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피스의 알라바스타 내전은 100만명이라는 숫자가 계속 등장한다.
(처음엔 정부군 60만 반군 40만이였다가, 드럼왕국 에피소드 쯤에 정부군 30만이 전향했다는 소식이 신문에 나온다.)
근데 알라바스타처럼 산업혁명도 안 이루어진 인구 천만인 나라에서 100만명이 동시에 무장을 한다는건 그야말로 경제활동이 전부 멈췄다는 뜻으로,
현대적인 관료제와 산업기반, 대량운송기술로 뒷받침된 총력전에서도 전체인구의 10% 이상이 동시에 무장한 전쟁은 손에 꼽을 정도다.
어느정도인지 감이 안온다면, 2차대전 당시 소련은 성인남성 인구의 35%, 나치독일이 42%를 동원했는데,
이 수치는 37~45년까지 전쟁 전체기간 동안 동원된 비중이다. 당연히 동시에 복무한 총병력의 규모는 더 작다는 뜻.
말 그대로 정부가 최대효율로 기능하는 총력전 상황도 아니고 사회체계가 형해화된 내전상황에서 인구의 10%가 동시에 무장을 한다는 것은,
고속도로는 커녕 철도조차 없는 기술수준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수치다

여기에 평시에 60만의 상비군까지 운용한다면 사실상 알라바스타 왕국은 원피스판 선군정치를 하는 북한수준이라는 뜻이다.
현대 한국에 대입하면 알라바스타는 무려 300만명의 군대를 평시에 운용한다는 뜻이며,
반란군까지 포함하면 무려 500만명이 무장한 군인이라는 뜻으로 진짜 개판 중에 개판인 상황인셈.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사망자까지 포함한 전체 사망자가 300만명 수준이다.)
사실 이 정도면 이미 나라가 멸망하고 모든 종류의 산업기반이 철저하게 파괴되어 개나소나 총들고 약탈하는게 더 나은 상황이란 뜻이다.
당장 비가 내리고 내전이 끝난다하더라도 올해 농사를 지었어야 할 사람들이 대부분 무기를 들고 쌈박질을 했을테니 식량이 있을리가 없고,
즉시 해외에서 식량을 대량으로 수입하지 않으면 당장 다음해에 식량부족으로 다시 내전이 나야되는 수준인 규모다.

이렇듯 픽션 세계관에서 인구라던가 병력수 같은 숫자가 정확하게 나오면 거의 항상 아다리가 안맞고는 한다.
왜냐면 숫자 하나가 나오면 유추가능한게 너무 많아지는데 그거에 모든 내용이 맞춰질수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타워즈의 경우 클론전쟁기 당시 클론트루퍼의 규모가 문제였는데,
영화, 애니메이션, 소설 등에서 언급된 규모는 아무리 많아도 600만명을 넘지 않았다.
많아보이지만 프리퀼 당시 은하공화국은 600만여개의 행성계를 실효지배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300경이라는 어마어마한 적군의 규모에 비하면 진짜 새발의 피수준인 셈.
그래서 영화에서 나온 대사만 보고 초도생산 120만 '유닛'은 사실 대대급 부대 120만개를 얘기한거라는 주장이라던가,
클론트루퍼는 엘리트 기동부대이기 때문에 규모가 작다던가 등의 팬들의 설정논쟁이 꽤 뜨겁게 이루어졌었다.

이렇다보니 어떤 픽션 세계관들은 있던 설정들의 숫자들까지 죄다 삭제해버리기도 한다.
인류제국의 통치하에 있는 하이브월드 숫자를 32,820개라고 특정했다가 죄다 삭제해버린 워해머40K가 대표적.
이래서 창작물에 숫자를 넣을수가 없다니깐
이래서 창작물에 숫자를 넣을수가 없다니깐
알라바스타는 중국급 거대 국가일지도
악어장군 만세
하면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