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스압)지루하고 현학적인 더피 완성

서막(그럼내놔! 를 원하시면 쭉 스크롤하시길 바랍니다.)

이전에 서씨를 만들고 나서...계속해서 작업을 하고 더피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때 과정 이야기가 있었는데 사실 절반은 자동화입니다. 그 부분은 누군가는 지루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나 프린트 했다 란 이야기는 있어도 그게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별로 못본거 같아서 이번에는 지루하고 현학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구상

그냥 적당히 그으면 나오는 서씨와는 다르게 더피는 섬세하고 복잡합니다. 그래서 그리기도 쉽지 않았어요. 어쩻든 이 악물고 그림을 시도했습니다.

서씨를 그리고 그려본 더피 얼굴...여기서부터 고민의 시작(...)

더 많은 참고...참고 하시라고요 ㅋㅋㅋㅋ

일단 형태는 잡힌거 같으니 잉크스케이프로 백터 작업을 시도했습니다.

일러스트만 써보다가 잉크스케이프를 써보니 생소하긴 했는데 그나마 다행인건 조금씩 손에 붙기 시작했습니다.

윤곽을 그리고 투명도를 낮추고 그 위에 윤곽을 올리고...

이부분은 사실상 그림그리기 같은겁니다. 붓을 들고 선을 그리는게 아니라 점을 찍어 선을 연결하고 그 선을 당겨서 형태를 만드는거죠. 그리고 답이 안보이면 끝없는 투쟁을 하는거고요.

완성된거 같으면서도 돌아서면 추가할게 생깁니다(...)

완성이라는건 사실 마음속에서 정하는것입니다. 한가지 다른 여러가지를 보면서 느낀건 부족한 완성이 완벽한 미완성보다는 좋다는겁니다.
그래서 이정도까지만 해주고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만들기

메이커월드에서는 이렇게 그림을 들고 가면 이걸 3D 프린트 가능한 무언가로 가공해주는 메이커랩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열쇠고리를 만들어주는것도 있어요. 이게 없던 시절에는 이걸 만드는거만으로도 노가다를 해야 했습니다.

열쇠고리는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딸깍' 몇번이면 프린트 가능한 이미지가 나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파일을 다운로드하고 그것을 뱀부 스튜디오에 불러줍니다.

불러오면 이미 준비된 셋팅이 있어서 그냥 프린트를 바로 해도 되지만 약간 더 준비하겠습니다.

호냥이 4색 버전도 만들었습니다. 8컬러면 접근성이 너무 떨어져요.

준비

'딸깍'이라는 뱀부랩이라고 해도 설정을 어떻게 만지느냐에 따라 더 나은 퀄리티와 빠른 출력 시간이 가능합니다. 
제가 하는 이것은 멀티 컬러 영역을 약간 줄이고 검은색을 늘려 출력시간을 30분~1시간 정도 감소시키는 작업입니다. 단, 너무 감소시키면 후면 색이 전면에 비춰보이므로 어느 선까지 검은색을 늘릴지는 개인의 노하우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하단 0.6mm까지는 멀티컬러 출력을 하고 나머지는 검은색으로 인쇄하도록 했습니다. 필라멘트를 메트로 쓰면 더 줄일수도 있을거 같지만 내구성 문제가 있을거 같으니 이정도까지만 줄일겁니다.

이런건 아무도 안 알려줍니다. 네, 하나 배우신겁니다.

그리고 소프트와 하드웨어가 서로 합일이 되어야 프린트가 진행되므로 노즐 교체를 합니다. A1시리즈는 이 노즐교체조차 '딸깍'이지만 전 구형 프린터라 노즐을 교체하는데 나사를 돌려야 합니다. 교체가 끝나면 노즐 종류도 수동으로 입력해줘야 하는데 최신형 프린터는 노즐을 자동으로 인식한다네요.

선 3개 빼고 나사 두개 돌리면 노즐이 빠집니다. 저도 그냥 '딸깍'하고 싶어요.

그리고 필라멘트 색을 매칭시켜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AMS(오토 마테리얼 시스템)에 필라멘트를 넣으면 뱀부랩 필라멘트의 경우는 자동으로 채크하고 타사 필라멘트는 직접 입력해서 맞춰줘야 합니다.
그리고 물먹은 필라멘트는 중간에 끊어지면서 비상사태를 만들기 때문에 미리 건조기로 충분하게 건조시켜줘야합니다. 
3일 전부터 필라멘트는 준비하고 있었어서 그냥 넣어줬습니다.

8색이 매칭되는지 필라멘트 색을 확인합니다.

PLA의 경우 50도에서 4시간~12시간 건조시켜주면 됩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최종점검을 합니다. 필라멘트나 플레이트 종류, 현 프린터가 매칭이 되는지 확인해줍니다.

5시간+3시간 = 6시간.
두마리 출력하면 시간을 할인해줍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보내는 일만 남았습니다.

제일 기나길 수도 있는 출력(하지만 이렇게 간단히 편집했습니다!)

모든 프린터 상태는 원격 앱으로 즉시 확인 가능합니다. 
프린트 앞을 지키고 있지 않아도 작업 진척을 알 수 있어요.

지루하고 현학적인 Q&A는 여기에 넣어봅시다.
Q: 쉬움?
A: 네.
Q: 전기세?
A: 프린터 시동시 몇초간 최대 1000W까지 올라가다가 프린터가 안정화되면 100W/h 내외로 소모합니다. PLA를 쿨 플레이트로 출력시에는 60~70W/h, 만일 ABS를 출력중이면 180W/h 정도 소모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기전력 6w 정도 나옵니다.(P1S 기준)
Q: 건강?
A: 이론상 PLA와 PETG는 무해합니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여전히 나오고 있고 색을 내기 위한 안료의 특정 성분은 유해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환기 레벨로 운용 가능하다는게 정석이지만 불안하면 신뢰도가 높은 필라멘트 사용, 별도의 프린트실이나 챔버를 만들어두는게 좋아요. 하지만 ABS나 ASA는 위험하니 반드시 별도의 프린터실과 공조장치를 구비하는게 좋습니다. 나일론은...가급적이면 집에서 뽑을 생각하지 마십시요.
Q: 냄세?
A: 필라멘트에 따라 나는거도, 안나는거도 있습니다. 너무 나면 환기시키면서 사용하고 회사 확인하고 바꾸세요. 냄세 잡는데 공청기도 도움이 됩니다. 물론 PLA, PETG 이야깁니다. ABS, ASA 냄세는 무조건 피하십시요.
Q: 소음?
A: 의외로 프린팅 소음은 생각보다는 크진 않습니다. 챔버문 닫아두면 50데시벨 미만으로 나오는데...팬소리가 부아아아앙 합니다. 그게 60데시벨 정도 되는거 같네요. 그리고 진동 심하니 아래층 민원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Q: 관리?
A: 제 경험상 두가지만 잘 지키면 나머지는 관리랄거도 없습니다. 1, 필라멘트 습기관리 2,뱀부랩 위키 메인테넌스 항목 지키기.  필라멘트는 직사광선만 오랜시간 맞지 않으면 건조기로 살릴 수도 있습니다.
Q: 멀티컬러?
A: 로망이긴 하고 하면 이쁘긴 한데 뎃가(필라멘트, 시간)가 엄청나므로 피규어는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것도 스킬들이 있는데 그런 스킬들을 익히면 시간과 필라멘트를 약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위에 저거처럼요.

더피 두마리 뽑는데 이정도 나와요.참고로 더피 컬러의 높이는 0.6mm입니다. 

Q: 왠 질답?
A: 이제 개인의 아이디어가 장비의 개인화, 시스템의 자동화를 통해 표출이 가능한 시대가 왔습니다.
그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나중에 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런 시대를 타보는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흥미 있으시면 츄라이 해보시라고 궁금증 풀어드리는겁니다. 

그렇게 6시간 넘는 시간이 흐르고...

완성이 되었습니다.

뭔가 바보스러움이 좀 부족한거 아닌가 싶긴 한데 호냥이처럼 나와주긴 했네요.

더피의 도면은 여기서 받으실 수 있습니다.

긴 이야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