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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초적인 만족감과 아티스트로서의 욕심

아마도.
상당수 분들은 전자의 말초적인 만족감에 초점을 맞추어 사진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 겁니다.
그게 나쁘다거나 비하하는 내용의 글이 될 일은 추호도 없으니 처음부터 오해마시고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글을 읽어보며 한번쯤 생각해보는건 어떨까합니다.
뭐. 거창할 건 없습니다.
이미 다들 아시는 것들.
하지만 머릿속 어딘가 데이터로 저장되어있는 것과 매일매일 같이 깊은 감정이 섞인 데이터를 자주 되뇌이며 실행하는 것과는 천지차이죠.
말초적인 만족감과 아티스트로서의 욕심.
제아무리 말초적인 만족감을 추구하는 분들이라도 몇백만원짜리 카메라를 지르면서 사진을 찍다보면 한두번쯤은.. 뭔가 작품이라 할만한 능력을 갖고 싶을 때도 있기 마련이지요?
반대로 프로든 아마추어든 아트스트로서의 능력에 대한 욕심에 초점을 맞추어 사진 생활을 하는 소수의 분들도 있을테구요.
어느 쪽에 속하건 사진을 좋아하고. 어떤 내용의 사진을 찍건간에 기존의 사진보다 더 나은 사진을 건지고 싶다면.
어쩌면 사진이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 더 나은 사진을 찍는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당연한거죠? 근데 그게 좀더 '진지하게 적극적으로' '사진을 위해' '사진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통해' 영감을 받는다라는 일련의 매커니즘이라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과 그냥 막연히 생각하는 것과는 정말 다른 것 같아요.
물론 사진을 잘 찍기 위해 더 많은 사진을 보고, 더 많이 찍고, 더 사진 생각을 하고 등등도 너무나 필요한 과정이겠지만.
그것조차 너무 반복되어질 경우엔 사람인지라 기존의 습관, 타성에 젖어서 더 나은 사진보다는 일단 찰칵 ~ 하고 셔터를 누르는 것 자체로 말초적인 만족감을 느끼며 사진생활의 하루를 보내게 될 수 있다는 거죠.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전 말초적인 만족감을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초적인 건 말초적인 것대로, 만성적인 건 만성적인 것대로, 다수는 다수대로, 소수는 소수대로 이 세상 어느것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고 생각해요.
그저 본문의 요지는 만일 아티스트로서의 욕심이 있다면.
사진에서 좀 떨어져서. 사진을 위해. 무언가에 또 깊이 빠져보는 경험은 결국 사진을 비롯하여 분명 다방면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말은 쉬워 보여도 생각처럼 쉽지가 않지요.
사실 제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 정리해본 면도 있답니다.
원래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한컷 찍을까말까했던 저인데 하루하루 힘들다는 핑계로 스스로 분명하게 납득하지 않았음에도 셔터를 눌러버리는 제 모습을 보며,
그리고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의 사진이 아닌 다른 예술 작품을 보며 자만심에 가득차있던 제 자신을 또한번 되돌아보게 된 경험을 하며,
본문과 같은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동안 못읽었던 책에 다시 풍덩 빠져서 영감을 받아보고자 합니다.

댓글
  • 무제같은삶 2018/03/24 00:46

    글 중간에 언급하신 부분에 공감을 합니다.
    말초적이든, 아티스트의 욕심이든..결국 지금보다 나은 것을 얻어보고자 하는 일련의 반복적 과정에서
    저는 이제 피로누적이 된 듯 하더군요.
    제 개인적으로는 공감할만한 글입니다.

    (IzuhBs)

  • 나쁜.피 2018/03/24 07:33

    전 그 피로누적이란 말씀에 또 공감이 되네요 ㅎㅎ
    좋은데 힘든 그런거죠 ㅎㅎ
    힘들땐 쉬는게 답인거 같습니다

    (IzuhBs)

  • 메토리 2018/03/24 00:48

    글의 많은 부분을 동의합니다
    하지만 사진가가 제일 많은 실수를 한다고 생각한 것이
    저 상황은 별로인데 하는 생각으로 셔터에 손도 안가져 가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것을 통제하고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교만함이 아닐까 합니다
    실수로 인해 작품이 나오기도 하고 생각지도 않던 변수에서도 좋은 사진을 얻기도합니다
    좋은사진은 작업량에서 나옵니다
    라고 생각하지만 실천 안할껍니다ㄷㄷㄷㄷ 장농속에 고이고이 모셔둘꺼에요ㄷㄷㄷㄷㄷ
    좋은 사진따위 ㅠㅠㅠㅠ

    (IzuhBs)

  • 나쁜.피 2018/03/24 07:49

    음. 마지막에 반전이 있는데요?ㅋㅋㅋ
    일단 댓글 잘 읽었어요.
    그런데 저는 의견이 조금 다릅니다. 사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야 일단 찍고 싶은대로 많이 찍어보는게 분명히 좋죠. 그런데 어느정도 작품이라고 내밀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실수로 얻어걸려서 찍어놓고 나중에 의미부어한다던가 그런건 적어도 ‘아트’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제 기준에서는 말이죠. 정답이 있다고는 생각안해요ㅎ
    그리고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작업량이라는 것이 꼭 사진 촬영하는 양만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봐요. 이미 아실 것 같지만, 그리고 분야에 따라 좀 다르긴 하겠지만 어떤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생각을 갖추느냐 못갖추느냐에 따라서 같은 피사체를 찍은 사진이라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점하나 찍은 그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욕을 퍼붓잖아요? 적어도 온라인에서는 그러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충격이었는데.. 무튼 그 점을 어떤 놀라운 생각을 미리 갖고 찍었는지에 아니면 걍 실수로 찍고 나중에 의미부여했는지는 동일 작가의 다른 여러 작품들을 보면 알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달랑 사진 한 장 잘 건졌다라 하는건 적어도 ‘예술’이라는 범주에선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모든 것을 통제하고 안다고 생각하는 교만함’ 이라는 말은 참 와닿고 좋은 말씀 같아요. ‘때때로’ 그럴 때도 있거든요. 사람이니까요 ㅎ
    결론은 메토리님 장농 중고로 사고 싶네요
    중고로 장농샀는데 안에 카메라가 나오면 어무 행복할듯ㅎㅎㅎ

    (IzuhBs)

(Izuh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