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걸그룹 콘서트 콘텐츠의 역사를 쓴 러블리즈 블루레이 감상 소감

제게는 오랜 친구가 둘 있는데 바로 스포츠와 음악입니다 스포츠 때문에 가입한 엠팍이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리스너이기도 해서 아이돌 러블리즈 콘서트 블루레이 리뷰를 엠팍에 올려봅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주관적 시점에서 쓰는 글이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상식적으로 봤을때 콘서트는 직접 가서 보는게 리얼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기에 가치가 있겠죠 

우리는 티비로 다른 나라의 멋진 건물과 자연 경관을 구경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만 직접 그 장소를 가서 체험해보기전까지는 그곳만의 유니크한 공기 냄새 공간감 분위기를 알기 힘듭니다 같은 의미로 아무리 잘 담은 콘서트 실황 매체라도 제작 스태프의 기준과 한정적 녹음 소스로 만들어지는거라 그곳의 실제 공간감이나 모든 소리들을 담기는 힘듭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콘서트를 추억하고 싶으신 분들이나 콘서트를 오지 못한 분들에게 좀 더 나은 청취환경을 제공해주기 위해서는 매체 사양이 매우 중요하죠  

그런 측면에서 볼때 러블리즈 블루레이는 걸그룹 콘서트 콘텐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합니다 1080p 의 화질과 DTS 5.1 의 사운드 스펙 + 뛰어난 카메라 워크 (공연장의 앵글을 잘 이용해 콘서트장의 전체샷 등을 센스있게 잡았습니다 공연장이 굉장히 넓어보이는 시각적 효과도 주었고 그 결과 더욱 더 공연을 빛나게 보이게 해 주네요) 

거기다가 밴드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겁니다 이런 경우 관객들은 콘서트 가기전까지는 사운드 예측이 힘듭니다 어떻게 드럼 스네어 소리가 나올지 어디서 기타 솔로 애드립이 나올지 원곡과 비슷하게 나올지 혹은 어쿠스틱으로 나올지 신스가 들어갈 부분은 원래대로 신스가 들어갈지 혹은 기타 리프로 커버할지

더욱이 러블리즈 콘서트 곡들의 레파토리는 다양합니다 발라드면 발라드 댄스곡이면 댄스곡 그리고 락 느낌이 나는 곡들까지 커버할 수 있는 장르가 넓습니다 

이런 다양한 경우의 수는 마치 선물 상자를 열어볼때 안에 뭐가 들어있을지 모르는 궁금함과 두근거림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거죠   물론 장르의 특성상 MR 에 많이 의존하거나 쇼에 중점을 둔 공연이라도 다 그만의 매력이 있기에 어느게 더 우월하다라고 단언하기는 힘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에게 러블리즈의 옵션들은 굉장히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수많은 국내외 콘서트를 다녔습니다 소규모 공연에서 외국 원정 공연까지 (특히나 일본은 도쿄돔, 요꼬하마 국립 경기장, 요꼬하마 아리나 사이타마 아리나, 치바 마린 스테이디움, 오다이바 10만명 타이틀 야외 공연과 락페 and 지방 공연 등등 규모가 큰 콘서트를 많이 다녔습니다) 

영국에 있을때는 콘서트장 스태프 자원봉사까지 하기도 할 정도였죠 그렇다면 무엇이 이렇게 저를 여러 종류의 콘서트를 보러 가게끔 만들었던 것일까요 ?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게는 사운드의 매력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큰 볼륨으로 음악을 들을수록 곡이 더욱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다는 음향학 이론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압 전쟁이 일어나고는 하죠 여러분이 요즘 많이 듣고 있는 음원은 보통 마스터링이란 과정을 거쳐 소리의 크기를 키운 작품들입니다 그렇게 해서 청취자에게 자극적 사운드로 어필하는거죠 그러므로 많은 분들이 마스터링전 레코딩 소스를 들어보시면 “노래가 왜 이리 밋밋하지 ?”라고  느끼실 가능성이 큽니다 

콘서트장은 어떨까요 ? PA 시스템을 통해 나오는 빵빵한 음량이 넘치는 장소입니다 제가 예전에 외국의 유명회사 엔지니어와 만나 대화를 나눈적이 있는데 콘서트장에 다녀오면 귀를 며칠 쉰 후 음악 작업을 하라는 얘기까지 들었을 정도로 콘서트장의 사운드는 자극적입니다

2017 트와이스 콘서트에서 공개한 Knock Knock  을 듣고 처음 들어보는 곡임에도 큰 임팩트를 받은 기억이 있는데 그 이유는 락과 하우스 기반의 사운드 특히나 베이스와 킥을 공연장의 스피커로 들었던 이유가 컸습니다 

전 콘서트를 즐기기 위해 가지만 한편으로 많은걸 배우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돌 공연도 꽤 보는데 그런 과정에서 음악적 요소는 제게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그날의 감동을 어떻게 하면 더욱 특별하게 간직할 수 있을까 ? 혹은 가보지는 않았어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을까 ? 

바로 블루레이라는 매체가 그 롤을 어느정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화질과 음질에서 뛰어난 퀄러티를 제공해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블루레이는 비교적 비싼 제작비도 있고 여러가지 이유로 국내 걸그룹의 경우에는 현재 선택 옵션이 다양하지 않습니다 소시와 트와이스에 얼마전 나온 러블리즈 블루레이 정도가 있군요 

불펜은 각팀 팬덤들이 같이 상주하는 공동 커뮤니티라 직접적으로 분석하며 비교하기는 눈치 보입니다만 전 이 세팀의 공연을 모두 직관했을 정도로 관심이 있어요 (블루레이판 소시 콘 같은 경우 2015년이었는데 국내에 있을때 스케줄이 맞아 타이밍 좋게 소시 콘을 감상할 수 있었고 소시랑 트와이스는 촬영 당일콘을 갔었지만 러블리즈는 첫날 공연만 갔습니다) 

그래도 비교는 필요할거 같아 외국 아이돌 그룹과 비교를 해 보겠습니다 제가 영국에 있을때 핫했던 원 다이렉션의 블루레이와 비교를 해보죠 (켈리 클락슨이나 캐리 언더우드 같은 가수를 배출한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로 유명한 사이먼 코웰이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모은 애들로 구성한 아이돌 팀입니다 영국 발음으로 원 다이렉션이라고 합니다만 미국 발음으로 원 디렉션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냥 1D 라고 줄여 부르겠습니다)  

사운드는 둘다 DTS 5.1 입니다 그럼 이게 뭔지 알아보죠 

the company has several other technologies in its product range designed to compete with similar systems from Dolby Labs. Those which conceptually extend DTS (to add more channels and/or more accurate sound reproduction) are implemented as extensions to a core DTS Coherent Acoustics data stream

기존의 DTS 기술에 채널을 추가하고 좀 더 정교한 사운드가 특징이랍니다 (기술 발전에 찬사를 ㅎㅎㅎ 요즘은 7.1 도 있어요) 

즉 하위 DTS 기술을 쓰는 매체에 비해 더 다양하고 좋은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원본 소스가 좋아야겠지만요)

콘서트라는건 여러 종류의 소리들이 모여 완성을 이루는겁니다 관객의 함성까지도 말이죠 사운드를 믹싱하는건 엔지니어의 영역이겠지만 그걸 더 세세히 표현해 줄 수 있는 기술력은 중요한거죠 

이제 사운드는 체크했으니 구성품을 알아볼께요 

그럼 오픈을 해 보겠습니다 

초 심플한 구성을 보여주는 1D에 비해 러블리즈는 덕후를 만족시킬만한 굿즈 패키지를 갖추고 있네요 

그럼 외국애들은 블루레이 구성품을 다 이런식으로만 만드냐 ?  예외도 있습니다 영미권 장사꾼들의 상술도 뛰어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다크나이트 영국판 블루레이 패키지입니다 화보집까지 넣어 화려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감상을 써보겠습니다 

러블리즈 콘서트 블루레이 사운드 믹싱은 국내 업계에서도 뛰어난 실력으로 유명한 고 엔지니어님께서 참여 해주셨다고 하고 마스터링은 유명한 소* 코리아에서 했군요 

영상 편집 센스 좋습니다 클로즈업과 줌 아웃을 잘 믹스하면서 다이나믹하게 연출했고 1080p 화질의 위엄은 상쾌한 기분이 들게만들어줍니다 (몇대의 카메라를 썼는지 궁금합니다) 

회장이 넓으면 다양한 앵글샷을 활용 하기 좋은데 너무 넓지도 좁지도 않은 쾌적한 사이즈였던거 같습니다 멤버들의 표정도 예쁜 순간일때를 찾아 잘 담았습니다 디렉터분 리스펙트 합니다 

전체적으로 러블리즈의 강점이 잘 드러난 콘서트였습니다 청순하고 순수한 소녀의 캐릭터답게 흑발과 여름 의상으로 빛났고 발랄함과 애교까지 좋았습니다 

뛰어난 엔지니어분께서 믹싱을 해주셔서 더욱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보정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멤버들의 가창력이 뛰어났기에 좋은 퍼포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운드의 해상도가 좋다보니 아재리너스의 외침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는데 (쟤 이뻐 할때 깜짝 놀랐습니다) 정감이 갑니다 ㅎㅎㅎ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가 많이 좋아하는 곡 캔젤럽 순서때 뒤에서 등장하느냐 노래를 산만한 분위기에서 불렀다는거와 가끔 모션들과 싱크들이 어색할때가 있었다는 점이네요 (캔젤럽은 정말 제대로 듣고 싶은 곡입니다)  

이제까지 많은 매체들을 써보며 일본을 부러워 했습니다 (LD (일본에서 한때 많이 쓰던 영상 매체), DVD, MD, UMD 디스크 블루레이 등등) 하지만 이제 한국도 이런 수준급의 블루레이 콘텐츠가 나왔다는 점에서 너무나 만족스럽습니다 

제가 처음 러블리즈 콘서트 관람 당시 그나마 알았던 멤버는 불펜에서 별명으로 유명했던 수정이랑 그리고 불데스로 유명했던 케이 지수 정도였습니다 러블리즈 멤버들은 모두 예쁘지만 전 걸그룹의 이미지보다는 러블리즈가 가진 가창력 그리고 열심히 하는 모습들을 높이 평가하며 좋아지기 시작한거죠 

수정이를 최애로 아끼는 이유도 수정이만의 음색 영향이 큽니다 (수정이 음색을 좋아하지만 케이의 보컬도 너무나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러블리즈는 2010년대 아이돌이지만 컨셉과 음악에는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적 요소가 녹아있어요 (윤상 피디님의 영향도 있겠죠) 전 현재는 담배를 끊었지만 한때는 하드 스모커였는데 피우는 담배도 제 취향에 맞는거만 주로 고집했습니다 그런 까다로운 저의 기호를 러블리즈가 충족시켜 주었네요 

담배는 자극적이고 중독성 있기에 보통은 쉽게 끊기 힘들고 금단증상이 찾아오죠 

그런 면에서 볼때 콘서트 끝나고 러블리즈 금단 증상을 겪던 제게 이런 좋은 선물을 주신 울림에 감사합니다 담배 니코틴 중독 때문에 흡연자가 니코틴을 갈구하듯 레코딩 음원이 채워주기 힘든 부분에 갈증을 느꼈었는데 이번에 나온 콘서트 블루레이가 어느정도 채워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밴드 음악으로 콘서트를 하는 걸그룹에 관심이 있거나 블루레이란 매체에 관심이 있는 분께도 강력히 러블리즈의 블루레이를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