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안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겨본다.
언제나 그렇지만, 남해는 산도, 바다도, 들도, 마을도, 하늘조차 짙은 향기가 배여있다.
마을하나 지나서 거대한 고목나무가 보이는 연속이다.
거대한 느티나무가 보여, 차를 멈춘다.
그늘아래 의자가 있어 쉬어가기 딱 좋을듯 싶다.
뒷좌석, 쿨러에서 얼음물 하나를 꺼내 나무아래 의자에 앉는다.
아무도 없는줄 알고, 큰소리로 노랠 부르면서 다가서다가, 깜짝 놀랐다.
거대한 나무기둥의 반대쪽에 어르신 한분이 전동 휠체어에 앉아계신다.
아무일 없듯이, 전혀 챙피하지 않은듯이, 말을 걸어본다.
“아휴, 아버님~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얼음물 하나 드릴까요?”
삶과 죽음의 경계쯤 지나는 어르신들의 연륜을 짐작하는건 무척 힘겹다.
가야할 시간이 가까운 어르신의 얼굴은 온통 주름살과 검버섯이 가득하다.
허나, 표정은 무척이나 인자하고 여유 넘치는 미소가 가득하다.
“그래, 있으면 하나 줘보소!
안그래도 목이 말라서 집에 가야되나 했디마느,
있으머 하나 줘보소~”
“네, 아버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 음료수도 있는데, 오랜지주스 드릴까요?”
“아니, 아니….
단거는 별루라, 시원한 물 있으머, 하나주소~”
500밀리 생수를 열어서 건냈더니, 한번에 마셔버린다.
“아버님, 한병 더 드릴까요?”
“아니, 아니…..
괜찮아요.
우리나이가 대머, 오줌이 자꾸나와서, 좀이따 드가바야 대요.
그만하머 댓어요.
고맙습니다.”
어르신의 시선 방향이 좀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바다나 산쪽의 방향이 아니라, 드문드문 지나가는 차들이 보이는 도로를 보고있다.
황량하고 볼것없는 아스팔트를 말이다.
“아버님, 뭘 보고 계셔요?”
촛점이 없는듯한 시선, 한점 소리도 없이 아스팔트에 고정되있던 얼굴을 돌리신다.
“내 나이가 대머, 본다고 보이는게 아니고…..
어째 주거야 잘 죽는긴가?
그 생각이나 하고있어요.”
순간, 정수리에 번개가 떨어진듯 당황스럽다.
“아니, 아버님~
아직 정정하신데,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말이야 바른말이지,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어요?”
“아버님, 평소에도 어떻게 죽을지 생각을 많이 하시나요?”
“그렇지…..
나는, 복받은 놈이라….
정신이 멀쩡하고, 똥오줌 가리니까 새끼들 하고 살수있지…..
감옥에 너노코, 죽을날 기다리라 캐도 할말도 없는기라~
밥상앞에 앉아있어도, 새끼들한테 짐이 대는거 가꼬, 아들 노는데 보이기만 해도 짐이 대는거 가꼬….
내가 이모양으로 있으니 눈치가 보인다 아인교?”
“아버님, 왜 그런말씀을 하셔요?
자재분들이 들으면 얼마나 서운 하시겠어요?
가족들 건사하느라 평생 고생을 하셨을텐데, 이제 보호 받으시는건 당연하세요.”
“아들도 그러코, 며느리도 사위들도, 손주들도 마카 다 효자들이라…..
가들이 잘 하니까, 더 미안터라고…..
사는게 그래요.
후회도 없고, 걱정도 없는데……
내가 누버서 갤갤거리고 아들 힘들게 할까바 그기 겁나요.”
“아버님, 이렇게 앉아계시면, 제일 하고싶은게 뭐에요?
어디, 가고 싶으시거나……”
“아니, 아니…..
어디 가는건 힘들어서 안돼요.
뭘 하는것도 다 귀찮고, 그냥 이렇게 도란도란 이야기나 해줄사람 있으머, 그기 좋아요.”
“아버님, 하두 담담하게 말씀 하시니까 궁금해서 질문하나 드리고 싶은데요?”
“내한테 머 궁금한기 머요?”
“아버님은 죽음 이라는게 무섭지 않으세요?”
“아~ 하하하~~~
그런때는 지났어요.
전에는 참 무서웠지…..
지금은 안그래요.
그냥 가는거지머, 할마이 기다리는 그기로…..
안방에서 옆방 가듯이, 그냥 가는기지….
별거 아니라……”
“아버님, 제가 주말에 한번씩 지나가는데, 아버님 계시면 찾겠습니다.
건강하세요~”
“그래, 복 받으소~
복받게 생깃다~
또 보이시다~”
멋진 해안로를 지나간다.
시간이…..
지나간다.
이정도
쓸정신여면 그냥 사세요
네~~
글내용을 잘못 이해하신것 같은데요 ㄷㄷㄷ
글을 좀 다시 읽어보세요.
생각할수록 삶이 참 덧없죠
일년이 어찌 빠른지….
십년이 어찌 흐른건지….
한 삶이 지남도 순간입니다….
저도 가끔 저런 생각 들던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죽음과 가까와오니
죽음이 무섭거나 두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근데 708090 어르신들이 그 나이가 한번에
온게 아닌 아주 천천히 왔으니 무뎌지게
죽음을 맞이 하는듯
어르신들 말씀을 풀어보면….
죽음과 친구가 된다고 ….. ㅠ___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