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마검은 말을 안 해요."

"에고소드가 아닌거 아니야?"

"아뇨... 태초의 대장간에서 확인받은 바로는 에고소드가 확실하다는데... 그냥 한 마디도 안해요."

"...성능은 어떤데?"

"절삭력도 뛰어나고... 검기 출력도 굉장하고... 딱 필요할때만 힘을 건네주고... 뭐 이 이상 바랄수 없는 명검인데... 말을 안하네요..."

"으아악! 미친! 당장 갖다버려! 말없는 마검은 쓰는거 아니야!"

"뉴비야. 잘 들어라. 마검은 딱 두 종류가 있다. 말 존나 많고 유능한 새끼. 말 존나 많고 무능한 새끼."

"하지만 제 마검은 말이 없는데요?"

"말없이 유능한 마검은 주인을 파멸시키는거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정신나간 검이다."

"마검이 원래 얼마나 시끄러운줄 아냐? 날 꺼내라부터 검집에 넣어라까지 한순간도 쉬지않고 재잘거린다. 최소 몇십년 이상 바위틈이나 보물창고에 갗혀서 혼잣말하던 새끼들이라 대화 상대가 생기면 그냥 하루종일 씨부린다고."

"특히나 성능이 좋은 녀석일수록 말이 많아. 자기자랑을 한도끝도 없이 다채로운 어휘를 동원해서 주인이 미칠때까지 씨부리지."

"그래서 어느정도 듣다 보면 주인도 대충 각이 나와요. 아. 이 새끼, 내가 힘에 취해 미치기를 바라는구나. 아. 이 새끼, 이거 조언이 아니라 죽으라고 하는 소리구나. 그런데 아무 말도 안한다? 그건 그냥 미쳤다는거야."

"내 마검도 동의한댄다. 칼등이 서늘해진대."

"마검이 뇌빼고 씨부리는게 하루이틀이냐? 대충 넘어가."

"아무튼 그건 아무생각 말고 갖다 버려. 웬만해선 다른사람 못찾게 화산 분화구나 대양 한가운데다가."

"말없는 마검은 쓰는거 아니야. 그러다 아차 싶은 순간도 없이 대가리 고장난다?"

술집을 나온 뉴비는 마검의 폼멜을 어루만지며 상냥하게 말했다.

"걱정 마. 널 버리지 않을게. 선배들은 자기들 검이 너처럼 훌륭한 명검이 아니라서 질투심에 그러는 걸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