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사단 출신 아버지와 방위병이 맞짱 뜬 썰.txt

우리 아버지는 89군번으로 21사단 백두산부대에서 복무하셨음.

이 일은 90년대, 아버지께서 전역 후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를 하실 때 있었던 사건임.

어느 날, 학원 수업이 모두 끝나고 아버지께서 강의실 소등 점검을 하고 계셨음.

그런데 불 꺼진 여자 화장실 쪽에서 인기척이 들리는 거임.

수상함을 느낀 아버지가 확인하러 갔더니, 웬 군복 입은 남자가 만취 상태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있었음.

아버지: "학원 마감했습니다. 돌아가세요."

점잖게 타일렀는데, 그 취객이 갑자기 욕을 박음.

취객: "네가 뭔데 지랄이야! ㅆㅂ!"

그러더니 다짜고짜 아버지를 창문 쪽으로 확 밀쳐버림. 와장창 소리와 함께 유리창이 깨졌고, 그 파편에 아버지 머리가 찢어지심.

순간 눈이 뒤집힌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취객을 주먹으로 두들겨 패서 제압하셨음.

소란을 듣고 달려온 다른 강사들과 경비원이 뜯어말려서 상황은 일단 진정됨.

머리에 피까지 흘리신 아버지는 당연히 "이거 헌병대에 신고하고 고소하겠다"라고 나오셨음.

근데 학원 경비원 반응이 가관이었음.

경비: "아이, 그냥 관둬~ 젊은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지."

아버지: "이보세요! 경비란 사람이 술 취한 외부인을 들여보내 놓고 지금 장난합니까?"

경비원은 계속 얼렁뚱땅 합의 보라고 종용했고, 아버지는 취객의 소속부터 확인했음. 알고 보니 예비군 동대에서 근무하는 방위병이었음.

화가 머리끝까지 난 아버지는 즉시 해당 동대에 전화를 거셨음. 근데 전화를 받은 행정병 태도가 더 불을 지름.

행정병: "아, 그건 그쪽에서 알아서 좀 해결하세요~"

이 말에 아버지의 21사단 현역 짬바가 폭발함.

아버지: "야!! 전화 받은 새끼 누구야? 나 대대장인데 당장 동대장 바꾸라고 그래!!"

순간 수화기 너머로 정적이 흐르더니, 행정병이 당황해서 말을 더듬음.

행정병: "자, 잘 못 들었습니다...?"

아버지: "귀 먹었어?! 대대장이라고! 동대장 바꾸라니까!!"

행정병은 사색이 돼서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동대장을 바꿔줬고, 상황 파악한 동대장이 전화로 싹싹 빌고 난리가 남.

그때는 너무 화가 나서 홧김에 저지른 일이라 나중에 생각하면 '군인 사칭'으로 역으로 큰일 날 뻔했던 아찔한 상황이었음 ㄹ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