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셀린이 레즈비언이고 루미의 생모한테 레즈비언으로서 모종의 감정을 품은 거 아니냐고들 함
반은 장난인데 반쯤은 진지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음
나도 장난으론 그 썰에 힘을 실어주고 싶지만 진지하게는 좀 다르게 해석하고 싶음
이 애니메이션이에서는 아이돌을 무당이라는 영적인 존재와 중첩시켰고
몸짓과 노래로서 대중(혹은 백성)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혹은 액(귀마)을 몰아내는 역할을 하고 있음
다들 알다시피 셀린의 디자인적 모티브는
'1세대 아이돌'임
하지만 이걸 좀 더 넓게 해석해서
단순히 1세대 아니돌이 아니라 '전 세대의 연예인'이라 생각해보자
그런데 다들 알다시피 1세대 아이돌 때만 해도 한국에서 아이돌(혹은 연예인, 가수)은 매우 을의 위치에 있었고
지금까지도 연예인에 대한 도덕적 잣대는 매우 엄격해서
인간적 흠결(혹은 연애, 혹은 선량한 사람의 입장에서 다소 용인되지 않는 실수)가 있으면
철저히 숨기거나, 연예인을 그만 두거나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 등
대중에게서 용납되지 않았음
어... 좀 말하기 그렇지만 옛날엔 O양 비디오 사건 같은 것도 있었고
최근엔 이선균씨나 설리의 극단적 선택 같은 것도 있었지
실수나 잘못이 드러난 연예인들 대부분은
최소 일정기간의 자숙기간을 거치거나
아니면 최악의 경우 진짜 물리적으로 죽음을 택하거나
너무 많은 비극들이 있었음
구세대 아이돌(혹은 무당)으로서 셀린은
대중은 연예인을 '꿈과 희망을 주는 존재'로서,
도덕적 결함 같은 건 있어서는 안된다는 다소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고
그런 인간적 허물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공포감을 가지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음
셀린은 그 사례를 자신이 아끼던 동료에게서 봤고,
또한 자신이 아끼는 후배 연예인(아이돌, 무당) 루미는 그런 고통을 겪고 싶게 하지 않았기에
'너 그거 주변에 알리지마, 너 그러다 죽을 수도 있어, 그거 진짜 큰일나는 거야, 그게 알려지면 네 자리를 지킬 수 없게 되'
라는 말 밖에는 해줄 수가 없었던 거지
자기 스스로는 연예계 선배로서 루미를 감싸줄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대중은 커녕 동료에게조차 용인되지 못하고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인 거야
그리고 알다시피 루미는 아웃팅 당함
그럼 뭐가 남았지?
파멸(=대중앞에 설 수 없음)밖엔 남지 않았는데
진우와의 상호작용이 됐든 스스로의 개인기나 그릇이 뛰어나서였든
어떠한 요인으로 그걸 극복하고 다시 대중앞에 설 수 있었음
새로운 세대의 아이돌(연예인)은
인간으로서 보통사람에 준하는 흠결이 있을지도 모르고
때로는 좀 큰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대중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야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흠결이 대중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서는 안되는 이유일 수는 없다
는 메시지를 드러내기 위해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구세대 아이돌로서 셀린을 강조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함
난 교포인 매기강 감독이 이런 메시지를 강조한데에
한국 연예계의 부조리함을 단적으로 보여준
故 이선균씨의 안타까운 죽음이 큰 이유가 됐다는 생각을 했음
영화 기생충 이후 이선균은 서구권에도 상당히 알려진 배우가 됐고
이미지적으로 '흠결없고 깨끗한' 면모가 강조되어 왔는데
양아치 같은 이들과 억울하게 엮여 명예가 실추되고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게
국내 뿐 아니라 국외에도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임
대체 그게 무엇이라고 한창때의 중견 연기파 배우가 아까운 목숨을 놓아버리는지
왕년의 대스타가 후배 키우는 데에만 집중하면서
본인은 조용히 은둔해서 살며 후배의 비밀(흠결)이 새어 나가는 데에
강박적일 정도의 공포를 보이는 데에서 그 그림자를 봤음
그럼 이만, 지루하고 현학적인 뇌피셜을 마치도록 하겠음
2기 보스각
혼혈인 루미는 인정하지 않고 자기가 키운 아이돌 데려오는거임
무엇보다 본인이 바라던 혼문의 형태도 아니고 대립각이다
”그럴수밖에 없었던 “셀린의 괴거 이야기도 보고싶어진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