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저는 이 발언의 저의를 조금 다르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바로 ‘순망치한(脣亡齒寒)’, 즉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검찰이 국민적 지지 속에 개혁 대상 1순위로 몰락하게 된다면, 그 다음은 어디일까요?
바로 사법부, 즉 박희승 의원의 친정입니다.
박 의원은 오랜 기간 법원에서 재직한 ‘정통 사법부 엘리트’입니다. 따라서 검찰이 무너지면 사법부 개혁 바람이 뒤따를 것이란 점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지금까지는 검찰이 욕받이 역할을 하며 사법부를 방패막이처럼 지켜줬지만, 그 울타리가 무너지면 법원 역시 국민적 검증대에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박 의원의 ‘속도조절론’은 단순한 신중론이 아니라, 사법부로 향할 화살을 미리 차단하려는 방어적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겉으론 개혁을 지지하는 듯하지만, 실은 검찰개혁의 동력을 늦추고 무력화하려는 전략적 딴지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정치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됩니다. 박 의원이 정말 개혁에 찬성한다면, 실질적인 입법 참여와 표결에서 그 의지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은 더 이상 ‘합리적 중도 코스프레’를 통한 시간 끌기에 속지 않습니다.
검찰개혁이 성공하려면, 그 다음은 반드시 사법개혁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 흐름을 막기 위해 검찰개혁부터 무산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수박들의 저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