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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생각해 보면 토르: 라그나로크는 욕먹기 십상인 모험 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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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워가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승승장구 하고있는 지금, 갓갓 그 자체가 된 토르를 볼때 지금의 토르가 있게해준 라그나로크가 생각이 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토르 1,2 편에 비해 엄청난 관객을 끌어모으며 이미지 쇄신에 성공함

나도 엄청 재밌게 본거는 똑같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욕을 무진장 얻어먹었을 시도들이 참 많았던 영화라고 생각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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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르 친구들의 빠른 퇴장

비중이 있건 없건 1편부터 함께해온 배역들인데. 언급조차 없거나 허무한 퇴장이었음.

특히 워리어즈들은....헬라의 강함을 표현하기 위해서 였겠지만, 정말 말한마디 없이 초단위로 두명 삭제, 

그나마 한명은 싸우다가 죽긴하지만 시프는 아예 언급도 안되고....죽은 친구들에대해 토르도 아무 이야기가 없음. 

인워에서도 로켓이 친구가 있냐는 말에 대답한건 헤임달 하나뿐

지구 친구들 중에는 제인이 대사로 한줄 언급 그리고 그 뒤로 다시는 안나오는데, 빠른 교통정리를 위함 이었겠지만, 빨라도 너무 빠르게 정리해 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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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빠른 묠니르 파괴

아이언맨, 캡틴, 토르 각 3편 영화의 공통점인것 처럼

이번에 토르도 본인의 아이덴티티이자 가장 큰 능력인 묠니르를 잃게 됨.

다른 캡틴, 아이언맨도 없애는게 똑같으니까 이상할거 없는데 문제는 영화 시작하고 얼마 안가서 박살난다는거

캡틴이랑 아연맨은 영화 클라이막스에 가서야 없어지는데 망치없으면 할줄아는것도 없고

딱히 이렇다할 액션을 보여줄것도 없을거 같던 토르의 입장에서 묠니르의 빠른 퇴장은 사람들로 하여금 의구심을 들게함

하필이면, 라그나로크 초반에 보여준 묠니르 액션이 MCU 통틀어서 최고의 묠니르 장면이라는것도 한몫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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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두번 사용된 이미그란트송

처음 묠니르 액션 시작전에, 이미그란트 송의 전주부분이 흘러나올때 ㄹㅇ 개쩔었음

예고편에서만 쓰일줄 알았는데, 이게 진짜 나오고 액션과의 합도 엄청 잘맞았거든

그런데, 클라이막스에 이미그란트송이 편곡없이 똑같은 노래가 한번더 쓰임.

사실 이건 굉장히 위험한게 특정 캐릭터용 테마곡이 자주 쓰일순 있어도

기성곡이 여러번 쓰이는건 영화적으로 후진 분위기를 명곡에 묻어가려는 의도로 느껴질수도 있는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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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예시가 수어사이드 스쿼드. 그 좋은 명곡들이 영화랑 전혀 맞지 않은채 거슬리게 들린건 진짜 처음이었음


에미넴 Without Me 가 나오는데, 왜 나오는지도 알겠고 노래도 좋지만 너무나도 거슬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함



그런데 사실 이미그란트송이 편곡없이 두번 사용된데는 사정이 있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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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라그나로크 음악 감독인 마크 머더즈보는 ‘Immigrant Song’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답함
“저는 그 노래를 좋아합니다. 영화와 완벽하게 어울립니다. 먼저 트레일러에서 썼었죠. 그게 아마 반년전이던가요? 아무튼 그 노래가 히트를 치면서 그들(마블)은 지미 (페이지)와 로버트 (플랜트)에게 영화에도 이 노래를 쓸 것을 허락받고자 했습니다. 그들은 영화를 봐야했고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노래가 영화에 쓰이길 바랬습니다. 결국 우리는 노래를 두번 썼죠.”
“버린 것 중에 아쉬운 것 하나가 있습니다. 저는 음악이 두번째로 나올때 오케스트라를 추가하자고 마크에게 제안해 허락을 받고자 했습니다. 그들은 ‘누구도 우리 음악에 손댈 수 없다’는 규칙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다음 영화에서는....”


편곡버전이 사실 궁금하긴 하다, 허투로 하진 않았을텐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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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오갤처럼) 확 바뀐 분위기

각자의 캐릭터 영화에 사람들이 바라는 영화풍이 분명 존재하거든

물론 그걸 잘 비틀어 관객에게 호평을 받는다면 좋겠지만, 위험한 시도이기에 보통은 잘 안하게 되는데다가

1,2편이 뭐 재미는 없었을수 있어도 '아스가르드의 토르' 캐릭터 확립 자체는 확실히 했던 영화였고 

다른 팀업 무비에서의 토르를 생각한다면 영화 분위기를 바꾼다는거는 더더욱 힘든 시도였을거임

토르 예고편이 나왔을때 긍정 혹은 부정적인 반응중 공통적인게 '너무 가오갤 같다' '가벼워 보인다' 였는데.

토르는 MCU 내에서 판타지 포지션이었고, 이미 스페이스 오페라로 잘 뽑힌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가 있기에

MCU 안에서 토르마저 가오갤과 비슷한걸 보고 싶지는 않았을 관객이 대다수 였을듯. 엄연히 토르만의 색깔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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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너무) 많아 보이는 유머

유머가 많아서 딱히 나쁠건 없는데, 문제는 그게 잘 먹히지 않는데 시도떄도 없이 등장하면 분위기만 싸해짐

개인적으로 가오갤2는 유머가 너무 너무 피곤했었다. 제임스 건 감독에게 권한을 더 주니 고삐가 풀려서 마구 써제낀 느낌이었음.

유머가 늘어나는건 환영이었지만 가오갤2 처럼 되기를 바라진 않았음 특히나 진중한 분위기가 많았던 토르 시리즈였기에 더 그렇게 느꼈던거 같고




이상 개인적으로 느꼈던 토르: 라그나로크의 변환점들중 다소 위험해 보였던 포인트들이었는데

몇몇개 더 있을거 같은데...일단 이만큼만 생각이 난다




하지만 위에 나열한 부분에도 불구하고 정말 최고의 토르 영화 라고 칭찬하고 싶을 만큼 재밌게 봄.

그렇게 느낀 이유는 '라그나로크에선 기존의 토르 영화에서 아쉬운 점들이 말끔히 해소 되었다' 라고 하고 싶다.


원작에도 나오는건 알지만 영화내에선 활용도가 전무했던 토르친구들은 빠르게 정리하여 이야기를 뻗어나갔고

빠르게 묠니르를 파괴함으로서 망치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토르의 모습은 인상적이었으며

이미그란트 송이 두번째 나올때는 영상과 완벽히 맞아떨어지며 소리를 지르고 싶을만큼 기가막힌 천둥의 신 토르였고

스페이스 오페라로 바뀐 분위기는 기존에 정체 되어있던 토르 영화의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적재적소에 있던 유머가 아니었다면 토르가 처한 상황 때문에 너무나도 무거웠을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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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크월드 개봉당시 작성했던 토르에 대해 아쉬운점들이 전부 해소되었는데, 

힘든 상황에서도 멘탈을 부여잡으며 어찌어찌 헬라 앞까지 왔으나 도저히 본인 능력으로 해결이 안되자

터덜터덜 오딘 앞으로 가서 못해먹겠다고 다 포기하려할때 오딘의 '네가 망치의 신이더냐?' 의 한마디에

그간 피카츄 전기만 쓰던 토르가 진정한 천둥의 신으로 각성하는 장면은 이미그란트 송과 맞물리며 시너지 효과가 진짜 머단해짐 ㄹㅇ루


또한, 보통은 신들의 종말로 생각되는 라그나로크를 새로운 시작으로 나타내는 것 역시 맘에 들었음

이거 묘사나 풀어가는 과정이 쫌만 이상했어도 억지스럽고 저게 말이야 빙구야 소리 나왔을텐데

모두가 납득하게 만듬....여러모로 토르 라는 캐릭터를 위해 많이 고민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라.





근데 이 각고의 노력이 인피니티 워 시작하자 마자 박살 나는거 보면 진짜 토르 넘모 불쌍함 ㅠㅠ


댓글
  • Stigma 2018/05/07 22:23

    저도 라그나로크를 토르시리즈중에 제일 재밌게 봤어요 ㅎ

    (JLKnGZ)

  • 똥누고안딱음 2018/05/07 23:01

    음..설정이겠지만...일단 "신" 이 너무약함
    만화를 안봤지만 아마 케릭트간에 상성이나 발란스를 맞출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신이라는 존재가 생각보다 약하게 나옴.
    딴건  모르겠고..그전에 토르는 솔직히 히어로 영화라고 하기에는 뭔가 인간적인 맛...인간을 배워가는 과정이 있었던것 같고
    라그나로크에서는 인간을 모조리 배제하고 신vs악당 구도로 갔음. 이게 큰 성공포인트
    슈퍼맨, 배트맨 그쪽도  쓸대없는 내면과 갈등 다떼리치우고
    원더우먼 처럼 걍 히어로vs악당 구도로 가는게 정답임.

    (JLKnGZ)

  • Allons-y! 2018/05/08 14:03

    라그나로크를 볼때 친구들 순삭은 너무했는데
    특히나 시프는 얼굴도 안나오고 거론도 안되는데
    너무하다 싶네요...
    이미그란트 송은 마지막에 한번만 쓰였어야 더 임팩트가 있었을텐데
    처음과 마지막에 한번씩 나옴으로서 토르의
    각성과 성장을 비교 할 수 있는 매개점이 되어 버려서
    예고편에서 보았던 기대감 보단 임팩트가 떨어지는 감이있죠
    그래도 모 음악과 영화가 잘 맞아서 잘사용한편이라고 보는데
    전체적으로 영화가 1,2편보다 묽어진건 이번 인피니티워 때문아닌가 싶은데
    흥행이야 1,2편도 나름 선방을 했지만
    다른 시리즈에 해서 너무 무거운편이라
    인피니티워처럼 분위기가 다른 모든 시리즈가 다 모이려면 그 갭을 메꿔줘야 할텐데
    특히나 토르가 가오갤이랑 역인다면
    쉐익스피어 연극과 디즈니랜드 퍼레이드를 한번에 같이 봐야하는 그런 느낌을 줄이려고 한거 아닌가 싶은데
    모 개그가 너무 넘치긴 하지만 그덩안 쌓이놓은 토르의 빙구이미지 잘 살려서 재미있었죠 ㅋㅋㅋ

    (JLKnGZ)

  • 브레멘음악대 2018/05/08 14:17

    아↘아↗아→ 아↗!(오↘)

    (JLKnGZ)

  • 빚나는대학생 2018/05/08 14:31

    욕먹을 만하다고 1도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1. 토르 친구들의 빠른 퇴장
    사실 이건 원래 캐릭터 설정이 그정도였는데 예상외로 인기가 있었던 거 같고요 애초에 영화내에서도 친구보다는 전우라고 하기도 하고 시프가 원래는 아내인데 다크월드에서 이 점을 신경쓴 시퀀스가 있엇죠 신경쓰는 전우일뿐이라고 시프가 말합니다.  시프는 사라진게 아니라 에이전트 오브 쉴드(드라마)에서 지구에 외계인때문에 사건이 일어나면 오딘이 보내는 사람이 시프입니다. 아무래도 이런 포지션을 준 이유와 언급이 안된 이유가 캡틴 마블에서 등장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물론 아님말고). 캡틴 마블은 우주악동 크리종족과 연관이 크고 이 크리종족은 에오쉴과 연관이 많고요 이런 에오쉴에서 시프가 2번이나 출연했으니 크리 종족이 나올것으로 예상되는 캡틴 마블에서 어느 정도 역할이 있지 않을까합니다. 캐릭터 자체가 이스터에그인셈.
    2. 상징의 형성과 파괴를 통한 임팩트를 주기 위한 거라고 보여지고 시리즈물에서 아주 흔하게 쓰이는 패턴이죠. (전작에서 활약하던 로봇이 와장창 되고 업그레이드 되서 귀환) 거의 클리쉐 수준인데 욕 먹을뻔했다? 한국 드라마 처럼 소프트 막장 드라마에 익숙하면 그럴수있죠
    3. 이 내용자체가 본문 제목이랑 안맞는거 같아서패스 (전형적으로 안가서 욕먹을 뻔했다고 주제 같은데 이 부분은 그냥 전형적으로 같다고 인정하는 부분? 클리쉐를 안따랐다고 비판하려는 글 같았는데 이 부분에서는 클리쉐여서 욕먹을 뻔했다? 이런 늬앙스)
    4. 가오갤처럼 바뀐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토르는 왕족영화였다가 라그나로크에서 풍비박산되고 고향잃고 부모잃고 누나는 폐륜아...음 어디서 본 캐릭터컨셉인데?
    가오갤 캐릭터 모두가 가족에 문제가 있고 떠돌이 신세입니다. 비극적인 인생을 살고있지만 동시에 희극적인 성격을 갔고 있는 그들과 공통분모가 생긴거죠. 혈육을 모두 잃은 점이 말입니다
    분위기가 가오갤 처럼 바뀐거 자체가 내용스포였던거죠.
    5. 번은 개취라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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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의날 2018/05/08 14:35

    이제 변기뚜껑은 뭘로 막아서 사람들을 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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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nceux 2018/05/08 14:47

    토르 시리즈는 1 2 가 워낙 망작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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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8/05/08 14:49

    토르나 헬라, 오딘의 힘은 아스가르드에 기반하기 때문에 라그나로크 말미에 아스가르드 자체를 파괴하면서 자신의 힘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토르가 타노스에게 무력하게 지게되죠. 그래서 무기에 별의 힘을 불어넣어서 다시 신의 힘을 되찾으려 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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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호박 2018/05/08 16:27

    사실 시프는 에이전트 오브 쉴드에 출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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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분쇠고기 2018/05/08 17:45

    저걸 룬킹 토르라고 부르던데...
    오딘포스토르 다음버전...
    근데 망치토르가 걍 손오공이면..
    오딘포스 토르는 초사이언1
    룬킹토르는 초사2가 아니라 초사갓 수준인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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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gdha 2018/05/08 18:12

    라그나로크에서 발키리랑 썸타는 듯한 느낌이 나왔을 때 안그래도 '얼라? 지구에 있는 여친이랑 원래 친구(?)는 어쩌고?' 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는데...

    (JLKnGZ)

  • 해태타이거즈 2018/05/08 19:34

    제가 생각하는 라그나로크 최고의 장면은 바로 인피니티 워 첫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피니티워 보실 분들중 라그나로크 안보신 분들은 꼭 보고 가세요!!!ㅎㅎ

    (JLKnGZ)

  • 천산갑 2018/05/08 20:26

    마블 영화들은 어느 순간부터 한계가 많이 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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