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루터는 이번 영화의 메인빌런이지만
딱히 렉스루터란 존재의 사악함과 찌질함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점
"거대한 악에 맞서는" 슈퍼히어로가 매력적이기 위해서
슈퍼빌런 또한 매력적이어야 함이 거의 공식이 되면서
더 입체적이고 매력적이고 사연있는 슈퍼빌런이 늘어나며
슈퍼히어로보다 매력적인 빌런이라는 주객전도되는 경우도 많지만
이번 영화는
'선함' 그자체가 매력적임을 보여주기 위해 신경쓴 흔적이 많았고
슈퍼히어로가 매력적이기 위해 반드시 사악함에 대등한 매력을
부여해서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듯한 클래식함이 좋았음.
액션에서 힘이 압도적으로 승리한다는 느낌은 줄어들었지만
작중 인물들이 가진 선함이 더 압도적으로 매력적이다라는게
히어로물에서 오랜만에 느낀 감성임.
물론 렉스루터 캐릭터성은 유능하면서도
정말 보잘것없이 찌질하고 사악하다는걸
잘살렸다고 생각함.
난 오히려 능력있고 찌질한 주제에 자기 정당화하는 것 조차도 별 관심없는 진짜 쓰레기라 너무 좋았음
(대충 솔직히 다들 할수 있으면 제국주의 하고싶지 않냐는 어쩌고 글)
난 그 대사도 메타발언보다는 이미 흔한 '사람'을 미워하는데 인생을 바친 인간이 정당화에 지친느낌이라고 받아들였음.
실제로 그런 삶을 사는 인간은 세상에 너무 많은데 렉스루터는 그 중 그저 운좋게 똑똑했을 뿐이니까
(그게 루터 캐릭터성에서 가장 별로였던 1人)
난 얘가 '원래부터 찌질하다'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슈퍼맨을 싫어한다' 쪽은 좀 부족했다고 생각했거든.
사실 개봉 전부터 가장 기대한게 '메타휴먼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렉스 루터는 왜 슈퍼맨을 싫어하는지 제대로 답해줄까?' 였던 것도 있었고.
작중에서 설명이 없는건 아닌데, 그게
'내가 시기심에 눈이 멀었다고? 그걸 모를것같냐 당연히 알지. 난 너라는 우주의 괴물이자 위협을 물리치기 위한 숙명을 타고났고 그걸 실현할 원동력이 시기심인거야! 내 시기심이 축복인거지!!!'
라는 코믹스 끌어와서 한번 더 틀어서 맛깔나죠? 하는거라
맛있긴 한데... 본질이 코믹스에 있는거 아닌가요? 싶었음ㅋㅋㅋ
난 그 대사도 메타발언보다는 이미 흔한 '사람'을 미워하는데 인생을 바친 인간이 정당화에 지친느낌이라고 받아들였음.
실제로 그런 삶을 사는 인간은 세상에 너무 많은데 렉스루터는 그 중 그저 운좋게 똑똑했을 뿐이니까
오타쿠들이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서 연애를 하기 위한 서사와 개연성을 중시하듯이
누군가가 누군가를 싫어하는데, 더 나아가서 죽일 정도로 싫어하는데 꼭 서사와 개연성이 따르는건 아니더라
그치만 그 논지로 '이유 별거없이 그런거에요' 하는 빌런 캐릭들은 다 개연성 씹망 소리를 들었...
당장 댕댕루터만 해도 '난 아빠한테 맞아서 슈퍼맨이 시러' 소리에 이뭐병 등신새끼여 소리 들었으니.
물론 이번 루터는 위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냥' 인 새끼란 점에서 아예 착안점이 다르고 그 점에선 잘 묘사해낸건 맞지만
방향성 자체가 그닥 취향은 아니었던듯.
난 '코믹스에서 그대로 가져온 루터'가 아니라 그냥 슈퍼맨 영화에서 왜 빌런이 되었고 왜 슈퍼맨을 증오하게 되었는지 썰을 풀어주는 루터를 기대했었거든.
예전에 성선설이 득세하던때에는 악이 왜 악이 되었는지 설득력을 부여하는 게 주요 작업이었는데
뉴스의 발달로 그냥 ㅁㅊ 약화버전 조커같은 놈이 ㅈ나게 많다는 게 알려지면서 식상해져버림
(대충 솔직히 다들 할수 있으면 제국주의 하고싶지 않냐는 어쩌고 글)
난 오히려 능력있고 찌질한 주제에 자기 정당화하는 것 조차도 별 관심없는 진짜 쓰레기라 너무 좋았음
준내 똑똑라고 돈도 많고 키도 크고 잘생겼는데 열등감때문에 폭주하는 찌질이라는 캐릭터성을 너무 잘살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