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문서모음)

선생님은 말입니다.

말 아니야.

......

죽여버릴까...?

잡아 먹지 말아주세요.

일단 그건 나중에 하고...

선생님은 저렇게나 많은 모모톡을 읽고 계시는데,

혹시 답장 쓰다 누가 누군지 헷갈린 적은 없으십니까?

딱히...?

어찌보면 대단한 능력이군요.

별거 아니야. 저번에 말하지 않았던가? 글에도 생명이 있다고.

그랬던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손가락에 지문이 있고, 목소리에 성문이 있듯이.

글도 보다보면 누가 쓴 글인지 감이 잡힌달까?

음......

어느 시점 전후로 문자메시지의 어투가 달라졌다는 이유로 살인 사건의 수사가 시작되었다던가 같은 느낌이군요.

비유 한 번 살벌하지만 대충 그렇다 치자.

그러면 제가 쓰는 글도 단번에 알아맞추실 수 있겠군요?

그럼, 물론이지.

글로써 선생님에게 저는 어떤 모습으로 보여졌을까요?

그리고 저는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까요?

선생님.

"어느 시점 이후"에 적힌 제 글이 제 진짜 모습이라 할지라도.

"어느 시점 이전"에 적힌 제 글 또한 저임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렴. 카야의 사탕발림에 넘어갔던 여우도, 후배한테 뚜까맞고 정신차린 여우도 모두 유키노이긴 하지."
'죽일까 내 안의 구미호?'
'그래, 최대한 고통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