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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제나) 구출.

지금뿐이다.


함장의 머릿속은 지금껏 겪어온 모든 시간선의 서사들이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매번 그랬다.


단 한번의 구조신호

단 한번의 구출시도.


이를 인가받기위해 지구 사령부와 교섭해야하는

수 많은 시간들.



그렇게 첫 구조 요청 신호는..


높으신 분들이 주장하는 성공 효율대비 소모자원이라는

되도 않을 논리때문에 시도조차 해 보지 못했다.





그 뒤로 모든 잠 드는 시간이 두려웠다.


망막 너머로 보이는 감겨진 눈꺼풀에

레노아의 서글픈 미소가 망령처럼 각인되어 

도망칠 수가 없었다.


죄책감.

후회.


어쩌면 첫 구난 신호가 그녀였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이

함장을 좌절시키기도, 지금까지 이끌어오기도 한

이유였다.




구조신호에는 성별도, 식별부호도 없다.


최대한 오랫동안 생존신호를 보내는게 목적인

그저 횽율집약적 생명유지장치의 일부일 뿐인 그것은


지독한 희망임과 동시에

절망으로의 종착지였다.



구출을 허가받을 수 있는 위치까지 오기까지

수많은 대원을 구했지만,


어디에도 나의 그녀는 없었다.


어긋난 시건선에서 만난 무수한 레노아들에겐

자신만의 서사와 동반자가 있었다.


“미안해요, 당신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지 알지만…”



그 모든 시간선의 그녀는 나를 안다.




하지만 아는 것과 이해의 감정 사이에는

구출하고자 하는 시간좌표 이상의 벽이 있다.


그녀와 나의 교집합이 생성되지 않은 시간선들은

우리가 함께 기억하는 시간에 영겁을 곱한만큼

흩어져 있다.


아무리 내달려도 좁히기 어려운 간극.



-좌표 고정, 앵커 차징.


어쩌면 내 일생의 기회는

첫번째 구조신호에서 끝났을지도 모른다.


-앵커, 사출합니다.


그녀가 아닐수도, 

다른 “누군가”의 레노아일 수도 있다.


그래도 그녀의 미소를 다시 한 번 볼 수만 있다면.




“미안, 너무 늦었지…?”


대원들은 나즈막한 함장의 넋두리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녀들도 어쩌면 레노아 덕에 지금 이 시공간에서

카오스에 저항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기에,


일면식 없는 사이이지만, 그래서 더욱 절절한.



우리는 아직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다.

댓글
  • 지상의 별 2025/11/03 15:41

    근데 진짜로 카제나 원본 설정대로하면 나 숨도안쉬고 파먹을듯... 퍼스트가 무능한게 아니잖아 근데 지금은 ㅈㄴ 무능한 함장1일뿐

  • 지상의 별 2025/11/03 15:41

    근데 진짜로 카제나 원본 설정대로하면 나 숨도안쉬고 파먹을듯... 퍼스트가 무능한게 아니잖아 근데 지금은 ㅈㄴ 무능한 함장1일뿐

    (IkOuNM)

  • 레이오트 C호크 2025/11/03 15:49

    그리고 글로벌판에 뜨는 자막,
    " WHAT TOOK YOU SO LONG?"

    (IkOuNM)

(IkOu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