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슈퍼맨이 "히어로 유니버스 영화"에 나오려면 슈퍼맨의 너프는 필연적임.
당연히 파워 면에서 너프되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슈퍼맨의 가장 큰 특징이자 팀업 영상화를 하는 데에 가장 큰 단점이 바로 "너무나 완벽한 무적선역" 이라는 것이기 때문.
슈퍼맨은 비행능력, 초청각, 힘, 속도, 투시, 히트비전, 아이스브레스 같은 파워 계열만 슈퍼한 것이 아니라
정신력, 지능, 학습능력, 자제력, 인내심, 정의감, 계산력, 기억력, 사상까지 모두 슈퍼하기 때문에 슈퍼맨라는 것이 문제임
심지어 이거만 슈퍼한게 아니라 슈퍼 빵굽기, 슈퍼 밥먹기, 슈퍼 물-마시기 같은 별의별 슈퍼 기술들도 있음.
그리고 이 모든 능력들은 너프가 필수적임.
여기서 말하는 너프는 단순히 파워만 너프한다고 되는 게 아님.
슈퍼맨은 말 그대로 모든 선의 집합체로써 디자인된 히어로기 때문에 디자인 자체가 "그럼 슈퍼맨을 찾아가면 되겠네"로 결론이 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
홍수가 났다 → 슈퍼맨이 슈퍼-물먹기로 해결할거야
배트맨조차 보는것만으로 미쳐버리는 방정식이 있다 → 슈퍼맨은 그거 슈퍼-지능으로 풀수 있음
히어로들이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정의관에 대한 딜레마가 있음 → 슈퍼맨은 그 딜레마의 해답을 완벽하게 알고있어서 슈퍼맨 찾아가면 됨
어머니가 아프신데 직장을 그만둬야 할지 고민이에요 같은 소시민적 고민 → 슈퍼맨은 그 해답을 알고 있음
바로 이전 슈퍼맨인 카빌 슈퍼맨은 바로 그 정신, 지능, 사상적인 면에서의 슈퍼맨의 능력을 너프 또는 삭제한 대신
다른 능력을 삭제당한 대가로 힘을 챙겨간 것에 가까움
그래서 단순히 역대 슈퍼맨들은 누가 일방적으로 더 너프를 받았거나 덜 너프를 받았거나로 천편일률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게
어떤 슈퍼맨은 너프받지 않은 부분을 어떤 슈퍼맨은 갖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
바로 이번 슈퍼맨 영화에서의 슈퍼맨은 바로 이전 슈퍼맨인 카빌 슈퍼맨이 너프당해 빼앗겼던 "정신적 지주로써의 슈퍼맨" "따뜻한 선으로써의 슈퍼맨"을 너프당하지 않은 대신, 그 대가로 힘을 조금 더 너프당한 슈퍼맨이라고 볼 수 있음.
예를들어서 어떤 특정 히어로가 정신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게 있고, 소시민적이거나 정의관적인 고민이 있을 때, DCEU에서는 카빌 슈퍼맨을 찾아갈 수도 없고 이유도 없으며 카빌 슈퍼맨은 그걸 해결시켜줄 인물로 등장할 수가 없음
단순히 카빌 슈퍼맨이 그 분야에서 특출난 인물이 아닌 히어로인건 둘째치고, 이미 엄청나게 강력한 카빌 슈퍼맨이 정신적 지주라는 역할까지 가져가면 말 그대로 "혼자서 다 해먹는" 일이 발생해버리기 때문임.
인명 구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임. 카빌 슈퍼맨은 압도적인 힘을 얻은 대가로, 그 압도적인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 그가 부여받은 역할은 싸우고 때려부수는 것임.
카빌 슈퍼맨은 인명 구조에 그렇게 자주 나서지 않고, 카빌 슈퍼맨이 적들을 정리하고 평정하는 동안 다른 히어로들(주로 플래시)가 인명을 구조했음.
사실 카빌 슈퍼맨의 압도적인 힘과 속도라면 DCEU의 슈퍼맨은 DCU의 슈퍼맨보다 인명구조에 있어서도 상위호환이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정작 두 영화 세계관에서 보여준 DCU의 슈퍼맨은 인명구조에 특화되어 있는 반면 DCEU의 슈퍼맨은 그렇지 않음. 그 이유는 마찬가지로 슈퍼맨이 "다 해먹어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해버리기 때문인 것.
슈퍼맨은 애초에 설계부터가 다 해먹도록 설계되어 있는 캐릭터다 보니, 팀업이 예정되어있는 유니버스 계통에서는 반드시 전범위에 걸친 광역 너프가 필수적임.
이놈이 발을 안 담그고 있는 능력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진짜 별의별 정신 / 신체적 능력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DCU에서의 슈퍼맨은 신체적 능력을 역대 영상화 최약의 슈퍼맨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너프당했지만, 그 대가로 정신적인 부분은 영상화 유니버스 매체에서 거의 최초로 온전히 지켜낼 수 있었음.
유니버스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서 정신적인 면을 거의 지켜낸 슈퍼맨인 리브 슈퍼맨조차도 정의감과 신념이라는 면에서는 원작과 달리 너프 되었던 걸 고려하면 그 부분을 온전히 지켜낸 슈퍼맨 2025는 사실 정신적인 면에서는 역대 최고의 슈퍼맨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음.
그래서 이전처럼 다 때려부수는 무적이자 최강의 히어로는 무리일지도 모르겠지만 "모두의 친구, 모두의 이웃인 따뜻한 절대적 선"으로써의 역할과 비중은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큰 기대가 됨
메타휴먼 중 최강이라고 대놓고 언급은 됐지만
혼자 다 해결할 수준은 아닌 정도로 잘 맞췄다고 봄
이잉, 슈퍼 빵굽기는 너프하지 마세용
주인공이 너무 세면 재미없다는 대표적인 예시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