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밖으로 나가도 땀이 흐릅니다.
집 안이 오히려 시원합니다.
낮 시간에 저는 2층 가족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남편은 주로 1층에 머무릅니다.
남편은 1층 방에 에어컨을 가동하고 저는 2층 가족실에서 실링팬이나 선풍기로 지내고 있지요.
저는 여름 동안 아무리 더워도 3~5일 정도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 같습니다.
에어컨을 장시간 쏘일 경우 몸살 걸린듯 으슬으슬하고 컨디션이 나빠지는 약골이기도 하고
지구를 위해서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선한 마음에서이기도 합니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열기가 훅~ 느껴집니다.
마당의 열기를 느끼면서 계곡 쪽으로 내려가지요.
원두막을 지나면 벌써 공기가 다릅니다.
계곡의 기화열 때문인지 계곡 가까이 가면 바로 서늘해집니다.









어제 해 지기 직전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셔터 스피드 1/10초에도 손각대로 찍었습니다.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고 찍는 사진도 아니고 전시회용 사진도 아니니
삼각대 들고 나가는 건 오바도 한참 오바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ㅎㅎㅎ
슬리퍼 신고 잠깐 나서서 몇 컷 찍고 들어왔습니다.
고가의 삼각대를 떡하니 두 개씩이나 사 놓고도 늘 손각대로 사진을 찍습니다.
'장비보다 내 손'이라는 되도 않은 자부심의 발로인지 귀차니즘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손각대 사랑은 습관처럼 굳어지는 것 같습니다.
손각대 이야기가 나온 김에 사진 이야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사실.. 사진이라는 건 다양한 접근방식이 있다고 봅니다.
새벽이나 매직아워에 유명 포인트에 가서 기다렸다가 찍는 사진도 있고
어느 외국 사진작가의 명작처럼 순간을 포착하는 스트리트 포토도 있을 겁니다.
저는 장비 둘러매고 유명 포인트에 미리 가서 삼각대 놓고 기다렸다가 찍는 사진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누군가 가장 좋은 장비로 가장 좋은 날씨에 가장 좋은 시간대에
이미 가장 멋진 장면을 찍었을 텐데 나 하나 더 보탠다고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배병우 작가가 한 말입니다.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무거운 장비를 메고 컴컴한 새벽에 산으로 올라간다.
날씨와 환경이 생각대로 안 되는 날이 더 많다.
그러면 막걸리 한 잔 마시고 내려오는 거다.
저는 배병우 작가의 방식보다는 순간 포착 사진에 더 관심이 갑니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길을 걸으면서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샤샤샥!
스트리트 포토는 0.1초 사이에 표정과 상황이 달라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트리트 포토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으니
스트리트 포토를 찍기 위해서는 외국으로 나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외국 사진작가의 명장면을 보면 초점이 정확하게 맞지 않는 사진이 많습니다.
옛날 시절의 장비여서 더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취미로 사진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쨍한 결과물을 내주는 장비와 사진을 선호합니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사진들은 기계적인 선예도에 베일듯이 날이 서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저는 기계적인 쨍한 사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포토샵에서 보정 작업을 할 때 접사 사진 외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샤픈을 올리지 않습니다.
풍경에서 샤픈을 올릴 경우 살아있는 자연스러운 풍경이 아니라
마치 내장을 모두 꺼내고 포르말린 솜을 채운 박제처럼 느껴진달까요..?
게다가 채도까지 한껏 끌어올린 사진을 보면 울컥 역겨움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사진은 선예도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선명함을 추구하는 것 말고도 수준 높은 작품에는 많고 많은 조형적인 요소가 담겨 있지요.
사진 촬영의 과정은 거의 본능적인 순간의 결정입니다.
스트리트 포토일 경우에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
촬영자는 구도, 배치, 주제.. 등을 머리 속에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조형적 감각으로 셔터를 누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감각' 이란 가르치거나 교육해서 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깨달은 것은 예술 분야는 타고난 어떤 것이 있어야 합니다.
가르치지 않아도 느끼고 표현하고 구현해내는 그 어떤 것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건 설명으로 되지는 않습니다.
미술 전시회에 가서 같은 바닥 사람들은 작품들을 휘이~ 둘러보고 하는 말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말 되네', '재밌네' 이러거나 '뭐래~'.. 이런 식입니다.
미술 전공자의 감상평치고는 우습죠?
단, 같은 바닥 사람들끼리의 리그에서만 통하는 말이긴 합니다. ㅋㅋㅋ
작년에도 느꼈지만 주변 자연이 너무 좋습니다. 다행히 이번 폭우에 피해가 없으셨나보네요.
늘 기쁜마음으로 올려주신 사진 즐겨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계곡이 집터보다 많이 낮아서 폭우 피해는 18년 동안 없었습니다.
400mm가 쏟아진 적도 있었거든요.
저희집 풍경을 즐겁게 보아 주신다니 저도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 ㅎ
부럽습니다.ㅜ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