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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송년회 친척들 모임으로 갔다가 황당했습니다.


와이프랑 같이 저녁에 늦게 외가집에 도착했습니다. 외할머니께서 아직 계시는지라 명절되면 꾸준히 방문하고 하는데.
저희가 늦게 도착해서 그런지 이미 삼촌들이랑은 거하게 취해 계셨더군요.

그 와중에 모르는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그런데 삼촌들이 
"어~ 이 애가 우리 둘째 누나 둘째 아들. 옆에 아이가 그 아내."
라고 소개하길래 제가 모르는 어른이 계셨나 싶어서 인사 드리고 앉았지요.

한창 늦은 저녁을 먹고 있는데 뉴스가 나오는데,
갑자기 그 할머니가 엄청 노발대발하더군요.


"이재명은 절대 안돼! 문재인도 절대 안돼! 다 빨갱이여, 빨갱이!"
"너희들이 안 겪어봐서 절대 몰라. 빨갱이 뽑으면 나라 망해!"

이런 소리만 계속 반복하더라구요. 어처구니가 없기도 한데 꽤 나이 드신 할머니분이시고
또 집안 어른들 다 계신지라 큰 소리는 안내고 그냥 웃으면서 여쭤봤습니다.

"그럼 다음 대선에선 누구 뽑으면 될까요?"

"여튼 문재인은 안돼! 거, 뭐냐, 반기문 있네!"

그냥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허허.
알고보니 그 분은 친척 할머니도 아니고 그냥 외할머니 동네 친구분.
삼촌들이랑 전부 문재인 뽑으려고 하시는데, 그 할머니가 워낙 그렇게 말하니 걍 내비뒀다고 합니다.


하.. 박사모 같은 어른을 처음 봤네요. 송년회였는데 막판에 그 할머니 때문에 분위기 완전 잡쳤네요.
친척도 아니면서 친척 자리에 왜 껴들어와서는 저녁 다 얻어잡수고,

그러고 고맙다는 말도 없이 그냥 휭 가버렸습니다.

우리집이었으면 다시는 오지 말라고 소금 뿌렸을텐데.... 진짜 황당하네요.
진짜 이런 분이 계시는구나, 싶기도 하고.

반기문 뽑힐 생각하니 머리털이 곤두서네요. 허허허. 대선이 언제 될 지 모르겠지만,
우리 투표 좀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
  • JSW파 2017/01/01 20:19

    슬프지만 이게 현실이죠. 분열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탄핵 특검에 집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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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daok 2017/01/01 20:26

    그럼 이번에도 1번 찍으세요 라고.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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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ane14 2017/01/01 21:15

    그냥 고정상수로 두고 거르고 가야할겁니다.
    반기문은 그래도 박근혜만큼은 절대 표가 안나올거라는거에 위안삼고 정권교체를 위해서 투표안하는 야권지지자들을 설득하는게 훨씬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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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길 2017/01/02 07:48

    "너희들이 안 겪어봐서 절대 몰라. 빨갱이 뽑으면 나라 망해!" .... 라는 말은 자신은 빨갱이 대통령을 겪어봤다는 뜻인데; 이승만부터 김영삼까지 여권이 다 대통령인데, 할머니는 어디서 빨갱이 대통령을 겪어보고 말씀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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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무위 2017/01/02 07:48

    세대차이란게... 빨갱이라는 단어를 대하는 자세가 틀리죠.. 빨갱이로 몰아죽이던 시절을 격었던 사람들로써
    그것을 묻어버리기위해서든.. 피해를 봐서 겁을 먹었든..
    만약 피해를 보고 겁을 먹은 축이라면.. 우리도 잘못이 있죠.. 그걸 청산해 주지 않으니 계속 겁먹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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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렬김선생 2017/01/02 07:51

    외할머니가 별다른 얘기를 안한다면 다음에 또 봐야 할겁니다. 외할머니는 그 발언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평소 자주 대화를 나눴었다면 한번 여쭤보는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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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버풀심장 2017/01/02 07:54

    저도 부산 살아서 나이많은 사람들 보면 저런 소리 하는 사람들 참 많습니다. 당장에 우리집 옆집 아저씨만 해도 새누리 반성하니 1번찍어주자는 소리 하고 있고 믿을건 반기문이라고도 했다가 유승민이라고도 했다가 왔다리갔다리 합니다. 제 생각인데 전 별로 걱정안하는게 지들이 알아서 분열하고 망가지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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