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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최저임금에 대한 단상

 

그냥 저냥 매일 눈팅만하고있었습니다만,


오늘 치킨값 인상과 더불어 많은 설전이 오가길래 저도 한스푼 보태려고 글을 써봅니다.


저는 작은 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입니다.


자영업자 입장으로서 올해 그리고 내년에 있을 최저임금인상에 대한 개인적인 짧은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올해 최저임금인상 생각보다 시장의 충격 크지 않다.


- 올해 16%의 파격적인 인상이 있었죠. 그런데 사실 시장에서 느끼는 반응은 최저임금 때문에 업장 접겠다. 못하겠다 수준은 아닙니다. 아르바이트 생만 돌리는 업장이 아닌 이상 단순 노동직이라 해도 이미 올해보다 아주 약간 낮은 정도의 급여수준이 형성돼있었습니다. 실제로 사람인 워크넷에 구인광고 올려놔도 바로바로 구인이 안됩니다. 식당만 하더라도 홀서빙을 하는 아주머니들 급여가 현재 인상된 수준보다도 더 높습니다. 저희업장에서도 정확한 퍼센트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매년 올리는 것에 비해 조금더 올리는 수준으로 급여인상을 했던 것 같습니다. 



2. 내년은 달라.

- 그런데 내년은 다릅니다. 정부에서 공약한 대로 8천원 중반까지 최저임금을 올린다면 실질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는 자영업주가 상당수 될 것입니다. 최저임금정책에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사람은 당연히 한계 자영업자들입니다. 이들은 실상 본인들이 고용하고 있는 근로자보다 못한 수준의 수익을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사람들한테 10만 20만원은 절대 작은 부담이 아닙니다.



3. 인건비계산 단순계산으로는 어렵다

- 인건비 단지 얼마 늘었는데 왜 우는 소리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값이 오르면 업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에 비용이 증가합니다. 원자재비는 말할것도 없고, 유통비, 작은 비품하나 사는 것 까지 모든 비용이 증가합니다.



4. 임대료 부담 인건비보다 적어

- 임대료가 더 문제가 아니냐 왜 그건 말안하냐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첫째로 임대료보다 인건비 부담이 훨씬 큽니다. 전국단위로 봤을 때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권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당장 서울만 벗어나도 살인적인 임대료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아무리 작은 가게라도 사람 한둘은 쓰는데 거기나가는 비용이 사람당 200이 훌쩍 넘습니다. 그리고 인건비는 정부에서 법으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속력이 상당하지만 임대료는 임대업자의 개개인의 차이는 있어도 경우에 따라 협상이 가능합니다. 둘째로, 임대료는 도저히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저희도 임대료 부담이 되는 것 다 알고 있습니다만, 개인의 사적재산이기 때문에 전쟁이 난다거나 우리나라가 폭삭 망하지 않는한 정부도 뾰족히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솔직히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경영악화를 얘기할때 임대료를 언급하는건 논점흐리기라고 밖에 생각할수없습니다.



5.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과실은 누가?

- 근로자들의 구매력이 상승하면 소비가 진작되겠죠. 그러면 누가 그 과실을 따 먹을까요? 상당한 지출을 지불한 한계자영업자들일까요? 이미 우리나라 골목상권 구석구석 다 대기업 프렌차이즈한테 먹힌지 오래인데요. 급여 조금 늘어난다고 해서 사람들이 갑자기 시장가고 작은 가게가고 그렇지 않을거라는거 다아시자나요. 만약에 공약대로 시급이 계속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우리나라 자영업이 구조조정이 된다면 승자독식구도가 될겁니다. 게다가 현대 소비자들은 이미 어마어마한 정보를 갖고 있습니다. 잉여 소득을 내수진작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해외직구로 쓸수도 있고, 현대 라이프트랜드에 맞춰 해외여행을 갈 수도 있습니다.



6. 근로자들한테 이득?

- 얼마전 자영업자 대출이 위험수위라는 기사를 봤는데요. 정부도 다 알고있습니다. 현재 자영업계 경영악화가 아주 위험한 단계라는 걸요. 만약 정부의도처럼 소득주도 성장이 안됐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지금도 높은 실업률이 더 상승하게 됩니다. 어쩔 수 없어요. 당초 급격한 임금상승과 실업률 완화는 절대 같이 잡을 수 없는 두마리토끼입니다. 애당초 우리나라 자영업자가 많은건 기업에서 많은 근로자를 포용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던거에요.



7.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낮다?

- 너무 케케묵은 얘기지만 한마디만 더 첨언하면, 이미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절대 낮은 정도가 아니에요. 다른 나라에 없는 주휴수당에 퇴직금까지 하면 이미 올해기준으로 9000원이 넘습니다. 저희가게를 예를 들면 실급여 170여만원 받는 직원에게 실제 고용주가 부담하는 금액은 사대보험 퇴직금까지 더해서 수당을 제외하고 월에 220 만원이 넘습니다.



8. 정과 정끼리의 싸움이 되지 않길

-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으로서 앞으로 미래에 누구도 최소한의 생계를 위협받지 않는 미래사회가 되길 희망합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아직 많이 성장하지 않았구나하는 소회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상당수의 자영업자는 대부분 나이나 경력단절 등으로 노동시장에서 밀려나 어쩔 수 없이 해당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책의 취지는 좋으나 급격한 변화로 시장에 충격이 되지 않을까 혹은 없는 사람들끼리의 싸움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습니다. 

사실 할 얘기가 많았는데 말주변이 부족해서 더 쓰기는 어렵겠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충고와 비판을 새겨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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