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코어의 신호를 감지한 나이트메어호가 긴급전송을 시작한다.
"레... 노.....아....."
바보같은 남자.. 죽어가면서도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나를 붙잡으려 해온다.
허나 손끝이 닿기도 전에 그 몸이 빛의 입자로 감싸여 사라진다.
"미안해, 함장.."
[ 긴급 귀환 프로토콜 완료 ]
차가운 기계음성만이 이곳에 오롯이 나만 혼자 남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함장이 약속 어기는거... 내가 죽는거보다 더 싫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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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들에 비하면 가볍게 바스라지는 약하디 약한 신체
그럼에도 당신은 언제나 강하고 상냥했어
'퍼스트가 아니면 누가 퍼스트로 나서겠어!'
'높은 지위의 인간은 언제나 모범을 보여야 해'
'너희가 다칠까봐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야~'
자기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바보같은 사람
가끔은 요원들 보다도 더 만신창이인 몸으로 귀환하는 사람
어느날 그 우둔한 다정함에 나도 오기가 생겨버렸는지
걱정 반 충고 반의 마음으로
치료실로 향하는 당신의 손을 억지로 붙잡고 눈을 마주쳤어.
"레..레노아!?"
"함장, 나랑 약속 하나만 해"
"약속이라니..?"
"죽지 않기, 다치지 않기, 그리고 여차하면 요원을 버려서라도 살아남기"
"......으음 치료실에 일레인씨가 계시려나?"
"함장! 그냥 가지 말고 대답해! 대답하라니까!?"
마치 못들었다는듯 무심하게 치료실로 향하려는 당신을 보니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어
흐릿해지는 시야 사이로 당신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지
"노력은 해볼게"
"진짜지?"
"그럼 우리 꼬마 공주님이 부탁하는데 당연하지"
"함장~!"
―――――――――――
쿵ㅡ 쾅ㅡ 쿵ㅡ 쾅ㅡ
몬스터의 육중한 발걸음이 점점 가까워지는 소리가 들려와
아무래도 이게 마지막인 것 같아
왜 옛날 생각이 난 걸까?
약속에 응해준 당신의 모습에 너무 기뻤기 때문일까?
차라리 그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죽고 싶어서
조용히 눈을 감았어
쿵쾅ㅡ 쿵쾅ㅡ
"찾았다 이기"
...?
천천히 눈을 뜨자 그곳에 몬스터는 없었어
다만 집게손을 든 육중한 여자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지
드디어 공포에 미쳐버린걸까? 아니면 카오스가 만들어낸 환각일까?
생각할 겨를은 없었어
돌아가고 싶어, 아니 돌아가야만 해, 당신에게
"테라시온 소속, 나이트메어호의 부함장, 검은장미 레노아입니다! 사람이라면 부디 도움을..!"
여자는 내 말은 안중에도 없이 집게 손가락으로 나의 머리를 억척스럽게 붙잡았어
"꺄악!"
머리 속으로 무언가... 무언가 강렬한 암시가 계속해서 흘러들어와
은발쇼린이? 함남?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워가서
무서워무서워무서워무서워무서워무서워
도와줘도와줘도와줘도와줘도와줘도와줘
함장함장함장함장함남함남함남함남함남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위풍당당한 갓치다 이기야"
그렇게 희미해지는 의식과 카오스의 어둠 속에서
당신이 알던 검은장미는 죽었어, 함장
아니
다시 태어났어, 함남
크아아악 공포물!!!!!!!!!!!!!!
크아아악 공포물!!!!!!!!!!!!!!
함남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러면 오웬을 빨지라도 않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