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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서비스 경험담/유럽

라이카 서비스 때문에 이래저래 속썩으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래저래 잡담에 해당하는 정보를 좀 드려볼까 합니다.
먼저 이 포스트는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해결책도 안 될것이며 그저 제가 경험하고 현지에서 들은 몇몇 이야기를 좀 드려볼까 합니다.
독일에서 살고 있는 라이카 유저로서 간략한게 요약해 보자면, 지금껏 독일생활을 하며 받아본 제조업의 서비스중 저는 라이카가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m9 m6 m-p 240. 수도 없이 사고 팔며, 문제가 생긴 렌즈를 교정도 하고, 바디를 점검도 받아가며 적잖은 라이카 경험을 지금껏 해왔습니다.
독일제 세탁기도 고장나 봤고 독일제 건조기도 고장나 봤고, 한국산 냉장고, 독일산 냉장고 등등 무수한 제품들이 카메라처럼 적잖게 말썽을 부리며 수도 없이 점검을 받고 속도 썩으며 지내 왔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지만 카메라 또한 제법 라이카 헤센주에 위치한 Wetzlar 본사에 많은 서비스 의뢰를 왔습니다. 더군다나 라이카 유저들과 같이 저 또한 지나치게 카메라에 대한 애착이 있다보니 필요 이상으로 카메라는 본사 서비스 센터가 친정인마냥 들락날락 거리기를 반복했습니다.
물론 라이카는 독일 현지에서 구매 되었고, 현지에서 등록된 제품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곳 포럼에서 많은 정보를 이곳을 통해 얻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라이카 코리아가 생긴 이후 부터 서비스 문제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크더군요. 정말 사연을 들어보면 제가 경험한 것과는 너무 다르고, 그들의 대처가 본사의 서비스와는 너무 다른 행태를 보이는것 같아 여러가지로 안타까웠답니다. 그래서 제가 인연을 좀 함께한 독일 남부의 어느 라이카 부티크에 방문했을때, 그 부티크 대표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을때 서비스에 대한 좀 민감한 부분에 대해 질문을 좀했습니다. 물론 다들 아실 수 있는 내용이지만, 조금이나마 제가 쓰는 내용이 라이카 코리아의 시스템 개선에 간접적으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먼저 몇가지 유럽의 서비스에 대한 잡설을 좀 늘어보겠습니다.
아실련지 모르겠지만, 독일에선 어떤 업태에서 장사를 하려고 하더라도 단순히 금전을 치루고 제품 판매권을 쉽게 따는 방식이라 아니라, 카메라 장사를 하더라도 대를 물려서 하는 경우도 있을 만큼 하나의 분야를 오랫동안 지속하는 걸 전제로 하고 있기에, 라이카 부티크 정도를 운영해 온 사람이라면 거의 라이카와 역사를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다른 예로, 자동차 판매의 경우에도 한국의 경우 모 대기업의 2세나 3세가 쉽게 판매권을 따내지만 독일의 경우엔 아우디 비엠더블유 메르세데스의 판매권 자체가 이미 고조할아버지때부터 물려오던 가족 비즈니스로 내려오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거의 제조업의 역사와 그 딜러의 역사가 함께 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심지어 누가 "차를 어디서 샀어?"라고 물으면 당연히 메이커도 말하지만, Wittmann & Hofmann(딜러의 가족이름, 성)처럼 반드시 딜러의 이름을 언급하며 거기서 샀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리고 제조사 이 외에 가장 힘을 발휘하는 (가장 많이 판매하는) 딜러의 경우에도 무조건 가족의 이름으로 몇 대째 걸쳐 운영되어오는 회사가 대부분입니다. 요컨데, 라이카 딜러다, 혹은 아우디 딜러다 라고 생각하면 단순 판매가 아니라 이미 제조사에 버금가는 노하우와 제품에 대한 책임을 완벽하게 지니고 있다고 보면 될 정도입니다.
한가지 한국과 다른점은 '서비스' 라는 개념자체가 한국과는 무척 상이합니다. 한국은 다들 아시다시피 기본적으로 서비스 천국입니다. 인터넷을 신청하면 단 하루만에 설치기사 설치를 해주고, 차에 문제가 생기면 서비스센터에 들어가면(물론 테크니션의 수준을 별개로 합니다) 어떻게던 뭔가 조치를 취해줍니다. 삼성전자 서비스에 가면 친절히 번호표 까지 뽑아주면서 90도로 인사하고, 정말 친절한 서비스를 진행해 줍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에서는 서비스의 인식 자체가 돈을 들이지 않고 혜택을 받아야 하는것이 기존의 방법이었고, 브랜드를 막론하고 현지 법인을 설치하여 첫번째 시도하는 방식이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서비스 방식에 대한 시스템화를 위해 엄청 애를 씁니다. 물론 본사에서의 지시, 즉 유럽현지의 방식과 한국 현지의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판이하게 다르다 보니 그 나름의 고충도 있으리라 봅니다. 그러니 수입차 서비스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많은 고객들이 불만을 품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유럽생활을 하는 유학생이나 주재원들의 경우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 바로 이 서비스 부분입니다. 인터넷을 신청하면 평균 한달의 시간이 걸리며, 한달 후 약속을 확인하는 편지엔 당일 "오전 8시에서 오후 5시에 기사가 방문하겠다" 라는 한국과는 무척 다른 통보를 합니다.(하루종이 집에 있어라 라는 명령) 그리고 방문 당일 집에 부재하여 다시 약속을 잡을 경우엔 대략 50유로에서 100유로에 이르는 설치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자동차는 어떤가요? 독일차는 평균적으로 1년반에 한번 무조건 정기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이건 배기검사도 아니고 메이커에서 하는 무조건의 검사입니다. 거의 15개월에 한번씩 점검 비용을 평균 1000유로 이상을 지불해야 하며 만약 그 약속기간 이후에 점검을 받았을 경우나 조금 소홀히 했을 경우 앞으로 남아있는 모든 워런티가 자동 파기 됩니다. 참고로 , 제 와이프 차의 경우 매년 (12개월) 한번씩 받아야 하는게 현지의 룰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15만 키로미터의 워런티가 그 자리에서 사라집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이, 제 와이프 차의 경우엔 국내에서 정말로 악명 높은 영국차 메이커인데... 놀랍게도 2016/2017 소비자 품질/서비스 만족도가 가장 높은 독일내 메이커로 선정되었습니다. 심지어 국내에선 9시 뉴스에 까지 보도되는 악명높은 서비스, 품질의 문제가 언급되는 메이커인데, 독일에서와 같이 그 현지 서비스 체계에 따라 그 메이커의 품질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저도 무척 놀랄정도 입니다. 국내에선 그 영국의 메이커가 거의 불매 운동으로 이루어져야 할만큼 원성이 나오는것에 비해 , 그 국내 악질 메이커가 독일에서 모든 독일메이커를 물리치고 그렇게 최고 만족도를 선사하는 것을 보면 서비스의 체계가 소비자 만족은 물론, 차의 품질에 대한 인식까지 바꾸는데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독일 내에서 이 악명높은 영국메이커가 매년 중고차 가치가 일등을 합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제 라이카의 경험은 렌즈 교정, 물리적 수리및 바디 점검이 거의 모두 2주안에 끝났습니다. 매번 놀라운 포장으로 모든 편지와 함께 말끔히 구석구석 청소되어 돌아왔습니다. 한국에서 서비스가 좋다는 삼성 제품과도 달랐고 다른 어떤 독일 제품과는 정말 신속하고 빠른 서비스에 만족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라이카 부티크를 운영하시는 독일분에게 한번 한국에 대해 여쭤 보았더니, 무척 잘알고 계시더군요. 워낙 평생을 라이카 판매를 해온터라 모든 국가에 대한 전반적인 라이카의 입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먼저 제가 듣기론 한국의 경우 라이카의 판매가 무척 활발하다고 생각하나, 실제로는 비싼 에디션 제품을 판매하는게 거의 주된 사업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이게 돈이 되는 일이긴 하나, 중요한건 실제 실용적인 제품의 활발한 거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오로지 비싼 라인업에서 제품의 매매가 활발하다 보니 실제적인 거래량에 비해 비싼 매물들이 자주 등장하니 매우 큰시장으로 보이는 일종의 거품이 낀채로 보이는 시장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아시아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실제 점검을 위한 툴들이 현지 라이카에 지급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과거의 필름카메라 시절 테크니션의 기계를 다루는 경험과 실력이 무척 중요했지만, 지금은 디지털 바디가 많은 만큼 모듈화 되어 있는 실제 라이카에서 제조된 자체 수리 기계가 들여져야 하는데, 한국처럼 몇몇 하이엔드 라인만 거래가 되는 특수한 아시아의 시장엔 서비스 장비에 대한 지원은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단, 라이카 코리아 혹은 반도의 경우 실제 진열장, 매장의 타일 및 조명정도는 본사에서 100% 지급을 한다고 하네요. 여튼 중요하지 않은 시장에 대해선 물리적인 지원을 여기까지한다고 합니다.
어쨌든 제가 알기로도 라이카 코리아의 서비스 대응 방식자체가 서비스를 그 자리에서 실시할 수 없을 뿐더러, 독일행이 결정된 물품도 바로 그자리에서 보내지지 않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물류비용 및 라,코의 체계를 위해 일정 물량이 접수되어야지만 독일로 배송되어지는 걸 전제로 해서 그러리라 판단됩니다. 그러다보니 아무것도 아닌 점검이 최소 한달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해봅니다.
또한 제품에 따라 어느 시장에서 매매가 이루어진 제품인지, 즉 독일 혹은 비교우위에 있는 시장에서 거래가 된 물건일 수록 서비스에 있어 우선순위를 차지 한다고 합니다. 다시말해 독일에 사는 제가 현지에서 구입한 라이카의 경우엔 아무래도 고객등록번호가 현지인이니, 신속하고 빠를 수 밖에 없는 불편한 진실이 있는거죠. 라이카 부티크 왈, 급할 경우 부티크에서 물건을 자기들이 직접 받아서 Wetzlar로 보내면 더 빨리 처리할 수 있다고 하니, 이 또한 현지 수리 툴이 셋업되어 있는 않은 시장의 한국 현지 사용자들에겐 더욱더 불편한 서비스가 이루어 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이게 현지에서 보는 다른 시장에 대한 서비스의 현실이고 매우 불편한 방식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제 경험으로 추정하건데 가장 빠른 방법은 한국에서 현지로 배송비가 비싸더라도 독일 현지로 서비스 양식을 작성하여 보내는 방법이 가장 빠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차피 서비스 비용은 신용카드로 납부가 가능함으로 서비스 용지에 신용카드 정보를 보내면 자동으로 청구 됩니다. 물론 본격 수리전 이메일로 비용이 이렇게 이렇게 드는데.. "진행할까요"의 여부를 묻는 중간 메일이 도착합니다. 단지 물품을 직접 보내는 것에 대한 위험 부담이 따를 뿐이지, 오히려 개인적으로 보내면 순차에서 밀리지 않고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지 않을 생각됩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 제가 일전에, 구형 크론렌즈에 6비트 가공을 렌즈에 하려고 저 또한 " 한국이 서비스가 좀 싸겠지?" 란 생각으로 한국에 휴가 가는길에 마침 라이카 코리아에 문의했더니, 2달 걸린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독일 본사에 의뢰하여 정확히 1주일 만에 렌즈를 받았습니다. 물론 비용은 독일 본사의 비용과 라이카 코리아에서 말한 비용은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한달을 기다리고 두달을 기다리는 건, 사진을 찍는 사람에겐 고문과도 같다는 걸 잘 압니다.
찍고 싶은것도 찍은 것이지만, 계절을 놓치고, 꽃을 놓치고, 하늘을 놓치는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없으리라 봅니다. 라이카 코리아의 서비스가 개선되기까진 분명 시장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쉽게 개선되지 않으리라 생각 됩니다.
그런만큼 배송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다하더라도, 계절을 놓치고, 봄을 놓치는 것에 비해 그 비용은 아무것도 아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그냥 타지에서 두서없이 경험담과 들은 얘기 남겨 봅니다.
사진기는 그저 내 망막에 남은 내 가슴이 그린 그림을 대신 저장해주는 기계라 생각합니다. 그런 그저 저마다의 의미를 담기 위한 "수단" 의 도구가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아야겠죠.
그만큼 매끄러운 '수단'이 되기 위해선 품질 좋은 도구와 잘 고쳐주는 시스템이 필요할테죠.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카메라가 멈추는건, 달리던 차의 바퀴가 빠져나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그렇습니다.
모든 라이카 사용자분들의 장비가 문제없이 끝까지 그 명을 다할때까지 손에 남아 있는게 가장 큰 바램이라 생각합니다.
오로지 사진을 담고, 그 올곧은 기록을 위해 건강한 카메라가 늘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여튼 시덥지 않은 경험담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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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정태 2018/06/27 06:08

    잘 읽었습니다.
    -그저 "수단"의 도구가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아야겠죠.-
    라는 말씀 정말 와닿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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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중심 2018/06/27 07:32

    정독했어요 나도 모르게 크크
    음 갑자기 아런말이 떠오르네요 우물안개구리
    한국은 지금 우물안개구리가 많다
    저도마찬가기지고 ~ 인터넷 정보가 많을수록
    지식이확대 되는게 아니라 더갇혀산다는 기분
    생생하고 음 소중하고 에 또 음 좋은정보와
    애증이 느껴지는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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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네피플 2018/06/27 07:58

    감사히 읽었습니다. 장문의 글이 너무 재미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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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azilfl에이브이ored 2018/06/27 08:06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역시 라이카 코리아의 개선이 가장 시급한 문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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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벙 2018/06/27 08:15

    뭐 독일에서는 독일 정서에 맞게 서비스 및 판매 하는거고
    국내 들어와서는 한국패치 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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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P2]달인 2018/06/27 08:19

    한국에만 들어오면 이모냥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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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utilus7 2018/06/27 08:24

    라이카 코리아의 서비스만 그런건 아닙니다. 미국 쪽 유저들 얘기 들어봐도 마찬가지예요.
    몇개월씩 걸리고, 아무런 피드백도 없다고 합니다. 함흥차사예요.
    좀 귀찮더라도 독일 본사로 직접 보내는게 답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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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아핸콕zz 2018/06/27 08:34

    라이카 코리아와 라이카 베플라를 비교 해주신거네요.
    라이카 코리아의 문제는 독일로 보내 수리하는 오랜기간이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기다리는 긴 기간 동안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절차중이고,
    어떻게 수리가 되고,
    얼마정도 더 소요 될 것 같다란 ‘피드백’
    즉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없다는게 ‘문제’라는 겁니다.
    빨리 할 것 같았으면 프랑크푸르트 갈 일 있을때 베츨라 담깐 다녀 오면 그만이겠죠. (물론 받는건 배송 받아야겠지만)
    왜 사용자가
    현지까지 보낼 배송 비용 + 파손워험부담 을 안고 물건을 보내야 할까요?
    사용자는 모두 ‘성인(saint)’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반도카메라에서 라이카 구매해서 쓰던 시절엔 이런 문제 자체도 없었고,
    센서 크리닝을 위해 2-3일씩 맡겨둔 경우도 없었습니다.(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
    초점 교정하나 못하는 카메라 서비스 센터라니...
    그냥 웃지요.
    그리고 어짜피 기다림의 미학 또한 큰 즐거움이라 상관 없습니다.
    또한 계속 라이카 코리아 제품을 사고 서비스 받겠죠.
    단지, 소비자 무시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란 뜻이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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