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586743

후기"나의 아저씨" 12화를 보고.. 용기(勇氣)를 말하다... (스포 포함)



이 드라마가 가장 공들여 다루는 화두가
삶에 대한 연민과 위로임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용기(勇氣)'도
그에 못지 않은 화두라 생각합니다.
동훈의 용기는 이미 증명됐습니다.
세상 모두가 외면하고 배척한,
세상에 대한 분노와 증오만을 품은 영혼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밀 수 있었던 용기.
그 과정에서 수반될 오해와 의심의 눈총을
기꺼이 함께 감수한 용기.
그 영혼에게 가해지는 외력의 실체를 알고는
무작정 돌진할 수 있었던 용기.
금이 쩍쩍 간 음침하고도 육중한 건물의 계단을
올라가기에 엄두가 나지 않았음에도,
게다가 참혹한 진실을 알았음에도
무자비한 주먹을 받아냈던 용기.
위악의 절규로 자신을 떨쳐내려는 영혼을
단호하게 다시 잡아줄 수 있었던 용기.
치사하고 비겁한 불의에 주먹을 날릴 수 있는 용기.
그런 동훈의 용기에
마침내 지안이 응답합니다.
상무후보 자격심사를 위한 청문회,
동훈을 궁지로 몰기위한 상대측의 악의적 의도에 몰려
지안은 뜻하지 않게 발언석에 앉습니다.
여기 그녀의 발언이, 이야기가
아니 용기있는 고백이 있습니다.
"배경으로 사람 파악하고
별 볼 일 없다 싶으면 빠르게 왕따시키는 직장문화에서
스스로 알아서 투명인간으로 살았습니다.
회식 자리에 같이 가자는 그 단순한 호의지만
박동훈 부장님한테 처음 들었습니다.
그 분을 좋아합니다. 존경하구요.
무시와 천대에 익숙해져서
사람들한테 별 기대도 하지 않았고
인정 받으려고 좋은 소리 들으려고
애쓰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잘 하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어쩌면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오늘 잘린다해도
처음으로 사람대접 받아봤고
어쩌면 내가 괜찮은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해 준
이 회사에게, 박동훈 부장님께 감사할 겁니다.
여기서 일했던 삼개월이
21년 제 인생에서 가장 따뜻했습니다.
지나다가 이 회사 건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고
평생 이 회사가 잘 되기를 바랄 겁니다."
우리는, 아니 최소한 저는
누군가를 변호하기 위해 그것도 공개석상에서
이토록 진솔하고 용기있게 말해 본 기억이 없습니다.
동훈과 지안의 용기는
그들에게서 그치지 않습니다.
십년 전 잘못에 대해 기훈이 보여 준
진심어린 사죄의 용기,
그 사죄를 눈물로써 받아들여 준 유라의
진심어린 용서의 용기.
기훈의 뺨을 힘차게 때린 후
그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쏟아내는
회한과 용서의 눈물.
이준익 감독의 2008년작 [님은 먼 곳에]를
기억하십니까?
자신을 버리고 전쟁터로 도망친 남편을 찾아
베트남 전장으로 뛰어들어
천신만고 끝에 남편을 만난 후
'순이(수애)'가 상길의 가슴을 마구 때리며
흘리던 눈물이 떠올랐습니다.
그 때 흐르던 'Danny Boy'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12화는 유독 아름다운 시퀀스가 많았습니다.
지하철 막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달려가는
동훈 일행과 지안의 활기찬 전력 질주,
그리고는 동훈과 지안의 대화...
"너 나 왜 좋아하는지 알아?
내가 불쌍해서 그래.
니가 불쌍하니까
너처럼 불쌍한 나 끌어안고 우는 거야."
"아저씨는 나한테 왜 잘해 줬는데요?
똑같은 거 아닌가?
우린 둘 다 자기가 불쌍해요..."
지안을 집으로 데려다주는
후계동 패밀리의 따뜻한 동행(同行)...
청록색을 중심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잡아내는
카메라의 따뜻한 시선.
정희가 지안에게 팔짱을 끼며 말을 겁니다.
"우리도 아가씨같은 이십대가 있었어요."
"전 빨리 그 나이 됐으면 좋겠어요.
인생이 덜 힘들 거잖아요."
지안이 집에 들어간 후 정희가 말하죠.
"생각해보니 그렇다.
어려서도 인생이 안 힘들지는 않았어."
윤희에게는
아무리 씻어내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는
지긋지긋한 과거와 추억의 찌꺼기처럼 느껴질
후계동 패밀리는, 실은
혼자서는 이 세상의 외력에 맞서기 힘든
상처입은 영혼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연대의 공간입니다.
이제 그 공간에 지안이 편입될 수 있다면
그 연대는 언젠가부터 단절된 두 세대를
다시 이어줄 수 있겠죠.
그리고 그 연대의 중심엔
처연하지만 아름답고 눈물 많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정희가 있습니다.
언제나 그대로인...
"그대로더라..."
광일이 지안을 찾습니다.
"좋아하니까 때렸겠니? 미워하니까 때렸지.
"그래서 미운 마음이 풀리디?"
"마음이 왔다갔다 한다.
확 죽여버릴까, 그냥 내가 죽어버릴까..."
미움의 끝에서 허무를 목격한 광일의 뺨에도
뜨거운 눈물이 흐릅니다.
반면,
왜 여자들이 박동훈을 좋아하는지 알 수 없고
박동훈 주변 여자들은 왜 다 이 모양 이 꼴일까,
탄식하는 준영은
자격지심과 질투와 욕망의 끈에 몸이 묶인 채
오래도록 허우적거릴 것입니다.
청문회를 마치고
동훈과 지안이 모처럼 술집에서 마주 앉습니다.
"용감하다.
근데 나 그렇게 괜찮은 놈 아냐."
"괜찮은 사람이에요. 엄청.
좋은 사람이에요. 엄청..."
윤희에게 사망선고를 받았던 동훈의 영혼이
지안의 용기있는 위로로
구원을 받습니다.
그리하여 동훈의 얼굴에 돌아오는
쓸쓸한 미소...
그 미소를 바라보는 지안의,
마치 모든 걸 초월한 듯 보이는
알 수 없는 눈빛...
그리고 이제
동훈과 지안, 기훈과 유라, 정희와 겸덕,
더불어 윤희, 준영, 광일이 끌어안은
마음의 지옥은
고스란히 우리의 형벌이 되어
보름 가까운 시간
우리의 마음을 애타게 하겠죠.
그래도 기다릴 겁니다.
그들의 남은 이야기들을,
또한 우리들의 못다한 이야기들을...
보고나면 정서적, 심리적으로 탈진되어
몇 일을 끙끙 앓을 지라도
마치 정희네 들르듯 부족한 글을 찾아와
쓸쓸하고 허허로운 마음을 나누고 싶어하는
우리의 불쌍한 동훈과 지안들을 위해서라도
꿋꿋이 기다리겠습니다.
그것이 저의 용기입니다...
댓글
  • 회계사 2018/04/27 07:22

    2주 기다려야 ㅜ

    (RSka1U)

  • 올해여친꼭 2018/04/27 07:23

    워 2주

    (RSka1U)

  • 수국과역 2018/04/27 07:27

    [리플수정]이젠 드라마를 보면서 혁명전야님이 이번화는 어떤 리뷰를 그리실까...생각합니다.
    참 별일이지요.
    드라마가 뭐길래.
    그냥 재미있다.재미없다. 로 채널을 돌리던 제가 대사 하나하나에 아파하며 공감하며 깊이 몰입해서 ...심지어 기다려지기까지.
    혁명전야님의 리뷰가 적어도 저 한사람은 변화시키신것 같네요.

    (RSka1U)

  • 초오록물고기 2018/04/27 07:27

    이 드라마의 매력은 등장인물들이 내뱉는 대사들이 한몫 한다고 생각됩니다... 대사 한마디에 울컥하게 만드는 드라마 나저씨가 처음이네요....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07:29

    회계사, 올해여친꼭// 그깟 2주일, 기다려줍시다. ㅠㅠ

    (RSka1U)

  • 노멀한녀석 2018/04/27 07:32

    지난화에서 산사에서의 겸덕과의 대화가 그랬고
    이번화에서는 지안의 고백과 술집에서 나눈 짧은 대화가 제게 큰 울림을 주더군요.
    이제 2주를 기다려야하는데 ㅜㅜ
    그래도 당첨될 걸 알고있는 로또를 쥐고있는 마냥 기다려야겠습니다
    역시나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07:33

    수국과역// 제 리뷰가 수국과역님을 변화시켰듯 수국과역님을 비롯한 몇몇 분들의 따뜻한 공감과 뜨거운 응원이 저를 변화시겼음은, 모르시겠죠... 이번 주 리뷰는 감정적 소모가 커서 참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끝내니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뵌 적은 없지만 따뜻한 마음 고스란히 전해받고 있음을 기억해 주십시오...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07:34

    초오록물고기// 저도 처음이랍니다. 정말 처음이랍니다. 내가 평론가도 아니고 모니터 요원도 아니건만...ㅠㅠ

    (RSka1U)

  • 양미옥특양 2018/04/27 07:35

    글쓴님의 리뷰를 보고 복습을 하면 처음 봤을때와는 또다른 깊은 울림을 얻게 됩니다. 늘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07:35

    [리플수정]노멀한녀석// 이른 아침부터 부족한 글 찾아주시고 착한 마음 나누어주셔서 제가 훨씬 더 고맙습니다...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07:36

    [리플수정]양미옥특양// 안녕하셨죠. 댓글 남기지 않고 가셔도 읽어주시는 것 알고 있습니다. 오늘 달아주신 짧은 글이 제게 많은 위로와 용기를 줄 겁니다...

    (RSka1U)

  • 허리케인죠 2018/04/27 07:40

    놓치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던 사실들을 혁명전야님 리뷰를 통해서..."아 그런거였었지..."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어제 지안이 연설은 여인의 향기의 알파치노 연설에 버금가는 울림이었습니다.

    (RSka1U)

  • 허리케인죠 2018/04/27 07:40

    눈 뜨자마자 이글부터 봐서 참 기쁘네요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07:44

    [리플수정]허리케인죠// 백퍼 공감합니다. 감히 그 누구의 연설이 지안의 연설만큼 울림을 줄 수 있을까요. '여인의 향기'에서의 '알 파치노'의 연설은 거의 외운답니다. 좋은 댓글 달아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참 많이 고맙습니다...

    (RSka1U)

  • 웃으며간다 2018/04/27 07:55

    혁명전야// 연대를 느낀 지안은 이제 자신의 21살로 돌아가서 고개를 숙이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상대들의 일상적이고 사소한 진심을 액면 그대로 화답하는 말요.

    (RSka1U)

  • 수국과역 2018/04/27 07:57

    2주...마냥 기다리기에는 너무 긴시간이네요.
    혹...주제 넘지만 혁명전야님께 부탁하나 드려도 될까요?
    허리케인죠님의 댓글을 읽고 문득 든 생각인데...
    영화 여인의 향기...리뷰를 감히 청해봐도 될는지요?
    시간이 허락하신다면...박하사탕도...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08:04

    웃으며간다// 네 맞습니다. 세상으로부터 도피하던 어둠 속의 지안은, 이제 환한 세상의 품으로 힘차게 날아갈 겁니다. 독백을 대화로 바꾸고 진심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줄 알면서요...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08:06

    수국과역// 담주 중간에 나의 아저씨 중간 총정리 리뷰 잘 다듬은 글로 쓰려고 합니다. 박하사탕 리뷰는 이창동 감독 리뷰에 짧지만 들어있고 여인의 향기 리뷰는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습니다.^^

    (RSka1U)

  • 수국과역 2018/04/27 08:13

    혁명전야// 긍정적 검토...ㅎ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08:16

    수국과역// 네 수국과역님... 행복하고 평화로운 주말 보내세요.^^

    (RSka1U)

  • 20.Asensio 2018/04/27 09:12

    13회 예고만봐도 궁금한데 2주라니 ㅠㅠ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09:17

    20.Asensio// 그러게요 ㅠㅠ 그래두 기다려야죠. 남북정상회담 응원하면서! ^^

    (RSka1U)

  • 필쏘굿 2018/04/27 09:49

    좋네요. 어제 보고 나서 혁명전야 님 리뷰가 뜨기를 기다렸는데, 출근 후 보니 너무 좋습니다. 이주간의 달콤한 기다림을 생각하며 원래 1주일에서 금요일이 제일 기다려 졌는데 지금은 젤 허탈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10:06

    필쏘굿// 하루지만 안녕하셨죠? 가능한 빨리 글 올리려 했습니다. 담주에 결방이지만 조금 다른 관점에서의 리뷰로 허전함 달래드리겠습니다. 행복하고 평화로운 주말 보내세요.

    (RSka1U)

  • cieletoile 2018/04/27 12:34

    불펜이란곳을 알고난 뒤로 엘지가 야구 잘 하는 한게보다
    나저씨 같이 보고 리뷰 읽는 불펜이 더 좋은건 처음입니다

    (RSka1U)

  • 생마늘주스 2018/04/27 12:43

    이 드라마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위로를 말한 것 같아요.
    "괜찮은 사람이에요. 엄청. 좋은 사람이에요. 엄청"
    우리가 바보 같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바보가 아닌 실제로는 엄청나게 괜찮고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 같아요.
    저는 이제 강윤희와 박동훈의 해결방식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용서를 빌어도 받아도 아무것도 남지 않은걸로 보여요. 강윤희가 박동훈의 삶을 이해했어도 박동훈의 내력은 강윤희가 아니니깐요.
    이제 박동훈의 내력은 이지안으로 보여요. 물론 이지안의 내력은 박동훈이겠죠. 외력이 망가지더라도 내력이 괜찮으면 무너지지 않으니깐요.
    이제 어떻게 그 둘의 내력을 만들어갈까 궁금해져요. 내력을 보강하는 방법은 다양하니깐요.

    (RSka1U)

  • 달빛청년 2018/04/27 14:16

    어떻게 이렇게 매회마다 드라마가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까요? 저는 12회가 역시나 참 좋았습니다. 사망선고를 받았던 박동훈이..... 엔딩씬에서 이지안에게 위로받을때... 마치 제가 위로받은 것처럼...고맙고 따뜻했습니다... 기훈의 고백은 새삼 이 작가에게 놀라지 않을 수 없더군요. 어쩌면 이렇게 사람 마음을 꿰뚫을 수 있을까요. 아마 우리 모두 역시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기 위해 누군가에게 짜증을 내고 남탓을 해본 적 있을겁니다. 정말 상황 하나하나가 보고 있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혁명전야님 리뷰 늘 감사합니다. 요즘은 혁명전야님의 리뷰를 보고 싶어서 과거 혁명전야님이 쓰셨던 리뷰의 영화를 찾아 봐볼까 생각중입니다. 영화를 보고 리뷰를 찾는게 아니라 리뷰를 보기 위해 영화를 찾는 상황이 되버렸네요 ㅎㅎ그만큼 혁명전야님 리뷰의 팬이 되버렸습니다. ^^

    (RSka1U)

  • 생마늘주스 2018/04/27 15:21

    혁명전야님 글 볼때마다 정말 필력이 부러워요. 저도 님처럼 글 잘썻으면 좋겠어요.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15:23

    cieletoile// 예전에는 10대0 으로 지고 있어도 LG야구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2대1의 긴박한 상황이라도 수요일, 목요일만큼은 9시30분이면 정확히 채널을 돌립니다. 예전에는 이기는 날, 하일라이트를 무한반복했습니다. 지금은 나의 아저씨 재방만을 무한반복합니다. 그래도 트윈스 성적이 좋아 다행입니다. 어쩜 트윈스도 동훈이를 닮았는데...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15:32

    생마늘주스// 물론, 윤희의 외도는 잘못입니다. 외도의 대상이 준영이었음은 치명적 잘못입니다. 한 사람의 영혼을 죽인... 그래도 그래도 동훈의 시점을 조금은 걷어내고 윤희의 시점을 조금만 집어넣을 수 있다면, 윤희의 외로움에 조금만 눈길을 줄 수 있다면, 동정과 이해와 용서의 여지가 아주 조금은 있다고도 봅니다. 물론 선택은 동훈의 몫이겠죠. 그러나 지안으로 인해 점점 성장하고 있는(그 역도 성립합니다) 동훈을 고려해본다면 결국 동훈은 윤희를 끌어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또 바보처럼' 일 지라도...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15:36

    생마늘주스// 동훈을 좋아한다는 지안의 고백에 "그래도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며 무너지는 윤희의 모습은 진실로 보였습니다. 제 눈엔... 대사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의 의미를 놓고 이렇게 많은 해석의 여지를 주고 이렇게 큰 감정의 격랑을 일으키는, 이 작품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급하게 쓰느라 정제되지 않은 졸문입니다. 그래도 칭찬해주시고 추천해주셔서 참 많이 감사드립니다.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15:42

    달빛청년// 9화 10화를 지나 11화, 12화에 이르면서 이 훌륭한 작품은 이제 감정과 여운의 쓰나미 속으로 등장인물들과 시청자들을 몰아붙이네요. 후유증이 정말 큽니다. 맞습니다. 우리들은 한번쯤 자신의 모자름에 대해 다른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몰아세워 도망친 적이 있죠. 그래도 십년 전의 일인데, 어쩌면 정서적 공소시효가 끝났을 일인데 진심을 다해 사죄하는 기훈의 용기는 참 멋졌습니다. 권나라 배우의 우는 연기는, 캐릭터와 일체가 되어 우는 모습은 아주 많이 슬픕니다. 이렇게 연기 잘 할 줄 몰랐습니다.

    (RSka1U)

  • 문데써 2018/04/27 15:48

    밥 좀 사주죠. 착하다. 나같아도 죽여. 뒷통수 한대만 때려줄래요. 좋아서. 보고 싶어서 기다렸어요. 또 뭐 있죠? 아 미치겠슴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제가 이거 보게 리뷰 써 주셔서.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15:48

    달빛청년// 맞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곧 우리들의 이야기겠죠. 그들을 통해 우리는 위로를 받고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 봅니다. 그게 작가의 의도이며 그 의도는 완벽히 성공하고있죠. 감정의 소진 속에서도 서둘러 리뷰를 써야한다는, 행복한 강박의 원인 제공자들 중 달빛청년님의 몫이 적지 않습니다. 제 리뷰들 중 마음을 많이 끄는 글이 있다면 한 번 찾아보세요. 일주일 결방의 공허함을 조금은 채우실 수 있을 겁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15:50

    문데써// 이전 리뷰에 가능한 많이 기록해두었지만, 대사 거의 전부 다라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제 리뷰가 훌륭한 작품으로 인도했음이 기쁘고 보람됩니다...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16:13

    생마늘주스// 동훈과 윤희 사이에 존재하는 내력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동훈의 숙고와 성찰이, 윤희의 진정성있는 참회가 그 내력을 복원시킬 여지도 아직은 남았다고 보구요. 두고 봐야겠죠. 남은 회차에 있어 동훈과 지안의 관계 못지않게 동훈과 윤희의 관계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 부분입니다. 생마늘주스님 생각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좋은 의견 감사드리구요.

    (RSka1U)

  • 생마늘주스 2018/04/27 16:14

    [리플수정]혁명전야// 댓글이 삭제되었네요? 먼지 모르겠어요.
    내력이 존재하느냐의 아니냐의 문제같아요. 전 볼때마다 강윤희와 박동훈의 관계는 이미 사라졌다는 느낌만 들었거든요. 이제 박동훈은 재건축해야 하는 시점 같은데 혁명전야님 글을 다시보고 일리가 있는 글이에요.
    13화가 왜 2주뒤일까 아쉬움만 드네요.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16:16

    [리플수정]생마늘주스// 실수로 지우신 것 같네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생마늘주스님 생각에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행복하고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RSka1U)

  • 킹르브론 2018/04/27 19:11

    오늘도 불펜의 정희네 놀러왔습니다.^^
    글 한잔하러..ㅎㅎ
    이제는 드라마 보고나서 혁명전야님의 리뷰까지 읽어야 완전히 다 본 것 같습니다.
    12화는 용기라는 주제로 들여다볼 수 있었군요.. 생각도 못했는데..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항상 더 깊이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게 해주셔서 좋은 글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2주가 정말 고역이겠네요.. ㅜㅜ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19:25

    킹르브론// 본문 중 '정희네' 언급이 르브론님 댓글에서 비롯된 거 아시죠?^^ 12화도 정말 역대급이었습니다. 마지막회라고 해도 좋을 만큼 밀어붙이더군요. 더 나은 퀄리티의 마무리를 위한 충전의 시간이니 힘들지만 기다려야하겠죠. 행복하고 평화로운 주말 보내세요.

    (RSka1U)

  • 삼송라이온즈 2018/04/27 21:56

    잘 읽었습니다. 원래 드라마 보면 다시 안보고 싶은데 이 드라마는 계속해서 다시 보고 싶네요. 끝난 직후 네이버 티비에서 한번 보고 꼭 혁명전야님 글 검색해서 다시 읽고.... 지금은 다시 정주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4회가 남았지만 벌써 저의 올타임 no1 드라마입니다!!!

    (RSka1U)

  • 혁명전야 2018/04/27 22:35

    삼송라이온즈// 제겐 이미 8화 지나면서 올타임베스트 넘버원! 행복하고 평화로운 주말 보내세요.^^

    (RSka1U)

  • 락시 2018/04/28 01:01

    드라마 보고 이 리뷰까지 읽어야
    제대로 본 거 같네요 이제

    (RSka1U)

  • HanSolo 2018/04/28 02:05

    누가 누구를 위해 희생을 하는데? 나를 위해 살자. 뻔뻔하게...이렇게 대사 하나하나에 감정이입이 되었던 드라마가 앞으로 또 있을까...

    (RSka1U)

  • 킹르브론 2018/04/28 02:48

    혁명전야// 네 왠지 그런 것 같았네요.ㅎㅎ
    그 표현이 흡족하셨던 거 같아 기분좋네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RSka1U)

  • 로또콩등 2018/04/28 06:34

    리뷰 이제서야 봤습니다.
    근데 어제 11화 12화 달리고 하루종일 우울했어요.
    곱씹을 대사도 너무나 많기도 했는데 마지막 끝맺음에서 슬픔이 몰려오더라구요.
    정신이 약간 찌질해진 상태로 어제 글을 남기긴 했는데 지금은 회복됐습니다. 역시 잠의 위력은...^^b
    동훈을 인간 대 인간으로서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자기를 지탱해준 그 사람이 힘겨워할때
    자신도 동훈에게 받았던 것처럼 옆에서 잡아주고 싶고 기운차리게 하고 싶지만...
    당장은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직접 마주친 지안에게 스며드는 슬픔...
    대놓고 표현할수가 없기에 동훈만큼이나 속으로 감내해야하는 지안의 아린 고통...
    작가가 참...나쁘죠...
    어지간하면 작게나마 힐링포인트를 던져놓고 밥을 먹으러 낚시터를 잠시 비울만도 한데
    동훈과 지안의 씁쓸한 감정들을 너무 직설적으로 던져놓고 나가버려서...
    그것도 내일 방송이 있는게 아닌 하필 결방이 예정되어 2주를 기다려야하는 타이밍에...

    (RSka1U)

  • 웁쓰 2018/04/28 10:49

    12화를 지금보고 리뷰정독했습니다.
    매회마다 소위말하는 역대급 드라마가
    되는것 같습나다.
    큰숨소리 기침한번없이 나의아저씨에 빠졌었네요.
    전 기훈이 자신의 비겁했던 과오를
    유라에게 고백하고..
    그고백을 정희네에서 울면서 용서하는게 좋았습니다. 다른 메인스토리는 리뷰에 다 있어서 생략하구요..그장면에서 정희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비와 외로움..참 디테일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정희가 이게 끝이 아닌것
    같다고..하는말..정희의 과거에서부터
    현재의 모습을 대변해주는거 같았습니다.
    본가에 와이프랑 아들이랑 오후에 갈예정인데...즐겁게 다녀오겠습니다.
    어버이날에 못뵈어서 갔다옵니다.
    항상 물가에내논 자식마냥 걱정하시는
    엄니한테가서 어린양좀 부리다 오려구요.
    주말잘보내십시요. 리뷰감사합니다.

    (RSka1U)

  • 혁명전야 2018/04/28 15:13

    락시// 항상 읽어주시고 항상 추천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RSka1U)

  • 혁명전야 2018/04/28 15:15

    HanSolo// 맞습니다. 간결하면서도 깊은 의미를 가진 대사 하나하나를 곱씹게 만들죠. 행복하고 평화로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RSka1U)

  • 혁명전야 2018/04/28 15:16

    킹르브론// 흡족한 정도가 아니라 감격의 수준이랍니다.ㅠ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르브론님...

    (RSka1U)

  • 혁명전야 2018/04/28 15:22

    로또콩등// 나의 아저씨가 방영된 수욜, 목욜밤을 합쳐서 네 시간을 채 못 잡았습니다. 그리고 어젯밤 죽은 듯이 열두시간을 자고 방금 전 일어났습니다. 죽었다가 다시 부활하듯...ㅠㅠ 정말 잠의 위력이란... 맞습니다. 작가 참 나쁩니다. 자기는 자리를 비우고 남아있는 우리들은 의미와 여운을 곱씹으며 빈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네요... 그냥 드라마에 불과할 뿐이라고,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하다라고 생각하면 그만일텐데, 왜 그게 안되는지...ㅠㅠ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주말 보내세요, 로또콩등님...

    (RSka1U)

  • 혁명전야 2018/04/28 15:30

    웁쓰// 안녕하셨죠.. 드라마가 방영되는 80분 동안 숨조차 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훈과 유라 부분은 참 울림이 컸습니다. 그들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쓰고 싶네요. "웬지 이게 끝이 아닐 거 같다"라는 정희의 대사도 의미심장하죠. 이 복선이 부디 아름답고 행복한 결말로 그녀를 이끌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때 음악이 '비와 외로움'이었군요. 당장 찾아서 가사 음미하며 제대로 들어야겠습니다. 나의 아저씨는 이렇게 우리들을 변하게 하는군요. 동훈을 지켜보며, 그에게 몰입하며 우리들도 좀 더 동훈같은 사람이 되고싶게 하죠.

    (RSka1U)

  • 혁명전야 2018/04/28 15:32

    웁쓰// 부디 어머님,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 함께 하시면서 따뜻한 말씀들 많이 나누시길 바랍니다. 파이팅!...

    (RSka1U)

  • 웁쓰 2018/04/28 18:38

    혁명전야// 고향에 내려오니 좋네요.
    거제도의 바닷내음 갯내음이 어떤이에게는
    싫을수도 있겠지만 제겐 엄마품같은
    그런 향이네요.^^;;
    감사합니다.
    원곡은 바람꽃의 비와 외로움인데
    어제 배경음악으로 나온곡은 리메이크곡
    같은데 누가 부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즐거운 주말보내세요.

    (RSka1U)

  • 혁명전야 2018/04/28 19:46

    [리플수정]웁쓰// 아름다운 고향을 가지셨군요. 그 갯내음을 어느 누가 싫어할까요... 알던 노래더군요. 계속해서 행복하십시오. 파이팅!

    (RSka1U)

(RSka1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