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생에게 집착하는 선생의 하루는 의외로 단순하다.
일단 하루의 시작을 집무실에 잔뜩 쌓여있는 서류들을 처리한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손으로 단숨에 할 일들을 치워나가는 그 모습은
역시나 학생들을 위해 열정적인 사람으로 보이기도 한다.
"...빨리 끝내야 해. 히나가 오기까지 2시간 21분 34초가 남았으니까.."
다만 동기가 교사로서 너무나도 불순하고,
알고나면 정나미가 떨어지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선생 주변에 평판은 괜찮은 수준이다.
"어라? 선생님 노트북에 스티커 붙이셨네요? 귀여워라"
"아 이거? 내가 만들긴했는데. 원한다면 유우카도 만들어줄까?"
"서, 선생님이 직접 만들었다구요..? 인상과는 다르게 귀여운 취미시네요.."
"내 얼굴이 뭐가 어때서"
집착 증세가 있긴하지만 일도 어느정도 잘 처리하고,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으니까
다만 노트북에 붙인 그 고양이 스티커가 히나의 풍성한 머리카락을
보고 떠올린 브리티시 롱헤어라는걸 빼면 말이다.
참고로 이 선생 선도부 행정관인 아마우 아코란 학생에겐
비글 스티커를 만들어주었다.
그렇게 한 시간이 흘렀을 쯤이었을까
"..글렀어. 요즘들어 집중력이 이렇게 좋지 않다니.."
책상 앞에 앉아 타임어택이라도 하듯 과도하게 서류만 뚫어져라 봤던 탓이었을까
선생은 눈이 침침해진건지 미간을 찡그렸다.
역시 그녀도 사람인지 쉬지 않고 일을 하는건 무리였던 모양이라 생각되는데
"...히나 미안. 이번만 나를 용서해줘"
잠깐 쉬기라도 하려는지 선생은 자리에서 그 말을 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근처에 있던 서랍장으로 향하고는 두번 째 칸을 열어 무언가를 꺼냈다.
"...헤헤헤..."
선생은 서랍장에 꺼낸 사진 한장을 바라보며 기분나쁜 미소를 내보인다.
그 사진엔 잠에서 깨어나 하품을 하는 게헨나 선도부장 히나의 모습이 담겨있었는데
혹여나 선생이 히나와 같이 잠이라도 잤던게 아닐까 하지만
그녀와 히나는 단 한 번도 같이 잠을 잤던적이 없었고,
그 사진 또한 찍힌 본인도 모르는 물건이다.
뭐 그럼에도 선생으로서의 일은 하니 딱히 문제는 없지만
언제 한번 사고를 치지 않을까 불안스러운 그녀다.
그렇게 사진 한장을 바라보며 삶의 활력을 얻었던 탓이었을까
아까까지 수북하게 쌓여있던 서류들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금방 끝이나게됐고
"선생님 늦어서 미안 바로 일에 들어갈..응?"
히나가 집무실에 도착했을 쯤에는 말끔해진 주변의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어서와 (나의) 히나. 기다리고 있었어."
그리고 책상에 걸터앉아 미소를 지으며 선생은 인사를 건네는데
어째서인지 그 모습에 히나는 다른 한쪽팔을 잡으며 시무룩한 표정을 하였다.
"...내가 올 필요가 없었네."
"..뭐..뭐!?"
그런 모습과 히나의 말에 선생은 세상이 무너진거 마냥 제자리에 넘어져버렸다.
분명 그녀는 자신과 같이 집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눌 생각으로 들떠 있었는데
히나가 예상치 못한 그런 말을 하니 놀란 모양이었다.
"내가 없어도 선생님은 완벽하니까.."
하지만 히나도 그럴만한 반응이었다.
분명 샬레의 당번으로서 선생인 그녀를 도와주려고 이 곳에 왔었지만
그런데 그런 선생이 오늘 할일을 다끝내버리자 자기가 필요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히나 잠깐만 기다려봐 이 언니 그렇게 완벽하지 않단다?!"
"서, 선생님?"
이대로는 히나가 다시 학원으로 돌아가버린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일까
선생은 급하게 뛰어가선 히나의 팔을 잡고는 가지 말라고 졸랐다.
그렇게 간신히 30분 동안 자신의 부족함을 설명하고서야
선생은 히나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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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데레지만 유감스러운 면이 있는 여센세를 쓰고 싶었어
이래놓고 히나 손도 못잡아봤다고 해라ㅋㅋㅋㅋ
어
혹시 저 센세는 공인가요 수인가요
고백은 공인데 연애쪽에선 시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