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저는 무려 89학번 노땅이라 요즘 대학 축제 분위기는 잘 몰라서 요즘도 통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학 1학년 때 축제 때 부모님을 초대했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구경도 시켜드리고 동아리 주점에도 모시고 갔었는데, 부모님인지라 동아리 선배들도 바가지 안 씌우고 좋게좋게 드리는데도 부모님이 자진해서 막 후원금도 약간 주시고 너무도 즐거워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가정 형편상 대학 중퇴, 어머니는 대학 구경도 못 해보신 세대이신데, 고생고생 하셔서 장녀 대학 보내놓고 첫 축제 때 모셨더니 정말 무슨 놀이공원 처음 온 아이들처럼 즐거워하시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동네방네 자랑을...ㅋㅋ
나이를 많이 먹고, 부모님은 그새 노인들이 되셨는데 생각해보면 대딩 때나 이후 사회생활 하면서 바쁘고 피곤하다고 부모님과 시간 많이 못 보낸 것이 후회됩니다.
부모님은 저보다 몇 배나 힘겹게 사시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방학이면 극장 데려가서 만화영화라도 보여주시고, 아버지가 꼭 야구장도 한번씩 데려가주시고 하셨는데 말이죠.
여름방학이면 아버지가 친구분들에게 아쉬운 소리해서 빌려온 텐트 들고 청수장 가서 고기도 구워먹고 어떻게든 자식들 즐겁게 해주려고 그 금쪽같은 휴가에도 고생만 하셨던 것도 생각나고 그럽니다.
직장을 강남에서 목동으로 옮기면서 15년 강남 생활 청산하고 다시 부모님 곁으로 이사온 지 3년 째인데 무엇보다 부모님 댁이 지척이라 언제든지 뵐 수 있고, 식사도 같이 자주하고, 하다못해 동네 산보라도 같이 다닐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습니다.
제일 후회되는 것이 부모님 좀더 젊고 건강하실 때 모시고 여행을 많이 가지 못했던 것입니다.
작년 여름휴가 때 온가족이 함께 제주도 갔을 때 정말 좋아하시더군요.
올해는 가을 쯤에 경주나 통영 한 번 모시고 다녀올 생각입니다.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같이 시간만 많이 보내도 좋아하시고
백번 쯤 들은 얘기 처음 듣듯이 리액션만 해드려도 기뻐하시는 분들이 부모님이시더군요.
부모님 조금이라도 기운 있으실 때 가능한 것들 같이 많이 하셨으면 해서 뻘글 올려봅니다.
대학생을 자식으로둔 고객들을 상대하는데...대학생은 좀 나가놀았으면 하는게 요즘 부모님들이더라구요.
생각보다 요즘애들은 부모님이랑 많이친한가봅니다.
오~ 지금도 충분히 부모님께 잘하고 있으신 것 같습니다.
제 주변을 둘러보아도 님보다 잘하고 있는 사람들 없거든요.
맞는 말씀입니다.
내 옆에 계실 때 조금이라도 더 잘해드려야죠.
아이언대형// 우리 때랑 다르긴 한 것 같아요.
고딩들 가르치는데 애들 이야기 들어보면 부모님과 친구처럼 지내는 경우가 많아요.
이번에 중간고사 끝나고 부모님들과 간담회 했는데 여기서도 전처럼 성적 자체로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학생 수업 태도나 앞으로 나아갈 방향, 집에서 뭘 도와줘야 할지에 관심이 훨씬 많으셔서 살짝 감동도 받았습니다.
이 지역이 엄청난 교육열로 유명한 지역인데도요.
qk바로// 저는 사실 엄청 냉정한 장녀인데요.ㅎㅎ
자주 뵙기는 하지만 부모님과 서로 곁에 살면서도 서로 집 도어락 번호도 모르고 지냅니다.
오히려 서로 선을 긋고 지킬 건 지켜서 부모님과 사이가 좋은 것도 같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대학교 오랜만에 오신다고 되게 좋아하셨었어요 (축제는 아니지만)
부럽네요. 사이좋고 화목한 가족부면 부러움
용용용// 그죠? 제 생각보다 훨씬 좋아하시더군요.
더불어 처음 취직했을 때 퇴근시간에 직장 앞으로 모시고 저녁 대접했을 때도 엄청 좋아하셨어요.
홀더도어// 네, 한살 한살 먹을수록 그저 가족 건강하고 사이 좋으면 행복이다 생각하게 됩니다.
어버이날에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 감사합니다. 아버지가 같은 얘기 여러 번 하시면 그게 그렇게도 듣기가 싫었는데 왜 그냥 무던하지 못했을까 싶어요..
나이를 먹어도 아직 철이 덜 든 제 모습을 반성하게 되네요
부럽습니다. 저는 지금 천하의 불효자노릇을 하고있는데ㅠ. 오늘이 공교롭게 또 어버이날이네요 에휴. 속 시끄러워서 잠도 못자고있네ㅋㅋ아무튼 베레타님도 부모님도 건강하게 즐거운 어버이날 보내시길!
형님 건강하셔야 해요.
아시다시피 그게 최고의 효도인 것 같아요.
며칠 전 본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버지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아범. 또 보는 날까지 건강하시게나...
2주 후에 또 올라가는데 뭘 그런 말씀을... 하고 운전하다가 고속도로 올라서니 갑자기 눈물이 왈칵...
Shiori★// 옳은 말씀이세요.
그래서 요즘 몸조심 합니다.
고맙습니다.
와~ 글쓴이 아버님 세대에 대학생이셨다면...엘리트 오브 엘리트여셨을듯...
대학교 입학때 부모님 온다는거 괜히 쪽팔린다고 오지 말라고 했었는데..나중에 졸업때 오라고요.
근대 아버지가 제가 대학 졸업하기 전에 돌아가셨네요.
졸업식때 어머니가 그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어떻든 후회됩니다.
본인이 다니고 싶었던 대학에 아들이 대신 입학한다고 엄청 좋아하셨는데요.ㅠ
누님 89학번이시군요. 반갑습니다
효자시네요~~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
오.... 이거 좋군요.
저도 89인데...( ㅠㅠㅠㅠ ) 그 때만 해도 부모님세대 문화가 자식들의 그 것과 그닥 멀지 않았습니다.
요새는 부모님들 초청하면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하네요.
하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아이들 대학 보내는 게 지상과제기 때문에 아이들이 대학축제에 초대한다면 세상없이 기쁜 건 똑같지 않을까 합니다.
졸업한지 수십년 지났지만 저도 예전에 왜 이런 거 안했을까.... 이제야 후회하게 되네요.
지금은 움직이기 너무 힘들어 하시는데.... ㅠㅠㅠㅠㅠ
오늘 부터라도 잘 해 드려야 겠습니다.... ㅠㅠㅠㅠㅠ
애초에 글쓴 분이 효녀라서 부모님이 가서 더 좋아한거죠
정말 센스있는 딸이시네요. 부모님이 정말 재밌으셨을 거 같습니다
우왕, 정확한 글쓰기의 표본 같은 글이군요.
눈이 정화됩니다. *.*
옥에티라면 '있는 대로' '없는 대로'라고 띄어 써야 합니다.
아이구 이런 효녀를 봣나
ㅠㅠ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
점점 더 많이 깨달아가는 요즘입니다
부모님 옆에서 함께 웃어야지. 못난딸 되지 말아야지ㅠㅠㅠㅠ
어버이날 이글을 보니 더 짠하네요
카네이션에 손카드 한장으로 흐뭇해하실 어머니
생각하니 전 진짜 불효자였네요 ㅠ
힘든 처지에서도 자식들 위해 뭐든 해 주시려 했다는 부분에서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저도 그런 사랑 받고 컸습니다... 베레타 님 글 읽고 주무시는 어머니 다리, 제 무릎 위로 올려놨네요 ㅋㅋ
횽님 엘지오늘도 졌던데요?
미혼이신가요?
예전 이규형씨가 축제 때 자기 엄마 모시고 돌아다녔고, 조동진의 행복한 사람 이라는 노래를 듣고 참 좋았다...던 일화가 떠오르네요.
여태까정 불펜에서 본 사람중에 제일 부럽다.
늦게나마 저랑 제 동생도 번갈아 부모님 모시고 종종 여행 다니는데 너무 즐거워하시더군요. 부모님 한살이라도 젊으실때 자주 여행가는거 정말 중요합니다
아니 새벽에 쓴 뻘글이 왜 담장에..
관형어 뒤에 의존명사 띄어쓰기 지적 고맙습니다.
나이 들수록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좋은 말씀들 고맙습니다.
모두들 부모님과 어버이날 잘 보내셨길 바랍니다.
70년생 맞고요 ㅎㅎ.
미혼이나 15년차 커플입니다.
비혼주의 커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