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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도가 본 노XX 리뷰의 역설

노XX 리뷰는 참 재밌죠. 여러 논란도 있었고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지만 개인적으로 영상이나 진행하는 부분은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허나 노XX님의 리뷰가 공학적으로 합리적이냐 하는 부분은 글쎄요..


1. 지오메트리로 "느낌"을 논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


: 지오메트리는 말 그대로 기구적인 배치입니다. 예를들어, "모노코크 바디에서 일자 프레임 보다는 H형 프레임이 비틀림에 좀 더


저항력이 크다" 라고 말하는 것이 모범적인 지오메트리 기반 해석입니다. 실제로 기구적인 구조가 H형 프레임의 경우 비틀림 강성이


더 높죠. 이런식으로 지오메트리 기반 해석은 기구적인 배치에 따라 결정되는 "데이터 값"과의 인과관계를 정립하는데 적합한 해석


방법입니다.


반면 노XX는 지오메트리에 기반하여 "느낌"을 논하는데, 과감하게 말 하건데, 모노코크와 바디 온 프레임 처럼 바디의 형식 자체가 다


르지않는 이상 지오메트리의 구조가 상이하다고 하여 드라이버가 그것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


간혹, 차체 강성이 더 높은 것을 직접 느끼는 분들도 계신데, 그것은 단순한 "지오메트리"의 차이라기 보다는 지오메트리, 소재, 차량의


조립공정차이 등 종합적인 요소가 합쳐져 만들어내는 강성의 "데이터 값"을 몸으로 느끼는 것 입니다. 한번 더 강조하지만 모든 것이 동


일할 때단순히 지오메트리가 다르다고 해서 드라이버가 그것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탈리스만과 라구나가 서스펜션 지오메트리를 제외한 모든 것이 동일하다고 할 때 (사실 이 가정이 말도 안되는겁니다. 지


오메트리가 다르면 기타 모든 것이 다릅니다만, 단순 가정만 해봅시다.) 운전 느낌만으로 CTBA과 멀티링크를 구별해낼 수는 없습니다.


2. 그럼 운전자가 느끼는 것은 무엇이냐?


: 당연히 드라이버의 느낌은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연구 개발자들이 자동차를 셋업할 때 중요하게 반영하는 것이 드라이버의 코멘트


입니다. 각 자동차회사별로 수석 드라이버들이 있고, 주행 데이터에 그들의 코멘트를 더해 차가 완성됩니다.


드라이버가 느끼는 것은 지오메트리 외에 쇽업쇼버의 셋팅, 바디 각 파츠의 재질, 조립공정 방법, 타이어 등 수 많은 변수가 종합적으


로 반영 된 것입니다.


보통 일반적인 운전자의 경우 승차감이나 "이 차가 좀 탄탄하네", "내 차는 좀 스포티 해!" 라고 하는 부분은 90퍼센트 이상이 소재와


댐퍼의 댐핑 레이트입니다.


멀티링크 임에도 댐핑 레이트가 짧다면 승차감이 안 좋지만 스포티하다고 느낄 것 이고, 토션빔액슬임에도 댐핑 레이트가 길다면


승차감 위주의 셋팅이네 하고 느낀다는 겁니다.


지오메트리 라는게 자동차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많은 개발자들이 지오메트리적으로 더 효율적인 구성을 찾기위해 끊임없이


연구합니다. 하지만 이는 개발자에게 중요한 부분이지, 드라이버가 이 차의 좋고 나쁨을 단 한가지 요소로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그런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사실 노XX 리뷰에서 지오메트리를 설명해주고, 정비사를 통해 차의 기구적인 배치와 본인의 드라이빙 느낌을 연결짓는 것은


참으로 참신하고 재미있습니다. 단, 모든 것이 지오메트리적으로 결정된다는 것은 크게 경계해야 합니다.


그리고, 양산자동차에 있어서 테크니션 (정비사)이 지오메트리 구조 배치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고 단정짓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양산차는 성능 뿐 아니라 Cost, 제조성 등 종합적인 것들이 모두 고려 된 지오메트리 배치기 때문에 그냥 이 차는 알루미늄을 많이


써서 좋은차, 저 차는 뒷 서스 암이 두꺼우니 좋은차 이런식으로 단정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노련한 테크니션의 경험도 물론 존중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양산차의 경우 기구해석, 실차주행, 수정 등을 통해 "최고"의 셋팅을


한 것이 아니고, "최적"의 셋팅을 한 것 입니다. 이건 람보르기니나 페라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오직 F1만이 "최고"의 셋팅을


지향합니다. 따라서, 단편적으로 장단점을 정의하는 것은 사실 옳지 못합니다. 다만, 노련한 테크니션의 코멘트 역시 개발자들에게


좀 더 높은 "최적점"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모르겠습니다만, 해외 메이커의 경우 VOC외에


현장에서의 목소리도 개발자들이 많이 청취하는 편 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간혹 본인차의 구조적인 단점이나


한계점을 매체에서 지적했다고 해서 "내 차는 이러한 단점이 있어" 라고 스스로 인식해버리면, 평소에는 못 느끼던 단점들을


느끼게 됩니다. 만약 드라이버가 본인 차에 만족한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차 입니다. 그러니 본인들의 차를 사랑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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