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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메)프린세스 메이커 카렌 PD 개인 입장문 공개

안녕하세요. 프린세스메이커 : 예언의 아이들 PD 손석호입니다.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글을 적어봅니다.
지금부터의 내용은 제 개인의 생각이 강하게 반영된 글이며,
회사 및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여 봐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이야기하기가... 참 두렵습니다.
기관/기업의 소송을 저 같은 개인은 버텨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대외비 내용을 언급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작성해 누군가가 피해를 받을 수 있으므로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후원자 여러분의 답답한 심정이 조금이라도 해소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먼저, 손석호 개인에 대한 이야기]
저는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이자 기술팀 리드의 직책으로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제 업무를 직책으로 제한하지 않고, 항상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어쩌다 보니 PD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좋았죠, 감투라니. 하지만 곧 깨닫게 됩니다. 그 직책의 무게를....
PD 경력이 없는 저로서는 다양한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급여가 지연될 땐 제 책임 같았고, 프메와 핏이 맞지 않는 분께 퇴사를 권고할 땐 며칠 동안 잠을 못 잤습니다.
PD의 자질이 없다는 이야기를 팀원으로부터 면전에 대고 듣기도 했고, PD를 바꿔야 한다는 등의 뒷담화도 들었습니다.
흰머리가 더 많아졌고, 알콜의존증도 좀 생겼습니다. 아 녹내장도요.
그래도 다양한 문제들을 어떻게든 극복해가며 묵묵히 지금까지 프로젝트를 끌고 왔습니다.
그놈의 쓸데없는 책임감 때문에... 제 스스로가 좀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슬슬 늘어지는 느낌이 있어 다음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신뢰에 대한 이야기]
저는 많은 회사를 거치며 항상 신의성실을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물론 사고도 많이 쳤지만, 신뢰 가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무던히도 노력했습니다.
프린세스 메이커 프로젝트는 회사의 경영악화로 이대로 접을 위기였습니다.
회사는 이관을 희망하는 업체를 찾아봤으나, 얽힌 조건이 까다롭고 수익성도 불투명한 이 프로젝트를 받아주는 회사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여기서 저는, 제 전 직장 대표님들께 차례대로 연락하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첫 번째로 찾아간 직전 회사 대표님으로부터, “손석호가 오면 그 조건 전부 수용하겠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가 회사생활을 어설프게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프메 프로젝트는 현재 제 전 직장으로 이관을 진행 중입니다.
말이 나왔으니 이관에 대한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이관에 대한 이야기]
정부 지원, 투자사와의 이해관계, IP 측과의 협의 등... 그 과정은 순탄치 않습니다.
저를 믿고 받아주신 전 직장 대표님뿐만 아니라, 디자드에 남아계신 분들까지 복잡한 절차와 계약을 마무리 짓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계십니다.
현재 꽤나 많은 부분이 완료되었지만 아직 확정이라고 할 수는 없기에, 함부로 “해치웠나?”라는 말을 할까 봐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뭘 하다가 이제서야 나오는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회사 뒤에 계속 숨고 싶었습니다.
제가 책임지겠다고 하는 순간, 절대 돌이킬 수 없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가만히 있다가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음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 것이 우려되어 이렇게 나서게 되었습니다.
핑계는 이쯤 대고, 가장 중요한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먼저, 후원자 여러분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당장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지금부터 메시지로 환불 요청을 보내시는 분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 개인 사비로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환불 요청과 함께 계좌 정보(은행명, 계좌번호, 예금주명)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구구절절 믿어만 달라고 하는 기존 공지들은 지루하고 현학적입니다.(까서 죄송)
더 이상 실망하시는 분이 없도록, 회사와 관계없이 제가 직접 환불을 진행하겠습니다.
물론 제게 그런 큰 돈은 없습니다.
일개 직장인 통장에 그리 여유가 있지는 않으므로, 순차적으로 환불될 예정입니다.
먼저 현재 보유한 돈이 전부 떨어질때까지가 1차, 디자드 퇴직금이 제 개인통장에 들어오는 시점이 2차가 되겠네요.
그 다음부터는 새로운 회사에서 월급이 들어올때마다 환불을 진행하겠습니다.
텀블벅쪽은 저 혼자 모든 문의답변을 처리하려고 하기에 좀 느릴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후로는 이관 절차를 해치우는대로 명확한 로드맵과 함께 다시 공지드리겠습니다.
[당부의 말씀]
프메 팀에 계셨던 분들 대부분이 월급이 밀려도 떠나지 않고 프메를 붙잡고 늘어진, 제겐 정말 고마운 귀인들입니다.
그분들을 폄하하고 왜곡하는 이야기는 자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특히 같이 고난의 시절을 겪었던 디자드 직원이 누군가를 폄하한다면 더욱 실망스러울 것입니다.
내부의 직원은 보호받아야 합니다.
앞으로도 직원 스스로가 원하지 않는 이상, 얼굴 이름 등을 노출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이에 대해선 양해 부탁드립니다. 뭐 저는 계속 노출할테니까...
그리고 프메 나무위키에 왜 아수라장 분들을 박제하는지... 저랑 대표님만 박제해 주셨으면....
[마지막으로...]
자, 저는 일개 회사원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저도 큰 마음을 먹어야 했음을, 이 글을 읽는 같은 직장인 처지의 후원자분들은 알아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예언의 아이들은 무사히 출시될까요?
그리고 제 인생은 어떻게 될까요?
끝끝내 완성해내고 신뢰의 상징, 양지의 차무식이라는 별명을 얻는 망상을 함과 동시에
환불런으로 인생 멸망하는 악몽도 상상합니다.
...이렇게 해도 후원자 여러분의 궁금증을 반도 해결하지 못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입장이나 사정을 제가 경솔하게 이야기할 순 없기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제 개발인생을 걸었다는 과거 인터뷰는 아직 유효합니다.
우리 게임은 “하지 마라”보다 “완성되면 해라” 소리를 압도적으로 많이 듣는 게임입니다.
그 잠재력을 보신 분들이 이렇게 후원자가 되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체후일향만강”이란 말을 프메에서 배운 사람으로서,
제 애정과 책임감이 여러분들의 불신을 조금이라도 잠재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진지한 글 중간중간 장난스러운 말을 섞은 것 같아 진정성이 없어보일까 걱정되네요.
그래도, 날 것 그대로 올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주땡1 2025/09/30 09:57

    저럴거면 후원 왜 받았데

    (HGZxID)

  • kakao99 2025/09/30 12:46

    아직도 정식 출시되면 살 마음이 있음. 정식 출시 되면 좋겠네

    (HGZxID)

(HGZx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