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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40대 아재의 방탄 소회

 

편하게 평어로 그냥 기술해 보고자 합니다.

영업(?)글이니 불쾌하신분들은 패스하시길 바랍니다 ^^


1. 80~90년대 팝-키즈 세대에게 한국 대중 음악은 그냥 '가요'일 뿐 관심 대상이 아니없음.


2. 내 10대와 20대 초까지 내 정서와 같이 통관한 음악은 디페쉬 모드를 시작으로 메탈리카와 너바나였지, 조용필 신해철도 서태지도 아니었음.


3. 예를 들어 델리스파이스의 '차우차우'는 소위 가요삘 전혀 없는 그냥 팝 음악이어서 좋았을 뿐, 그 후 고백이라든지 더 히트한 음악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음.


4. 결국 음악의 취향은 나이와는 무관하다라고 생각되는 바,

이를테면 작년 그리 히트했다는 윤종신의 '좋니' 같은 스타일은 과거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절대 내 플레이 리스트에 올릴일이 없다는 점.


5. 근데 자꾸 누가 자긴 아재라서 방탄 음악이 좋은지 이해가 안된다고 하고 대중성이 떨어진다하고 더 웃긴건 아재들이 방탄을 좋아하는 건 국뽀o 이라고 어떤 스노비즘 커뮤에서 엠팍을 저격까지 함. 


6. 결론적으로 방탄 음악이 안 좋다 느끼는 건 당신의 취향이지 나이 문제가 아님.

당신은 20대 때 임창정 음악을 좋아했고, 난 그 때 언더월드를 좋아했다는 취향의 '다름'일 뿐이고 그게 기냥 그대로 주욱 흘러온 거 뿐임.


7. 자꾸 그걸 '틀림' 으로 그리고 이상한 우위 논쟁으로 치환하지 말기를.

특히나 내 주위에선 뭐 어쩌구 이런 말 하는 사람은...끼리끼리 모이는 법이라고 대빠꾸 해주고 싶음.


8. 나도 그럼, 

내 주위 취향 비스무리한 아재들에게 BTS의 빌보드 앨범 No.1은 올해 남북회담보다 더 큰 이슈임.


9. 왜 그러냐구?

팝-키즈에게 빌보드는 외쿡음악의 시초이자 음악메모리에 중요한 시발점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임. 


10. 그런 의미에서 국뽀o도 어느정도 맞다고 봄.

작년 AMA 덕분에 입덕한 나 같은 아재 많을 껄. 


11. 하지만 중요한 사실,

입덕은 국뽀o이지만 머물게 하는 건 그들 컨텐츠의 힘이라는 걸.


12. BTS는 분명 그럴만한 힘이 있음. 


13. 그 힘은 이미 너무 많이 언급 되어 내가 반복하는 건 무의미하다 보이고,

잘 언급안되는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애들이 자신들을 지속적으로 객관화하려는 모습이 너무 좋음.


14. 특히 슈가,

인터뷰나 가사에서 '언제가 떨어질 꺼 아는 내 자신이 그러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다기 보다는 그 기투되는 현실을 직시하고 묵묵히 현재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듯함' 이 느껴짐, 


15. 이런 에티튜드는 과거 브릿팝에서 느낄 수 있는 쿨함과 비슷하다고 보임


16. 소위 3대 기획사의 A&R팀이 돈빨, 회사빨로 전세계 트랜드의 곡들을 수집, 그 중에 셀렉하여 아이돌팀에게 선사하는(?) 시스템 위주의 방식보다 어쨌든 자기 이야기를 하는 BTS는 근본부터가 다르다고 생각됨.


17. SM의 무시무시한 곡빨 시스템을 평가절하하는게 아니라, 이제부터는 BTS도 자체 명성으로 인한 곡빨 시작이라는 거.

그런점에서 다음 앨범이나 콜라보 싱글이 더 기대됨.


18.  팬들 즉 아미를 향한 팬송은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이 시대의 20대들에게도 통용되는 치유의 정서가 보임.

그런 면은 RM의 가장 큰 지적 능력이자 장점이라고 생각 됨.


19. 자꾸 디스패치 단독 사진들이 올라오던 데, BTS 사생활을 눈감아 주고 시리즈 화보를 독점 계약한 게 아닌가 내 뇌가 의심을 함.


20. 그런 의심안하게 그냥 BTS도 편하게 연애했으면 함. 자기 자신 타자화도 그만 하고 아미 러브송 말고 뭔가 더 흥미로운 경험들을 해주길 바람. 그게 곧 음악적 지양분이 될테니까.


21. 더 쓸건 많은데 고만하고, 아재들도 BTS 마이마이 좋아하는 데 왜 자꾸 설명을 하게 만드는지 ㅠㅠ

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을까나.


기회가 되면 나중에 음악적 이야기만 써보겠음.


끝.

댓글
  • 위대한유산 2018/05/28 23:3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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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대한유산 2018/05/28 23:31

    아재요 결혼했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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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yD 2018/05/28 23:33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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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텐신성현 2018/05/28 23:34

    아재요 아미봉 사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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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stwind 2018/05/28 23:36

    글쓴아재 접니까? 저랑 취향이 정확히 일치하시는군요 드페쉬모드 메탈리카 너바나 차우차우에서 작년 좋니가 울려퍼질때 귀를 막았던 거 까지 작년 디엔에이 이후로 방탄팬된 저랑 정말 비슷하시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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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떼동 2018/05/28 23:37

    잘 읽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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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una223 2018/05/28 23:39

    저를 보는줄 알았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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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시드 2018/05/28 23:39

    mystwind / ㅎㅎㅎ 저랑 비슷한 분들 많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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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dg 2018/05/28 23:40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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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러왔어용 2018/05/28 23:42

    [리플수정]앗, 글쓴 분 생각이 제 생각과 너무나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다만, 저는 가요도 좋아해서 서태지도 좋아하고 디페쉬모드도 좋아하는데, 가사의 주제가 서태지와 디페쉬모드를 합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젊은이들을 대변하고, 현실에 저항한다는 점에서는 서태지,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를 단순한 연애가 아닌, 인간 내면에 대한 성찰로 확장한다는 점에서는 디페쉬모드가 떠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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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뮌헨 2018/05/28 23:42

    되게 가독성 있는 전개방법으로 잘 쓰시네요. 사실 내용보다도 심플하면서 가독성 있는 필력에 감탄했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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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마당 2018/05/28 23:44

    40대는 그랬나요? 저는 30대인데 저희 반에 락듣는 사람이 딱 두명 뿐이었네요 ㅋㅋ 다들 가요듣고
    커트코베인 사후에 네버마인드 앨범듣고 푹 빠져서 너바나 영업 열심히 했지만
    락? k2지 이딴소리나 들었던.. ㅋㅋ
    방탄이 추구하는 장르가 락은 아닌데 가사 때문인지 뭔지 아무튼 저를 끌어들이는게 있네요
    저도 음악적으로 무엇이 저를 끌어들이는건지 명확히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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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una223 2018/05/28 23:45

    관심을 가질수 있게 하는건 누구나 할수 있지만 그 관심을 지속성으로 유지시키는건 음악에 대한 컨텐츠죠~하지만 방탄은 음반에 대한 퀄리티가 상당하니 신규팬들이 유입이 계속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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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리베리티 2018/05/28 23:45

    잘 읽었습니다 불펜에 이런 "아재"님들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런데 19번 20번은 좀 위험한 발언인데요 ㅋㅋㅋ 방탄 좋아하는 어린 여학생들이 보면 엄청 항의할 내용임 ㅋㅋ (저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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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stwind 2018/05/28 23:46

    에시드/ 반갑습니다 방탄 좋아하면 게이나 영업글로 몰리는 편견이 어서 빨리 사라지길 빕니다 ㅋㅋㅋ 노래가 좋은건데 말입니다 취향저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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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무피곤 2018/05/28 23:49

    ㅋㅋㅋ19번 저도 그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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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혜리5 2018/05/28 23:50

    아재. 브라보~~~~~~~~~~~~~ 11번에 특히나 공감하며.
    리스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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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혜리5 2018/05/28 23:51

    저도 첫시작은 와이프와 처제때문이었지만 11번 문항으로 푹빠진 39살(아직은 아재아님.ㅜ) 젊은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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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러왔어용 2018/05/28 23:52

    예전에 심심해서 구글링하다가 발견한 것인데, 해외 팬 중에 방탄소년단과 디페쉬모드를 둘 다 좋아하는 팬이 가사의 주제에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하더군요.
    https://aminoapps.com/c/btsarmy/page/blog/my-depeche-mode-and-bts-theory/ERQd_GRkIPuJPkolp6YR2G4kZ0Yjj4pzL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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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록 2018/05/28 23:54

    [리플수정]아 속이 다 후련하네요
    저도 특히 11번 완전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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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가컸으면 2018/05/28 23:55

    11번, 18번 격하게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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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에고 2018/05/28 23:58

    ㅋㅋㅋ 아재 글 잘쓰시네요. 19 20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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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꾸석여포 2018/05/28 23:59

    우와 이글 혹시 내가 써놓고 까먹었나 했어요.
    취향이 너무 정확하게 일치해서요.
    외국 밴드 뿐만 아니라 국내 델리스파이스나 좋니에 대한 얘기도 너무 똑같아서 뒤에 이야긴 생각도 안나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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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yD 2018/05/29 00:02

    [리플수정]프로그레시브락의 컨셉앨범 구성에 익숙한 세대, 턴테이블에 LP 걸어놓고 앨범 전곡을 들었던 세대에게는 여러가지로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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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요뜨 2018/05/29 00:05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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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에게온다 2018/05/29 00:13

    약간의 공통점을 발견했네요 아재에 브릿팝 및 디페쉬모드를 좋아한다는ㅋㅋ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시작은 국.뽕이지만 지속시키는건 방탄의 힘이라는거 끄덕그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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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이여행 2018/05/29 00:17

    멋진 분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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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xyback★ 2018/05/29 00:19

    방탄을 아이돌이 아니라 아티스트로서 좋아하는 건데,
    왜 아재가 남돌을 좋아해? 라는 시선들이 참 거슬리긴 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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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헤 2018/05/29 00:22

    개취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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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큐브 2018/05/29 00:35

    11, 18번 매우 공감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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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시드 2018/05/29 00:39

    댓글주신 분들 감사해요 ㅎ
    놀러왔어용님 링크는 내일 찬찬히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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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deo 2018/05/29 00:42

    형님 스크랩했습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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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ringfield 2018/05/29 01:09

    일부 젊은 꼰대들의 배타성에서 약간의 폭력성까지 느껴지더군요,
    정말 무식이 뚝뚝 흐르고 그 철없음에 할말이...
    인간이란 존재가 비록 몸은 노화하더라도 정신은 잘 늙지 않는다는것을 아직 잘 모르는듯한,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그런 딱딱한 사고로 뭘 할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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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jmjjjj 2018/05/29 05:41

    아재께서 꽤 통찰력이 깊으십니다 ㅎㅎ 저는 조용필 신해철에 열광하는 세대였읍죠. 4번도 공감가고.
    방탄앨범에 첨 꽂힌건 영포에버 앨범이었는데.. 왜그렇게 방탄방탄하는건지 이해가 가더라고요. 초창기의 좀더 날것 스러운 덜다듬어진 음악들도 참 후레시하고요. 이후 어떤계기로든 방탄에 빠져 방탄음악을통해 감동을 받으실 분들이 적지않겠다 생각하면 좀 설렙니다. 방탄의 존재의 이유는 여러가지들이 있지만 가장큰건 어쨌든 음악이라고 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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