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서울시내버스 사진

(파주 문산에서 불광동까지 가던 909번, 2004년 촬영)

중학교때...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버스 타고 다니는걸 좋아했습니다.

집근처에서 탄 버스를 종점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근까지 가 보고, 또 돌아오는 버스를 타거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기도 했는데요

그러던중에

7~80년대에 누군가가 찍어 놓은 버스 사진들을 보고

'아 나도 저렇게 유서 깊은 사진을 모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003년만해도

디지털 카메라가 각 가구에

보급 되기 직전인지라

아무나 가질수가 없었던

비싸기 바쌌던 아이템이었습니다.

우연히

일회용 카메라를 접해보고 나서

간간히 모여진 돈이 있으면

그것을 사들고 사진을 찍어봤던 기억이나네요

(일산에서 서울시청까지 운행했던 1000번, 2003년 촬영)

오늘은 모처럼 집에서 쉬는 날이라

방을 치우던 중에 그때 찍어뒀던 필름 사진들을 다시 꺼내봤습니다.

관리가 잘 안되

기스나고 구겨진 부분도 있었지만

기억속에 있던 추억은 새로 되살아났습니다.

사진속 버스들은 대부분 내구연한 만료로 인해 폐차되거나

해외로 수출길에 오른 상태입니다.

(삼송동에서 답십리까지 운행했던 157번, 2004년 촬영)

가장 좋아했던 노선이 157번이었습니다.

이 것만 소개드리자면...

경동시장에서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하셨고

그 분들은 주로 종로나 은평구 지역으로 많이 이동하셨습니다.

157번은 개편 대상에서

아쉽게도 존치/변경 되지 못하고

다른 업체의 노선이 변경되면서

사실상 폐선이라는 결과를 가졌습니다.

은평구 통일로 지역에서 종로로 넘어가는 노선이

이 때는 146, 154, 155, 157번 들이었는데

개편후 720번이라는 새 노선 하나만 분담을 하게 되니

무료 환승이 의아했던

개편 초기엔 시민들의 거센 컴플레인이 상당했었다고하네요

(그 때는 카드 결제 만큼이나 현금 결제도 꽤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720번이 이 노선의 일부 구간을 담당하고 있지만

13년이 지난 지금도 157번을 기억하시는

어르신들이 계신것에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2004년 07월 01일

당시 이명박 서울 시장의 행정으로

서울 시내버스가 개편하면서

각 지역별로 권역 번호(1~7)를 부여받아

기점과 회차지, 번호로 구성된

신 개념의 노선번호가 등장하게 되면서

노선버스의 가지치기였던

-1,-2,-3등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마을버스에만 한정적으로 남았습니다.)

장거리 시내버스 노선 일부는

시 경계지역에서

구간요금을 징수한다는 안내방송을 보냈고

서울에서 탑승한 승객들은

경기도에서 내릴때

뒷문이 아닌 앞문으로 하차했었고

하차시 구간 요금을 추가로 냈었습니다.

현재는 서울, 경기, 수도권 전철간의

무료환승과 교통카드 사용의 극대화로

(하차시 카드단말기를 접촉해 추가요금 징수)

이런 모습은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6년이 지나고서도

여전히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습니다..ㅎ

더 오래된 버스를 찾거나

그 이전의 향수가 생각나

여러 지역을 방문했고, 올드 버스들을 만났습니다.

종단에는

욕심이 절정에 달아

해외까지 가서도

우리나라의 옛 버스들을 찾아다녀왔습니다.

이 욕심의 끝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잘 모르겟지만

매 순간마다 열심히 만나고 다녀볼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