 싫어서 개나소나 다하는 식당하며,최저임금도 못 줘서 망해야 할,그러나..정작 스스로는 최저임금도 못 벌지만 알바 시급은 11000원 주고 있는 제 짧은 이력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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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키네틱체인 2018/07/15 03:17

    힘내세요.. 그래도 그 시간만큼 큰 자산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꼭 더큰 성공 하실겁니다. 저도 고집을 피우며 사람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대로만 왔다면 아마 망해 있었을것 같습니다. 집사람이 균형을 잡아 주고있어서 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화이팅을 빌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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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통아들 2018/07/15 04:1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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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파리 2018/07/15 03:22

    소주한잔 대접해드리고 싶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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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통아들 2018/07/15 04:12

    맘속으로 완샷했습니다.위로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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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빤수먹은궁디 2018/07/15 03:32

    음식은 정말 맛으로 승부하면 단골고객들은 언제나 찾는다는거 큰돈을 벌려면 상술이 좋아야 하는세상이니...
    아무튼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경기가 정말 않좋은거 같네요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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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통아들 2018/07/15 04:13

    무슨일을 하시던 오늘도 힘내세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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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si1003 2018/07/15 03:37

    잘 될겁니다
    아니 잘 되고 있습니다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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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통아들 2018/07/15 04:13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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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르트문트 2018/07/15 03:38

    남일 같지 않아서 짠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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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샐러드드레싱 2018/07/15 03:40

    뭘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이세요?
    평생 알바나 할 거면서 그마저도 불성실하게 하면서
    죽을 때까지 남탓만 하고 살 인간들 여기 많아요.
    의사 변호사부터 감나무에서 감떨어지기 기다리는 사람까지..
    열심히 사시면서 자게 여러말까지 진지하게 받아들이실 거면 여기 오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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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샐러드드레싱 2018/07/15 03:49

    최저시급 올랐다고 자영업자들 힘들어하는 거 같으니까
    그거 깨소금 맛이라고
    평생 안 풀리는 자기 인생 분풀이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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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통아들 2018/07/15 04:14

    평소엔 저도 자게감성에 충만한데..
    오늘은 정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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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미닝 2018/07/15 03:43

    저는 님같은 분들 존경합니다. 부디 번창하시고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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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통아들 2018/07/15 04:14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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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mb 2018/07/15 03:47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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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통아들 2018/07/15 04:1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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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빛모험가 2018/07/15 03:49

    세상 물정 모르고 남탓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처럼 순진한 부류입니다.
    그러니 너무 신경 안 쓰셔도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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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lapse 2018/07/15 03:50

    위로가 아닌 비하와 비아냥을 위해 존재하고 그런 애들이 주류인 곳이에요.
    일반인들 생각과 다른곳 입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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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당미워ㅠ 2018/07/15 04:08

    열심히 사시네요 홧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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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承慶 2018/07/15 04:15

    다 같은 자영업자라 욕은 하지만 사실 지금 욕먹는 분들은 따로 있습니다
    4대 보험이니 주휴수당이니 주고 있었다고 하면서(최저임금도 안맞춰주면서 준거 같이)
    자기 불리한 이야기는 하지도 않고 기업의 내수효과 바라던 시절처럼 사람들 사용하던 그런
    자영업자들 이야기 입니다 사실 다 각자 입장도 다른거고
    여기서 서로 잘났다고 이야기 해봐야 현실은 또 다른 이야깁니다 하시는일 번창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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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다길이죠 2018/07/15 04:47

    여기서 욕먹는건 님같은 자영업자가 아닙니다.
    저도 한명의 자영업자지만
    자신의 일에대한 절실함,자부심 사람이라는 자원의 가치를 생각하는 사업주가 왜 욕먹겠습니까?
    치킨집 우루루, 피자집 우루루, 까페 우루루....
    그렇게 연 가게에 손님안오는건 정부와 경기탓이고 임금, 4대보험, 주휴,야간 수당은 안주고 싶은....그런 사업주 들이 대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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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뽈떼뇨 2018/07/15 05:36

    제가 뎃글을 달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늘 눈팅만 하고 있었는데...
    전 미국 입니다 엘에이...코리아 타운에서 20분정도 떨어진 동네에서 조그만 식당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지금 최저 임금때문에 말이 많더군요.
    엘에이는 얼마인지 아십니까 ? 이번달부터 12 달라 입니다 내년에 13달라 그리고 15달라까지 올라간다 하더군요.
    저도 14년 경력에 안해본일 없고, 지금 제가게에서 하루 14시간 그리고 새벽에 카페에서 4시간 정도 음식 만들고 관리해주는 알바 합니다.
    내가게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돈이 남아도는것도 아니고, 사장이라는 직함아래 주 7일 하루 15~18시간 일만 합니다.
    아이들에게 와이프에게 미안함 뿐이죠. 건강도 잃어가면서요...
    님께서 무슨 말을 하시고 싶으신지 훤히 보입니다. 저도 같은 길을 걸어왔고 또 가고 있으니까요.
    이세상은 착하게만 옳게만 살아가면 안돼나봅니다. ㅎㅎㅎ 돈도 좀 떼어먹고 사기도 좀 치고
    남도 좀 짓밝고 그래야 잘 사나봐요. 물론 제가 지금껏 본 사람들중에 나쁘게 사는데 돈은 잘 버는
    사람들있어서요 ㅎㅎㅎ
    전 결혼하고 아이들 낳고 살면서 오로지 하나의 신념으로 삽니다.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아빠는 되지말자 라구요.
    그게 답니다. 줄거 주고 받을거 받고, 내거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고 내것들은 목숨걸어 지키고...
    그러다 보면 좋은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님이 힘들게 사시는 동안 태평양건너 저 너머에도 비슷하게 사는 한사람이 있다는걸 잊지마세요
    같은길을 가는 또 다른 사람들이 응원할겁니다.
    건강하시고 화이팅 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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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지♡ 2018/07/15 05:45

    저도 자영업 10년차인데요.
    님 말씀대로 정직하게 장사하면 늘 손해보는 곳이 한국인건 맞는 것 같습니다.
    사업 번창하실 겁니다.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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