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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전공하고 상업사진을 찍는데 라이카를 씁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사진일 하다가 뉴욕에서 사진 전공하고 미국에 남아서 사진일 하는 사람입니다.
니콘 캐논 플래그쉽, 디지털백, 필름 중형, 대형을 다 사용했고, 개인장비로는 니콘 사용하다가 얼마전에 거의다 정리했습니다.
니콘 정리한 이유는 라이카가 제 촬영 용도에 맞기도 했고, D850, 소니 A7R3 고민하다가 그냥 중형으로 갔습니다.
후지랑 핫셀 고민하다가 후지로 갔는데 후지는 사진찍는 사람이 사진을 찍기 위해 만든 느낌이었고, 핫셀은 그냥 예쁜거 좋아하는 취미저격용 장난감
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핫셀이 필름이나 디지털백은 안그랬는데 디지털 크롭바디가지고 장난 좀 치더니 좀 이상해졌어요.
각설하고..
눈팅하다가 재미있는글들이 있어서 몇자 적습니다.
라이카 논란이 생기면 항상 뜨는 몇가지 이슈들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라이카카 비싼이유는요.
인건비 비싼 독일에서 수작업 생산하고, 라이카가 아니면 안되는 기능을 보유한 카메라가 라이카 밖에 없어요.
그걸 지들도 알아서 가격을 높게 받는데 구매자들이 그래도 구매를 해요. 얼척 없는 가격이라도 구매를 해요.
솔직히 성능은 떨어집니다. 매우 떨어집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성능이 떨어지고 비싼대도 라이카의 특성이 정말 필요해서 라이카를 사용하는 분들이 많지 않아요.
그냥 내가 좋아서, 여유되서 쓴다하면 될걸 자꾸 포장을 하고 논리적인 이유를 찾으려고 해요.
그러다보면 시비가 붙죠.
질문이 순수하지 않아도 좋아요. 반대로 정말 순수하면 어쩔거고, 순수하지 않으면 어쩌겠어요.
자..그리고 말이죠. 캐논의 사골센서, 니콘의 색감과 함께 고정적으로 돌아오는 라이카의 가성비..
장비사이트에서 가성비로 논쟁이 시작되는거 부터가 양쪽 다 웃기는 상황인겁니다.
사실 캐논의 사골센서와 핀, 니콘의 색감논쟁도 말도 피식 하는 논쟁들입니다. 라이카의 가성비도 마찬가지에요.
사진을 취미로 한다면 다 부질없고 얼마나 무의미한 얘기들인지 이해하실거에요.
장비가 취미라서 나오는 문제들입니다.
1. 라이카 M 바디를 상업사진에 사용하지 않는다?
"상업사진에서는 안쓰죠", "상업사진에 사용하라고 만든 카메라가 아닙니다"
아닙니다. 상업사진에 사용합니다. 저 말고도 라이카 M바디로 상업하는 포토그래퍼들 많이 봤습니다.
패션사진을 촬영하는 현장에 D5, M10들고 가서 90%를 M10으로만 찍었습니다.
이 사진들이 라이카 M10으로 찍은겁니다.
L1000811_1.jpgL1001152_1.jpgL1000657_1.jpg
다만 사진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투자대비 결과물을 생각합니다. 가성비랑은 약간 다른 개념입니다.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내줄 수 있는 수준의 장비면 그 중에서 가장 합리적인 장비를 구매하는것이죠.
이를태면 내가 꼭 필요한 화소가 1억화소인데 이건 페이즈원이을 써야하네? 그럼 쓰는겁니다.
반대로 내가 필요한 기능은 2000만 화소 언저리에 줌렌즈네? 선택지가 널려있죠.
일단 취미로 하다가 스냅, 쇼핑몰 찍으시는분들말고 제대로 스튜디오 어시를 하거나(물론 스냅하시는분들 중에서 스튜디오 어시,
전공 하다가 하시는분들 많이들 계시고 그 분들은 제가 말하는거랑 비슷하게 장비 구성을 가져갑니다) 전공을 하고 사진일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 주력 화각 하나 빼고는 단렌즈 중에서 1.8 단렌즈를 사용합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상업사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조리개는 5.6, 8, 11 이거든요. 5.6 도 잘 사용안합니다. 보통 8, 11입니다.
여담으로 캐논 1ds 라인 사라졌고 니콘 x 바디 사라졌죠.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데 플래그쉽급의 성능이 필요가 없어요.
플래그쉽을 만들면 무조건 800만원 언저리에서 판매가 되는데 어지간한 스튜디오에서 출시 될때마다 바디 교체하기 힘들거든요.
게다가 내가 필요로 하는 성능만 충족되면 구지 바디를 바꿀 이유가 없죠.
열심히 프레스에 열올리면서 스튜디오 플래그쉽 깔짝대다가 어느날 눈을 돌려보니 스튜디오쪽 바디는 도무지 바꾸지를 않는겁니다.
캐논 니콘 둘다 그걸 캐치했는데 사골센서로 능력이 떨어지는 캐논은 누가봐도 프레스 바디인데 통합바디라는 dx 라인으로 갔고
니콘은 D800 계열을 내놨습니다. 그러던 중 소니가 A7r 계열로 튀어나오기 시작하면서 큰 변수가 생긴거에요.
2. 가성비가 최악이다?
맞습니다. 가성비 최악입니다.
근데 적어도 SLR클럽에서는 가성비 얘기가 나오면 곤란합니다.
뉴욕에서 사진을 전공하면서, 졸업 후 미국에서 사진일을 하면서 놀란점은 미국 작가들 중에는 대다수가 플래그쉽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반면에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 작가들은 대부분이 플래그쉽입니다. '가오가 있어야 한다' '뽀대로 먹고들어간다' 라는 말 참 많이 들었습니다.
SLR 클럽에 라이카를 가성비로 비난하는 분들 보면 대부분 플래그쉽에 각 제조사 최고 가격 단렌즈는 물론이고 대포까지 가진분들 수두룩합니다.
'사진'을 취미로 하는데 있어서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바디는 니콘 D700, 캐논 5D MK2 입니다. 그 이상의 성능과 화소는 취미 영역에서 사치에요.
어차피 인화도 거의 안하거니와 그나마도 인화할때 업체에 주문하시고 대형인화는 안하는걸요.
10연사 이상 가지고 뭐 어디다 쓰실건데요. 미국에서도 유명한 스포츠 포털 포토그래퍼들 주 장비가 D4 입니다.
D5나 1dx mk2 가 보여서 얼굴 보면 다 한국에서 출장온 기자들이에요. D2h 가지고 메이저리그 찍어서 밥벌어 먹는 사람도 봤어요. 작년에요.
포토샵에서 100% 확대해서 '오오 디테일 죽여줍니다' 하는거 솔직히 웃겨요.
사진전가서 돋보기로 들이대고 사진 보는 분들 아직까지 본적 없습니다.
여기에 사진을 취미로 하다보니 전시도 하고 싶고, 고화소가 필요한 분들은 D800 정도면 차고 넘치는 바디가 되죠.
머리로는 무슨 바디인데, 그래도 플래그쉽에 손에 갑니다.
써보면 알아요.
손맛이 달라요.
아니에요. '사진'이 취미시면 머리로 생각하신거 따라가면 됩니다.
마음에 드는거 따라가는 순간 누가 누굴 욕해요. 다 똑같은 상황이고 똑같은 사고에 의해서 구매한걸요.
솔직히 D5 감도 100은 D800e 보다 못해요. 저 바디 두개 운영 할 때 A컷 촬영이나 뷰티컷은 D800e로 갔어요.
근데 각 포럼 가보면 플래그쉽 글들 정말 많습니다. 1.2 또는 1.4 단렌즈 찬양글도 정말 많고요.
이미 취미영역에서 플래그쉽과 최고급 단렌즈 사용하는 상황에서 누구도 가성비를 운운할 입장은 아니라는 겁니다.
미국에서 D5 신품이 $6500 정도 합니다. M10은 $6900 이면 신품을 구하네요.
자 앞에서 말씀드렸죠. 취미하시는분들이 플래그쉽 집어드는 순간 가성비를 논할 단계는 아니에요.
그렇게 떨어지는 성능에 그 가격을 주고 라이카를 사냐? 내가 좋으면 사는거죠.
겨우 그런 사진 찍으려고 그 돈주고 플래그쉽 쓰냐고 하면 뭐라 할까요. 니콘 캐논 소니도 좋아서 쓰는거고 라이카도 좋아서 쓰는거죠.
능력 되니까 플래그쉽 쓰는거고, 능력 되니까 라이카 쓰는거죠.
다 자기 만족입니다. 내가 만족하면 그만입니다. 남이사 가성비라하건 뭐라하건 그냥 내가 만족하면 그만이에요.
사진 취미가 아닌 사람들이 보기에는 카메라 성능 이딴거 1도 관심 없습니다.
취미에 300만원짜리 카메라 700만원짜리 카메라 사용한다그러면 겉으로는 "와 대단하세요"
하고는 속으로는 '이런 미친놈을 봤나' 할겁니다.
우리 살아가는 모습이 가성비랑은 한참 먼데 무슨 가성비로 라이카를 공격을 하고, 라이카 쓰는 분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명품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백부터 자동차까지 온갖 비유를 가져오시는데..
가성비 찾는분들 지금부터 라면만 드세요. 먹고 사는데 라면이면 충분하고 최고의 가성비죠.
옷은 시장에서 흰티 만원에 세장 팔아요. 남들 보기 흉하지만 않게 몸만 가리면 되죠.
신발은 발 다치지만 다치지만 않으면 그냥 쭉 신으시고요. 뭘 계절마다 트렌드에 맞게 바꿔신나요.
와이프랑 애 둘 있어서 방 한칸에서 옹기종기 모여 잘 수 있으니 큰집 필요 없죠. 비바람만 막아주면 되죠 뭐.
차는 티코만 되도 충분할겁니다. 아니 지하철 버스 있는데 애초에 운영비 드는 차가 왜 필요해요.
라이카 쓰는 분들은 그냥 내가 좋으니까 쓰는겁니다.
지인중에 예쁜 차를 사고 싶은데 주변에서 말리더랍니다.
딱 두개 물어봤습니다. 그 지인들 중에 돈 보태주는 사람 있어요? 그 예쁜차가 갖고 싶은데 능력이 되세요?
첫번째 질문에 대해 아니라고 했고 두번째 질문은 그렇다고 했습니다. 맘 편하게 사라고 했죠.
3. 모든 카메라는 목적이 있습니다.
저는 사진을 전공하고 업으로 하는 사람치고는 특이하게도 장비에 관심이 많아서 정말 수많은 장비를 사고 팔았습니다.
D4와 D800e를 놓고 고민을 하다가 D800e를 남겼는데 그 이후 한번도 바꾸지 않고 남아있는 디지털은 D800e, 24-70 구형입니다.
전시를 하기때문에 고화소가 필요했고요. 어디든 들고 다녀야 했기에 디지털 백보다는 DSLR이 필요했습니다.
스포츠나 조류를 찍어서 돈벌게 아니라서 플래그쉽이 필요가 없었죠.
어차피 찍는 사진이 도시, 아니면 조명치고 찍는 인물, 패션이었으니 플래그쉽은 사치였습니다. D800e 이후로 디지털 바디를 산건
리코 GR이 전부였습니다.
D800e로는 이런 사진을 찍었습니다.
_DSC6173+as+Smart+Object_1.jpg
그러던 어느날 메이저리그 촬영일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D5, AF-s300mm vr1을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활용했습니다.
_DSC3878+as+Smart+Object_1.jpgDSC_5599+as+Smart+Object_1.jpg_DSC8258.jpg_DSC8032+as+Smart+Object_1.jpg
물론 D5 패션도 찍고 웨딩도 찍고 뭐 다 찍었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밸런스 잘맞는 편안한 카메라는 처음이었어요.
근데 메이저리그 촬영일을 안하게 되면서 팔았죠.
그럼 라이카의 가치와 라이카로는 무었을 찍을 수 있나요?
라이카는 기동성이 좋고요.
크기가 작습니다.
피사체를 편안하게 해줍니다.
솔직히 카메라가 예뻐서 사본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근데 와이프가 라이카 예쁘다고 안쓰게되면 그 금액만큼 저한테 주고 본인이 쓰겠다네요.
예쁘다 하면 그런가보다 합니다. 근데 디자인이라는건 취미에서 매우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라이카의 가치로 디자인도 넣을게요.
수많은 프로 모델들과 카메라가 익숙한 인물들을 촬영했지만
프로모델들 조차도 적게는 5분에서 길게는 1시간까지 몸이 풀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카메라 앞에서 긴장하는 사람도 많고요.
프로 모델들이라 그래봤자 다 10대 중후반에서 20대 초반이에요. 당연히 긴장되죠. 라이카로 촬영을 하게 되면 일단 긴장하는게 덜한게
눈에 띄게 보입니다. 말도 많아지고요. 그래서 아직도 많은 스트릿 포토그래퍼들이 라이카를 사용하는 강력한 이유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존 포커싱뿐 아니라 그냥 사람들이 인지를 하기 힘들고, 인지해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요.
생각해보세요. 플래그쉽들고 다니면 정말 눈에 크게 띕니다. 아니 들고 다니는거 자체가 노동이에요.
아무것도 아닌 모델과 개인작업 촬영 하는데 플래그쉽에 프로포토 놓고 뉴욕에서 촬영을
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폰카로 막 찍어댑니다.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플래그쉽들고 대여섯시간 스튜디오 촬영하고 나면 손가락이 덜덜 떨려요.
이런 라이카만의 기능을 발휘하면서 라이카 정도의 성능을 내는 카메라는 아쉽게도 현재는 라이카 밖에 없습니다.
근데 이게 또 독일에서 만든다네요. 가뜩이나 인건비 비싼 유럽에서 수작업으로 만드니 가격이 높아질 수 밖에 없죠.
이게 필요한 사람들은 말도 안되는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그걸 사는겁니다.
어떤 수준에 다다르면 80% 성능을 충족 할때까지 가격이 납득할만하게 오르다가 그 다음부터 1% 올리는데 상식을 파괴하는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근데 솔직히 라이카 쓰시는분들 중에서 라이카의 장점이 필요한 사진을 찍으시는분들 극소수입니다.
다 다른 브랜드로 촬영 가능한 사진들이에요. 그냥 라이카가 갖고 싶은거죠. 타 브랜드 유저가 보기에 저 장점을 극대화 하지도 않는 사진을
찍으면서 저 장점을 나열하면 그게 부심이 되는거고, 웃기는 상황이 되는겁니다. 그냥 라이카가 좋아서 씁니다 하면 땡인걸요.
사실 요즘엔 후지에서 라이카의 장점인 부분을 좀 해결해주고 있죠.
후지는 풀프레임이 아니라고요? 후지 말마따나 35mm 자체가 라이카가 만든 표준인데 왜 모든 제조사가 그걸 따라야 하나? 도 맞는 말이고요.
라이카에서는 크롭바디 선전하면서 바르낙이 현재 있었다면 만들었을 바디라고 선전하지 않나요?
그런겁니다.
아참.. 라이카로 어떤것이라도 찍을 수 있습니다.
일전에 케이채님이 '불가능한 사진은 없다' 라는 제목으로 디지털 M바디 사용기를 쓰신적 있으신걸로 기억합니다.
그 사용기 한번 보세요.
아주 특수한 조류, 스포츠를 제외한 일반적이 사진 상황에서 라이카로 불가능한 사진은 없습니다. 그 조차도 조건(거리)만 맞으면 가능해요.
4. 색감, 광학적 성능
사진으로 밥먹는 사람들 보면 주구장창 사진만 찍을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은데, 모든 과정에서 촬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 내외입니다.
예술사진, 상업사진 가리지 않고 모든 종류의 사진은 이 단계를 거칩니다.
Pre-Processing, Shooting, Post-Processing
3시간짜리 촬영을 위해서 1주일 꼬박 모델, 헤어메이크업이랑 회의하고, 무드보드 제작 수정, 의상, 촬영 장소 확인, 조명 체크는 물론이고요.
도시 풍경 찍을때는 한장 찍기위해서 같은 장소만 10번 넘게 갑니다. 날씨랑 시간 체크해가면서 말이죠. 딱 촬영 가능한 시간이 정해져있으니
최소 10일 투자해야한다는 말이죠.
모든 촬영에서 색감은 마지막 단계에 들어가는데 프로라면 어떤 바디라도 본인의 색이 나오게 되어 있어요.
보정이 좀 잘 먹네, 내가 잡는 톤하고 잘 맞네 안맞네 하는 얘기는 해요. 근데 그것도 처음 바디 사서 익숙해지고 본인 스타일에 맞게 프로파일과
액션 만들면 그걸로 끝납니다.
가끔 니콘, 캐논, 소니로 상업 촬영하는 분들중에 저는 JPG만 씁니다 하는 포토들 계세요.
그분들은 이미 본인 카메라에 대한 이해와 후보정에 대한 이해가 다 되서 최적의 세팅 데이터를 잡아서 JPG로 촬영하는겁니다.
한번 촬영에 몇천장 가는데 당연히 데이타 잡아서 JPG로 찍으면 일이 확 줄어들죠.
근데 그 분들도 아주 중요한 클라이언트나 모르는 장소 촬영은 100% RAW 촬영 들어갈겁니다.
어설프게 누구누구님이 JPG만 쓴데~ 하면서 따라하면 절대 사진 그렇게 안나옵니다.
JPG 좋죠. JPG가 주는 색감이 만족스러워서 그걸 사용한다 하시는분들 많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근데 JPG면 충분한데 RAW를 뭐하러 쓰느냐는 식의 질문이나 생각은 곤란합니다.
자 서두에 말씀드린것과 같이 저는 한국에서 사진일 하다가 미국으로 건너와서 4년동안 사진을 공부해서 대학을 졸업한 전공자고요. 졸업후에도 사진일을 하면서 사진관련 서적과 사진집에만 월 20~30만원씩 지출하는 사람입니다.
상업촬영, 예술촬영 하던 교수들과 어도비 공인 컬러 에듀케이터 교수, 디지털 보정 교수 등 모든 사람들과 사진 서적에서
RAW로 촬영을 하라고 가르칩니다. JPG 쓰레기니까 사용하지 말라는 교수도 있어요.
RAW는 촬영된 필름이고요. JPG는 이미 인화된 사진이에요.
암실에서는 후보정이 없는거 같죠. 흑백사진도 인화할때 필터를 몇호를 쓰느냐, 버닝닷징을 어떻게 쓰느냐, 노광줄때 한지나 여타 다른 재질을
앞에 덧대느냐, 필름을 잘라서 붙이느냐 하는 등 많은 후보정 테크닉이 있습니다.
필름을 가지고는 여러가지를 해서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이미 인화된 사진은 그냥 위세 덧칠하는거 이상은 불가능하죠.
객관적인 디지털 수치상으로도 RAW 와 JPG는 비교대상이 아니에요.
JPG로 사진을 시작하셨더라도 점차 RAW에 관심을 갖고 색과 후보정 공부를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JPG 사용하실 분들은 사용하세요. 그게 편하고 좋아서 사용하는것도 취미를 즐기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가지만 마세요. JPG로 충분한데 왜 RAW 쓰냐는 너무 나가셨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게 항상 옳은건 아니까요.
그리고 라이카의 색감이 좋아서 사용한다는 말도 좀 이상한 말입니다.
CCD 시절에는 필름이 아니라고 하더니 CMOS 시대에는 역시 CCD 랍니다.
RAW파일을 열면 각 제조사의 느낌은 존재합니다만, 이건 촬영자나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서 완전히 바뀔 수 있는 영역입니다.
사진작가들 보면 색이나 톤이 일정하다는 생각 들지 않으세요?
35mm 판형에서 광학적 성능 운운하면 좀 곤란합니다. 광학적 성능 차이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게 무의미해서 입니다.
많은 상업작가들이 캐논 플래그쉽을 사용하지만 필름 바디로 라이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어지간한 필름 35mm 바디는 가성비가 정말 좋습니다. 중고로 사면 10년이 지나도 가격이 거의 그대로에요. 필름에서 라이카의 강점은 디지털에서 라이카의 강점보다 크니까요. 근데 이 강점이 광학적
성능은 아니에요.
상업작가들 대부분이 디지털 중형, 디지털 백은 물론이고 필름 중형, 대형까지 사용합니다. 35mm 판형이 갖고 있는 한계가 분명하거든요.
라이카의 글로우나 특유의 소프트한 느낌이 좋아서 사용한다는건 취미에서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근데 역으로 라이카 아니면 본인의 느낌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의미가 된다는것도 있죠.
프로들이 라이카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본인이 원하는 결과물을 내는데 어떤 바디라도 상관 없기 때문이고, 그런 관점에서 가격이 비싼 라이카를
구지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프로들이 라이카를 쓰는이유는 글로우나 특유의 소프트한 느낌때문은 아닙니다.
5. 당신은 왜 라이카를 쓰세요?
과장 많이 보태서 한때 한국 대중음악에서 신대철의 기타세션이 들어가지 않은 경우가 없었습니다. 신대철이 어느날 어떤 음반 기타연주를 듣고는
커버를 보니 세션에 본인 이름이 있더랍니다. 기억이 전혀 안났는데 본인 이름이 있었답니다. 충격을 받아서 세션을 그날로 접었다고 하더군요.
D5 들고 찍으면 편합니다. D800e 들고 찍어도 라이카보다 정말 편해요.
저는 많이 찍고 골라내지 않는 편이라서 상업사진 하면서도 D5로 2년동안 6만컷 촬영했고, D800e는 7년동안 3만컷 찍었습니다.
물론 필름 작업도 많았기 때문에 단순히 컷수로 판단할 수 없지만 사진밥 먹는 사람 치고는 샷이 정말 적은 편이에요.
단순 인물 사진 찍을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촬영하기가 너무 편한 D5를 들고 패션을 찍으니 찍고나서 이런샷이 있었나 싶은게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모델하고 소통이 잘 되고 있는건가 하는 느낌도 많이 받고 있었고요. 인물이나 모델을 촬영하면 어떤 순간이 옵니다. 뷰파인더로 소통이 되고 느낌이 딱 맞을때가 있어요. D5로 찍으면서 부터는 그게 없어졌어요. 무었보다 찍고나서 그 순간이 잘 떠오르지를 않았습니다.
필름으로 찍었던 인물, 패션, 도시풍경은 아직도 그때 상황이나 세팅이 기억이 납니다. 왜 이런 구도로 이런 노출을 줬는지 기억이 다 납니다.
편한 카메라를 쓰면서 카메라가 사진을 찍는건지 내가 사진을 찍는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라이카를 샀습니다.
M9 출시 후 잠깐 사서 쓰다가 팔아버린 이유는 저한테 맞지 않아서였습니다만, 10년이 지난 지금의 M10은 저랑 잘 맞습니다.
솔직히 m9은 납득이 되질 않았어요. 라이카의 장점을 활용 할수 없을 만큼 성능이 떨어졌었으니까요.
재미있는건 미국에서 출시된지 만 2년된 D5 중고가가 $2000 떨어진 가격으로 거래가 되는데 10년 가까이 된 상태좋은 M9은 여전히 반값
언저리에서 거래가 됩니다.
몇년 쓸만큼 쓰다가 팔아도 손해를 거의 안봐요. 새거사서 중고되면 그 차액만큼 손해라고요? 그걸로 찍은 사진하고 벌은 돈을 생각해야죠.
내가 카메라 사용한 값을 당연히 생각해야죠. 아주 특이한 제도인 전세제도 있어서 돈 놓고 그냥 쓰고 돈 받으면 되는걸로 아는 분들 계시는데
세상에 사용료 없는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D800e 24-70을 보유하고 있고, 중형 디지털도 사용합니다. 필요하면 백도 렌탈해서 쓰고요.
다시 메이저리그 의뢰 들어오면 D5 든 그 후속이든 사야합니다.
근데 요즘은 어디를 가든 라이카 들고가고, 제가 주로 촬영하는 인물, 패션들 죄다 라이카로 촬영을 합니다.
돈 여유되서 씁니다. 미국은 스튜디오 렌탈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내 스튜디오 운영을 하는것도 아니라 월세나 인건비 고정비용이 없고, 와이프가 돈을 법니다.
피사체들이 라이카로 찍을때 확실히 긴장하는 기색이 덜해서 사용합니다.
그걸로 클라이언트들이 만족해하는 결과가 나와서도 쓰고요.
풍경은 무조건 D800e 나 디지털, 필름 중형 들고 갑니다. 라이카는 풍경이라는 용도에 맞지 않아요. 어차피 삼각대 펼치고 찍는데 라이카가
뭔 소용이에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아주 안좋은 성능에 비해 가격은 비싼 카메라 맞습니다.
그냥 내가 사용하고 싶으면 사용하는거고요. 돈 여유되서 사용하는 겁니다.
저는 언제든 라이카를 정리할 준비가 되어있어요. 지금 매우 만족스럽고, 계속 예술, 상업사진 촬영에 사용할 계획이지만
급전이 필요해지거나, 줄어서 풀칠하기 힘들어지거나, 다른 장비가 필요한데 쩐이 부족하면 1순위로 라이카 정리할겁니다.
사진을 업으로 하는 입장에서 여유가 되는데 성능이 이만하면 됐다 싶어서 쓰는데 여유가 없어지면 정리하는거죠 뭐.
장비라는건 내 필요에 의해서 변할 수 있는 겁니다.

댓글
  • 푸른안내자 2018/04/24 02:43

    멋진 글이네요. 오랜만에 정독을..

    (z1Rq8V)

  • M10mode 2018/04/24 03:07

    새벽에 선잠이 달아나는 좋은 글입니다.
    명쾌하고 속시원한 글이네요.
    평소 독서를 많이하는 분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각설하고...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 때문에 글 남겨봅니다.
    "그냥 라이카가 좋아서 씁니다."
    취미인 사람에게 이 말 한마디면 끝이라는 생각, 격하게 공감합니다.
    그 말 이상의 설명은 어쩌면 사족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z1Rq8V)

  • 나는너는너 2018/04/24 03:14

    키야 내용 정말좋앙6

    (z1Rq8V)

  • 라온ⓒ 2018/04/24 03:14

    정독했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글 읽었네요.

    (z1Rq8V)

  • NoMoreND 2018/04/24 03:20

    오~ 스크랩 합니다

    (z1Rq8V)

  • 소율윤후아빠 2018/04/24 03:34

    개념글엔 추천이 어울립니다.

    (z1Rq8V)

  • 지리산수돗물 2018/04/24 03:34

    뭔가 옆에서 이야기하는듯한 글이라 쉬지않고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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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verydayPhoto 2018/04/24 03:36

    추천드립니다. 좋은글 너무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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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ukexx 2018/04/24 03:36

    한글자한글자 정독했습니다.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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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남 2018/04/24 03:42

    글도 사진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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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우 2018/04/24 03:46

    예술하면서 가성비 따지는게 어불성설이죠ㅋ
    예술이란것 자체가 문명이 만들어낸 최상의 유희에서 시작된건데 말이죠 쩝
    솔까 라이카 같은 카메라는요, 그런 컨셉으로 망하지 안고 계속 공산품으로 생산해 주는걸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브랜드중에 하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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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otograbber 2018/04/24 03:50

    멋진 글과 멋진 사진에 감사드립니다.
    조금은 첨언하고 싶은 내용이 있는데요.
    "상업사진 찍으라고 만든 카메라가 아닙니다"라는 말에 반박하시는 부분입니다.
    위 멘트는 저도 글에서 썼던 내용이지만, 사실 저는 대부분의 촬영을 라이카로 다 합니다.
    하지만 라이카가 상업 촬영을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두운 예식장에서 웨딩스냅 찍는데 라이카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중합치가 보이지도 않을텐데요.
    쇼핑몰 제품사진 1만컷.. 혹은 건축사진 찍는 의뢰가 들어왔는데 라이카를 쓰는 사람이 있을까요.
    패션사진에서는 라이카도 충분하죠. 구형 DSLR에 50mm 단렌즈 하나 물려서 찍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상업사진이 패션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고, 라이카가 감당하기 힘든 영역이 있는건 분명합니다.
    현시대에서 RF카메라의 포지션도 분명히 한정적이구요.
    보그 화보나 극장에 상영하는 영화도 아이폰 하나로 다 찍을 수 있겠죠.
    사람들이 그걸 몰라서 아이폰을 안 쓰는건 아니잖아요.
    freedom님도 프로들은 중형, 디지털백, 필름 중형, 대형까지 골고루 사용한다고 본문에서 언급 하셨구요.
    그리고 색감이 좋아서 라이카 쓴다는 말을 이해 못하시겠다는 것도 좀 의아합니다.
    색감 차이가 없다면 오직 기계적인 성능으로만 카메라가 선택 되어야 할텐데
    수많은 전문가들도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고,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결과물의 색감, 이미지의 특성을 꼽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것들은 센서 혹은 렌즈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구요,.
    간단한 예를 들자면, 제가 라이카 특유의 색감을 선호하는데
    니콘이나 캐논으로도 보정을 엄청나게 하면 비슷하게 만들수는 있겠죠
    하지만 라이카로 찍은것과 똑같이 만들 수 있을까요?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에 하나 가능하더라도, 그렇게 고생해서 보정 할 필요가 없죠... 그냥 라이카 쓰면 되니까요.
    제가 프로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사진학과 교수님들이나 전공하신 분들, 프로들을 종종 봐온 바로는
    그분들이 아는게 꼭 정답은 아니라는것입니다.
    오히려 아마추어들 보다 훨씬 모르는 부분도 많고, 고집스런 면을 많이 느꼈습니다.
    본인의 스타일이 확고할 뿐더러 그 스타일을 만들는 과정에서 배운것들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프로이고 자신감이 있겠지만, 다른것을 받아들이는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프로들은 본인이 좋아하는걸 찍는다기 보다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대로 찍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당연히 라이카 특유의 글로우나 렌즈 특성 같은 개인적인 선호도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리는 장비를 일부러 쓰지 않겠죠.
    프로들은 전문가이니 사진에 대한 노하우나 진지함이 있겠지만, 그분들의 관점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좋은 조언은 되지만,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사진 잘 찍는 프로 중에서 장비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이 봤구요. 애초에 대부분은 별로 관심도 없었습니다.
    freedom님은 장비를 잘 아시는것 같지만, 그분들과 비슷한 완고함이 조금 느껴져서 제 생각을 말씀 드리게 됐네요.
    졸린 눈을 비비며 두서없이 적느라 어떻게 마무리 해야할지 모르겠는데요
    제 생각은 대략 이렇고, 좋은글과 사진을 봐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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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cing_paper 2018/04/24 03:54

    좋은 글과 사진 잘 봤습니다.
    얼마전에 제 포스팅에 글 남겨주셨었는데 뉴욕에 혹시 다녀가셨는지요? 건축물과 도시를 주제로한 작업을 하시게 되면 전시회에 꼭 찾아가겠습니다. 바쁘시더라도 가끔 이곳에도 좋은 사진 남겨주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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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헐랭이 2018/04/24 04:08

    정답이라는 테두리 안에 갇혀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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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L:9000 2018/04/24 04:55

    정말 와닿는 글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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