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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비싼 라이카를 쓰는 이유

잊을만하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논쟁인것 같습니다..
예전에 썼던 글을 약간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
라이카 포럼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질문에 대한 개인적인 답변입니다.
참고로 저는 현존하는 거의 모든 브랜드의 카메라를 플래그십 부터 보급형까지 두루두루 사용한 경험이 있습니다.
(캐논, 니콘, 펜탁스, 소니, 코닥 등의 135포맷과 핫셀블라드, 페이즈원, 린호프 612 등의 중형, 마스터테크니카, 8x10 대형까지)
필름이 주류였던 시절의 라이카는 명불허전 레전드이기에 디지털 바디 위주로 말씀드리자면
제가 생각하는 장점은
1. 센서의 색감이 좋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코닥 CCD가 마지막으로 탑재된 135포맷 카메라 M8, M9..)
2. 라이카 렌즈의 개성있는 표현과 색감이 좋다 (라이카 렌즈는 라이카 바디에서 빛을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3. 사진이 찍히는 프레임의 바깥을 볼 수 있다 (RF 뷰파인더의 장점)
1, 2번은 타기종의 사진을 아무리 포토샵을 해도 100% 동일하게 재현 할 수 없습니다.
특히 글로우 효과나 배경 흐려짐이 그렇고
요즘 같은 디지털 세상에 브랜드의 색감 차이는 의미 없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그런 분들을 볼때마다, 사람마다 색을 구별하는 능력이 다르다는걸 느낍니다.
물론 색감에 대한 호불호는 국가별, 문화별, 개인별로 다를 수 있음을 존중합니다.
(혹시라도 블라인드 테스트를 제안하시다면, JPG 사진만 떡하니 봐서는 100% 구분하기 힘들구요
RAW 파일을 열어서 포토샵에서 슬라이드바를 움직일때 변화하는 컬러의 느낌으로는 구분 할 자신 있습니다.)
또한 라이카 렌즈는 타브랜드 처럼, "특정 화각에서는 어떤 렌즈가 가장 좋다"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최대개방 조리개 1.4 / 2.0 / 2.8 등의 렌즈가 조리개 수치뿐만 아니라 컬러, 선예도, 컨트라스트, 배경 흐려짐의 느낌이
제각각 다릅니다 (좋고 나쁘다는 개념이 아닌, 말 그대로 '다른 느낌'입니다)
심지어 같은 렌즈라도 생산 시기에 따라서(시대별로 렌즈가 개선되면서 같은 이름의 렌즈가 구조, 외형이 바뀝니다)
때문에 개인의 취향이나 목적에 부합되는 렌즈를 골라서 사용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이러한 점이 컬렉터의 욕망을 자극하는것 같습니다. 물론 단순히 예쁘니까 좋아하고 수집하는 분들도 계실테구요.
타브랜드의 렌즈에 대해 쓴소리 한마디만 하자면, 객관적인 수치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획일화 되고
개성 없는 렌즈가 대부분인것 같습니다. 라이카도 현행 렌즈는 개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요.
저는 컬렉터의 입장이 아니라, 라이카 렌즈의 결과물이 마음에 들어서 선호합니다.
3번도 마찬가지로 라이카 이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후지 x-pro 시리즈, 엡손 R-D1 혹은 헥사RF, 자이스 이콘 등의 필름 바디는 제외)
그 외의 단점은 많습니다
흔히 지적하는 가성비(명품 마케팅), 번거롭고 비싼 a/s 비용, 수동 포커스, 뷰파인더 근거리 프레임의 오차, 상대적으로 긴 최소 초점거리 등..
비용에 관한 문제는 재정 상태에 따라서 다르게 느끼실 테니 논외로 하구요
(어떤 분에게는 장난감 사는 정도의 가격일테고, 저는 돈 없어서 친한 교수님의 카메라와 렌즈 빌려서 사용 중입니다.
그리고 디지털백 포럼에 가보시면, 센서 하나에 5000만원 넘는 제품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아요ㅋ)
그 외의 불편한 단점은, (제 입장에서는) 그다지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혹시 Sianr P2라는 대형카메라를 사용 해보셨나요?
8x10 카메라 중에서 끝판왕 급으로 좋은 카메라인데요
크고 무거운 삼각대와 배낭에 담긴 렌즈, 악세사리를 제외해도
바디만 묵직한 트렁크 2개에 담겨있어서, 걸어서 50m 이상 이동하는걸 망설이게 만듭니다.
(해외 포토그래퍼 중에서 배낭 하나에 담아서 다니는 분들도 있는데, 어떻게 가능한지 연구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촬영 준비하고 첫셔터를 누르기까지 보통 30분 정도 걸리구요.
(사진 찍을때마다 카메라를 조립하고 해체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보시면 됩니다.)
파인더는 상하좌우가 반대로 보여서 구도 맞추기가 난감합니다;;
그리고 사진 찍을때는 파인더를 볼 수도 없어요(필름백이 파인더 전체를 가리거든요).
이런 카메라를 몇번만 사용 해보면, 라이카 정도는 최첨단 장난감처럼 느껴집니다.
라이카 불편하다 어렵다라고 느끼는것도 상대적인 개념이라는거죠.
글이 길어졌는데요, 정리해보자면
1. 가격에 대한 입장은 개인별로 다르고,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조절되기 때문에 비아냥 거릴만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2. 단점이 많고, 수동 조작이 불편하지만 극복 가능합니다.
(불편함을 재미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고, 수동 라이카는 조작감이 좋습니다. 흔히 말하는 손맛이 좋아요.
조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소니카메라로 사진 찍으면서 조작하는 즐거움을 느낀다는 분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수동의 장점도 있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3. 저렴하고 좋은 카메라를 몰라서 라이카 쓰는게 아니에요. (타브랜드 카메라를 충분히 경험하고 넘어오신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4. 세상에 최고의 카메라는 없습니다. 용도별로 적절한 카메라가 있을 뿐입니다. 라이카도 제 분야에서는 충분한 몫을 해내고 있습니다.
라이카가 좋으면 상업분야에서는 왜 안 쓰이냐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상업사진 찍으라고 만든 카메라가 아닙니다;;
(S시리즈, SL 등은 제외)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참고만 해주세요.
팩트에 따른 질타는 달게 받겠습니다.
ps. 개인적으로 허세는 없어요. 누가 알아볼까봐 시커멓게 세팅해서 다닙니다 (중요한건 제것도 아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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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Jossi95 2018/04/23 02:16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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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개번쩍 2018/04/23 03:17

    좋은글입니다. 이런 소소한 정보좀 얻고자했던건데 일이 커지네여
    색을 다루는 영상의 직업을하고있어서 뭔가 획일화된 카메라 렌즈군들이 싫고 생긴것도 똑같은 외형도 싫어서 라이카를보던중에 경조흑백 특유의 빨간색상(나이가 드니 빨강색이..이상하게 꼽히더군요..)_
    때문에 끌렷고 라이카는 뭔가 다를것이다 라고해서 알아볼려글쓴건데 일이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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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otograbber 2018/04/23 03:31

    감사합니다.
    그리고 번개번쩍님의 글에서 댓글도 읽어봤는데요...
    일단 공부를 좀 하셔야 합니다. 라이카에 대한 공부가 아니라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공부를요.
    상세하게 답변을 해드려도 온전히 이해할려면 어느 정도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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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개번쩍 2018/04/23 03:41

    맞습니다. 사실 대학때 사진 공부했는데.. 다까묵고 일하느라 바빠서..
    요즘 영화작업하는데 빛에 대한 이해라던지 그런걸알아보던중에 카메라도 오래됫고 소니a7이라 af가 똥망이기도해서 컴팩트하고 예전부터 빨간딱지는써보자 해서 라이카에 관심을가져서 글쓴건데 참..
    하여튼 요즘 빛에 이해 라는 빛공부책사서 공부하고잇었는데 사진기들고댕기면서 많이찍어봐야겠네여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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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록허은주 2018/04/23 05:25

    내가 내카메라 사는데 남들의 동의는 필요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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