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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우담 아이돌논란 보고 떠오른글.txt

대한민국에서 가수는 singer 가 아니죠
그 보다는 좀 더 넓은 개념의 대중음악 종사자를 퉁치는 말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에서는 라디오헤드도 그라임스도 에이펙스 트윈도 가수가 되겠죠
바꿔말하면 대중음악=노래로 본다는 겁니다
아직 한국어는 pop musician(대중음악가?)에 해당하는 단어를 갖지 못했어요
제가 볼 때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가장 큰 문제가 이거라 생각해요
팝 뮤지션을 단순히 노래나 부르는 가수 취급 하는 풍토
그깟 대중음악 하는 놈이 가수지 뭐여 하는 풍토 말예요신해철씨가 사망했을 때 가수 신해철씨가 의료사고로 사망했다고 보도됐죠
근데 까놓고 신해철이 가수였나요? 물론 보컬을 맡았었지만
가수보다는 음악가에 훨씬 가까웠죠 그런데도 신해철은 대중음악 종사자라는 이유로 가수가 되더라구요
좀 더 좋은 예
데이빗 보위도 그랬죠 가수 데이빗 보위가 사망했다고 보도되더군요
보위는 위대한 음악가이자 예술가였지 달랑 노래만 부르던 가수가 절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도 우리나란 보위를 대중음악에 종사했다는 이유로 가수 취급하더라구요...
프로 불편러? 그게 뭐 어때서?
문제가 뭐냐면요 이들을 가수로 보면 가장 중요한 역할은 가창이 돼버리거든요
이들의 음악이 창작이 예술이 얼마나 대단했고
대중음악을 얼마나 앞으로 밀고 나갔는지 같은 그들의 진짜 공헌은 간단히 무시되죠
대중의 무서운 요구 가창력 가창력 가창력 그놈의 진절머리나는 가창력
딱히 가창력이 필요 없는 활동을 하는 아이돌에게까지도
얼굴로 가수 하냐? 노래 연습이나해라 노래도 못하는 게 .....
달샤벳에 수빈?이었나 그 친구가 곡을 몇 개 썼나봐요 앨범에도 실리고 그런 기사를 봤거든요
근데 댓글 중에 하나가 인상깊더군요 (비웃으면서) 노래연습이나 해라
혹은 AOA 민아 AOA가 밴드도 하던데 베이스 의외로 잘 치더라구요
그런데 욕먹었죠 그것도 팬미팅에서 얼굴 신경 쓸 시간에 노래연습이나 해라...
도대체 왜 그럴까?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는데
제가 내린 결론은 대중이 아직 대중음악을 음악취급 예술취급 하지 않아서 그런것 같아요
어쩌면 우리나라 교육이 음악을 전혀 교육하지 못해서 그런 걸 수도 있구요
진짜 음악은 고상한 클래식 같은 거고
대중음악은 딴따라가 마이크 잡고 율동하면서 노래 부르는 그 정도로만 생각하는거죠
사운드는 노래를 위한 "반주"에 불과하구요
그러다보니 음악가의 창작은 가창에 비해 훨씬 가치 없는 활동인거죠라이브라 하면 노래를 생으로 부르는 걸 떠올리죠?
근데 라이브는 그런게 아니예요 사운드가 라이브여야 라이브죠
아이돌 곡도 라이브연주로 들으면 그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걸스데이의 기대해였나? 그걸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본 적이있는데
밴드 라이브였어요 신선하더라구요 아이돌 곡을 그렇게 듣는건 흔치 않은 경험인데
그 흔치 않은 경험까지도 가창력 판독하려고 MR제거 표시해놓고 유튜브에 올리더라구요 ㅋㅋㅋ
대중음악 특히 팝 음악의 구조를 기악+성악으로 본다면
대한민국은 대중음악에서 기악의 가치를 철저히 무시해요 성악을 위한 반주에 불과하죠
왜냐? 위에서 말한대로 아직 음악 취급을 안하거든요 그냥 노래인거예요
그러다보니 좋은 음악, 나쁜 음악의 기준도 없어요 노래 좋으면 장땡!
오직 성악 가창만 들으려 하고 이런 환경에서 실력은 악 잘 지르는 겁니다...
가수는 오직 가창을 위해서나 있는거고요
근데 테일러스위프트나 아델 같은 가장 대중적인 팝 가수들도 악기 다룰줄 알고 음악할 줄 알거든요
정말 우리나라 대중음악을 아이돌들을 비판하고 싶으면
"노래도 잘 못하는 게"가 아니라 "노래밖에 할 줄 모르는 게" 가 되어야 맞는거에요
가수에게 실력은 단순히 노래 잘하는 게 아니거든요
전체적인 사운드의 관계를 이해하고 음악을 잘할 수 있어야 그게 실력인거죠
근데 관심 없죠.. 쉬즈곤 부를 수 있고 3옥타브 찍으면 실력 좋은 거니까
대한민국이 널리 사랑받는 대중적인 록밴드(유투나 오아시스 콜드플레이같은)하나 못 가지고 있는 이유
혹은 그러한 일렉트로닉 뮤지션(다프트펑크나 케미컬브라더즈 같은) 하나 없는 이유는
결국 제가 볼 땐 대한민국 대중의 문제예요
사운드는 개나줘 오구오구 목청도 좋다 3단고음?!?! 4옥타브?!?!? 쉬즈곤!!!! 레이디~~~
우리나라 대중음악에서 사운드가 마땅히 누려야 할 그 지위를 되찾는 날이 과연 올는지
언제쯤 대중음악가에 해당하는 단어가 생겨날지
어쩌면 2~30년 후에도 여전히 우리나라 대중들은
데시벨과 헤르쯔로 환원되는 가창력만을 가수들에게 요구하고 있을 수도 있어라고 상상해보면
참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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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우담논쟁 어떻게 생각하실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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