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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여, 왜 전통에 따라 성녀와 결혼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냐??"


"용사여, 왜 전통에 따라 성녀와 결혼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냐??"_1.jpg




"그게, 성녀는 전생에 제 둘째딸이었단 말입니다!"


"뭣? 성녀여, 그것이 사실인가?"


"....네, 아무리 현생에선 혈연이 없다고 해도, 저 역시 아버지였던 사람과 결혼은 좀....."



왕과 교황은 머리를 움켜쥐었다.



"아, 그렇다면 용사의 동료인 검성이 용사 대신 성녀와 결혼하는 것은?"


"그것도 어렵습니다."


"그건 또 왜??"


"검성은 전생에 제 아들이었던 것으로, 성녀와는 남매였습니다."



왕과 교황은 아예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그럼 용사 파티의 핵심인 용사, 검성, 성녀가 전생에 일가족이었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뭐야 그게! 어쩌다 일가족이 나란히 동료로 환생했단 말인가!!"


"전생에 가족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가족이 타고 있던 차를 트럭이 덮치는 바람에 일가족이 동시에 죽고,

눈을 떠보니 눈 앞에 여신님이...."



왕과 교황은 눈 앞이 아득해졌다.

마왕과의 싸움을 앞두고 용사의 혼인을 통해 여신님의 축복을 받는 신성한 예식은 왕국의 오랜 전통이었다.

오랫동안 휴전 상태였던 마족들이 새 마왕의 등극과 함께 갑작스레 전쟁을 선언한 지금, 하루라도 빨리 예식을 진행해야 했다.



"잠깐, 일가족이 함께 환생....?"



교황이 문득 무언가를 떠올렸다.



"일가족이 함께 전생했다면, 전생의 아내는 어떻게 되었지? 아내도 함께 차에 타고 있었다면, 아내도 함께 전생했을 터!"

"그, 그래! 아내도 환생해왔을 것 아닌가!! 그럼 전생의 아내와 다시 결혼하면 되겠지?"



그 말을 듣고, 이번엔 용사, 성녀, 검성이 한꺼번에 머리를 감싸쥐었다.



"왜 그러지? 설마 아내는 함께 환생하지 않았다는 건가?"


"아니오....아내도 함께 죽고, 함께 이 세계로 환생해오긴 했습니다만....."


"그럼 전생의 아내는 지금 누군가? 빨리 말해보게!!"


"그.....전생의 아내는 현 마왕입니다......"


"뭣!! 왜 그렇게 됐어!! 다른 가족은 다 용사 파티로 환생했는데 왜 아내만 마왕이야!!!"


"그, 그게....."



용사는 말을 잇지못했다. 보다못한 성녀가 말을 이었다.



"그게, 트럭에 치여 죽기 전 차 안에서, 운전하던 아버지가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지난 결혼기념일에 야근이 있다고 집에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

사실 야근은 거짓말이고 결혼기념일인걸 잊어버린 채 친구분들과 술마시러 갔던 거라는 사실을 어머니께 들켜버려서...."



왕과 교황은 뒷목을 잡았다.



"결국 트럭에 치이기 직전 어머니는 극대노한 상태셨고,

여신님께서 아버지가 용사로 환생할 거라는 설명을 하시자마자,

그럼 자신은 마왕으로 환생해서 용사를 잘근잘근 씹어먹겠다고...."


"그럼....그동안 그럭저럭 평화를 유지하던 마족들이 마왕이 바뀌자마자 전쟁을 선포한 것도?"


"그 마왕이 전쟁을 피하고 싶다면 용사를 인질로 보내라고 요구했던 것도?"


"검성과 성녀는 무관하니 보내지 말고 용사만 보내라고 했던 것도?"


"그래서 마왕에게 인질로 가거나 혹은 마왕과 싸울 것을 요구하니 용사가 어떻게든 도망치려 했던 것도?


"그 밖에도 용사답지 못하게 마왕 이야기만 나오면 공포에 질렸던 것도?"



용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족과의 전쟁 발발 위기는, 결국 용사가 검성과 성녀의 손에 붙들려 강제로 마왕(아내)에게 끌려가고,

마왕(아내) 앞에 엎드려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마왕(아내) 옆에 머물며 며칠에 걸쳐 비위를 맞추고,

결국 용사가 마왕(아내)과 현생에서 재결합한 뒤 셋째를 낳기로 약속한 것으로 겨우겨우 수습되었다.



댓글
  • Mk-23 Falconet 2025/07/18 19:54

    용사를 끌고가는 중....

    (i1DX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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