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컬) 스포) 의외로 마녀 평균 바리에

대충 오늘도 우당탕탕 엘리아스 대륙.

오늘의 주인공, 바리에.

최근 테극에서 엄청난 어그로를 끌어모은 사도 되겠다.

현재 바리에에 대한 평가는 매우 안좋다고 볼 수 있다.

이유를 알아보기에 앞서, 바리에를 무작정 까려고 작성된 글이 아님을 알리고 싶다.

그러면 이제 알아보자.

바리에는 무엇을 잘못했을까?

1. 목적에 눈이 멀어 능력을 벗어나는 일을 함.

이번 테극 초반부터 벨리타는 고위 마녀들을 소집하고 '교단에서 디아나를 회복 좀 도와달라고 요청이 왔다.' 라고 이유를 밝혔다.

벨리타도 교단도 어디까지나 '디아나의 회복'을 바라고 있는 거지, '디아나를 골로 보낸 우로스의 처단'을 요구한 게 아니다.

하지만 바리에는 여기서 '우로스를 처단하여 셰럼을 밀어내고 내가 궁정 마녀가 되겠다' 라는 야심을 드러냈다.

바리에의 행동은 전형적인 '의도는 좋았다'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바리에의 행동은 과연 욕을 먹기 위해 저지른 것일까?

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리에의 이러한 행동 양식은 엄연히 마녀의 평균이라 할 수 있다.

왜 이게 마녀 평균이냐고?

우선 가장 유능한 고위 마녀이자, 벨리타의 마녀 궁정 최측근 뿌링클을 보자.

뿌링클은 메인스토리에서 벨리타가 실종되자, 엘리아스에 위험이 찾아온다고 판단하여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친척인 '요정 여왕'에게 먼저 손을 뻗었다.

결과는 당연하게도 실패.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이 이상으로 무언가를 더 하는 것은 엄연히 '프리클의 여왕 대리 권한'을 넘어서는 행위이다.

하지만 우리의 뿌링클은 이 월권 행위를 쿨하게 저지르셨다.

왜? 능력이 되니까.

본인의 마법으로 고위 정령을 정신 지배할 수 있었고, 유령 여왕을 구슬릴 수 있었으며, 엘프 시장과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자칫 잘못하면 엘프들이 세계수를 조사하겠다고 해체 음미할 수도 있었지만.

여기서 뿌링클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것에 대해 욕 먹고 손가락질 당하는 건 신경 안쓴다'라는 태도를 대놓고 보여주었다.

즉, 바리에가 본인이 옳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 빌고 싶지 않다고 말한 건 엄연히 뿌링클도 해당되는 업보인 것이다.

단지 본인의 능력이 뿌링클 급이 아니었을 뿐...

2. 마녀 보는 눈이 없었다.

바리에는 하필이면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협력을 할 동료로 최소한의 인원만 선정했다.

천벌 디아나의 형태를 구성할 본인, 천벌 디아나의 능력을 이미지할 레비, 그리고 마법을 통제하기 위한 힘 담당 벨벳.

마법의 반동이 얼마나 강력한지는 모르지만, 바리에는 벨벳이 개폐급이라는 걸 알면서도 굳이 등용했다.

본인 딴에는 '벨벳 이 녀석도 고위 마녀 자리로 돌아가고 싶을 텐데, 설마 개짓거리를 하지는 않겠지.'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벨벳, 그녀가 누구인가!

요정 왕국 습격에선 본인을 손수 도와준 롤렛의 통수를 치고, 마녀 왕국 소동에서는 본인을 용서해준 교주의 통수를 친 좁쌀만한 그릇을 가진 마녀!

벨벳의 역량이 그녀가 가진 볼따구의 절반만 되었더라도 엘리아스의 역사는 바뀌었을지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벨벳의 그릇을 미처 알아보지 못한 바리에는 같은 마녀를 보는 눈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이 실수는 이미 앞서서 다른 고위 마녀가 저지른 실책이었으니...

앞서 이야기한 롤렛 되시겠다.

물론 롤렛도 처음부터 벨벳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일단 벨벳이 개폐급 짓거리를 하려고 하니,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선에서 나대도록 판을 설계해두려 했었다.

문제가 있다면, 함께 벨벳을 도우면서 통수각을 재기로 한 다른 마녀들이 개폐급 벨벳보다 자신을 더 견제할 거란 발상은 못했던 것!

심지어 벨벳도 자신이 통수를 당할 거란 생각은 못하고 거기에 편승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벨벳의 행보를 보면, 롤렛 또한 자신의 목적에 눈이 멀어 자신을 배신한 다른 마녀들보다도 마녀를 보는 눈이 없었다.

바리에가 벨벳을 잘못 판단한 건, 바리에의 능력 부족보단 벨벳이 엄청나다고 봐야한다.

고위 마녀도 달성한 녀석이 속도 겉도 이 정도로 개폐급이라니!

3. 본인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을 속이려고 함.

아무리 권모술수와 음모가 난무하는 마녀 사회라고는 하지만, 바리에는 엄연히 '자신보다 상급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지켜야 할 자세를 어겼다.

상급자가 못 미더운 사람이면 거짓말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바리에가 고를 선택지는 둘 뿐이었다.

고위 마녀에서 강등 당한 개폐급 벨벳이냐, 그래도 고위 마녀 끄트머리에 위치한 찌끄레기 롤렛이냐.

바리에도 그렇게 멍청한 건 아니라서 벨벳보다는 롤렛을 먼저 찾아갔다.

문제는, 다른 쪽 선택지가 벨벳인데도 여차하면 벨벳을 데려가면 된다고 판단하여 롤렛에게 진실을 숨기려고 했다.

롤렛은 엄연히 프리클과 견습 마녀 시절부터 경쟁해온 은둔 실력자다.

당연히 도움을 요청하는 주제에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는 나중에 알려주겠다는, 하급자가 상급자를 무시하는 태도를 본 롤렛은 '이 새끼 뭔가 떳떳하지 못한 개수작을 부리고 있구나'라고 바로 문제점을 파악했다.

그렇기에 롤렛은 대놓고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네녀석'이라는 멸칭을 바리에를 향해 내뱉는다.

그런데 이번에도, 고위 마녀 중에 바리에가 저지른 것과 같은 잘못을 저지른 녀석이 있다.

누구냐고?

맞선임이다...

본인이 쓴 망상글에서 세상을 멸망 시킬 존재가 튀어나온 걸 깨달은 셰럼.

모범적인 고위 마녀라면 필히, 여왕 벨리타와 세계수 교단의 교주에게 진실을 얘기하고 도움을 요청했어야 했다.

하지만 셰럼은 자기가 도서관 보안 구역에 자기 망상 글이나 쌓아두고 있었음을 들키기 싫었다.

그래서 교주 뿐만 아니라 본인의 직속 상관이자 마녀 왕국의 지도자인 벨리타에게 마저 거짓말을 했다.

그나마 고위 마녀들 중 여왕의 최측근 궁정 마녀 뿌링클, 그런 뿌링클이 견제할 정도의 실력자 롤렛, 벨리타가 사관이자 서기관 일을 맡긴 셰럼.

바리에는 놀랍게도 이 세 명의 능력 있는 고위 마녀들이 저지른 문제들을 다 보여줬다.

어쩌면 바리에는...의외로 마녀 평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