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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레 카페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활기차게 '깜찍이 아가씨~' '니카 쨩~' 하고 부른 카스미와
그때마다 얼굴 썩어들어가는데 간신히 표정관리하는 이치카가 좋습니다.
분명 번호교환을 한 적도 없는데 어느 날 모모톡으로 말을 걸어오더니 이번에 새로 판 온천이라면서 한 번 찾아오라고 무료 티켓을 보내주는 카스미가 좋습니다.
말 걸어올 때마다 "그만 좀 하십쇼..." "남들이 오해한단 말임다..." 하고 거절의사를 내비쳤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샬레에 와도 카스미가 안 보이고, 모모톡으로 말도 걸어오지 않자 신경 쓰는 이치카가 좋습니다.
그때 느낀 감정이 절대 '허전함'은 아닐 거라고 애써 부정하는 이치카와
어느 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멀쩡히 다시 나타난 카스미가 좋습니다.
그렇게 다시 만났을 때
"저... 오랜만에 뵙슴다. 뭔 일이라도 있었슴까?"
"아~ 별 거 아니야. 평소대로 선도부랑 블랙마켓에 쫓겨다녔거든."
"평소대로 말임까..."
"아지트도 이곳저곳 옮겨다니고, 위치추적을 피하느라 폰도 못 쓰겠더라고. 하여간에 끈질기다니까."
"딱 봐도 그쪽이 먼저 잘못한 거 아님까... 좀 얌전히 지내십쇼. 갑자기 연락 끊기지 좀 말고."
"음? 어라? 어라라라라~~~?
"뭐, 뭡니까? 갑자기 그 반응은..."
"맨날 용건도 없이 말 걸지 말라느니, 남들이 오해 살 짓은 말라던 우리 깜찍이 아가씨, 설마 지금 나를 걱정해준 거야? 내 연락이 끊겨서?"
"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검까! 테러리스트 걱정을 왜 제가..."
"호오~ 걱정이 아니라면 뭐지? 혹시 내가 없어서 허전했어? 보고 싶었어? 그런 거야~?"
"윽......!"
"와하하하하!! 알았어, 알았어! 그런 표정 짓지 말라고! 그러다 또 총이라도 쏘겠어~"
이런 대화를 나누는 이치카와 카스미가 좋습니다.
잠깐 얘기했을 뿐인데 진이 다 빠져서 "하여간... 역시 말을 섞지 않는 게 이득임다." 하고 가버리는 이치카에게
"벌써 가버리는 거야? 이왕 만난 거 내 얼굴 좀 더 보다 가지 그래! 아니면 온천이라도 찾아오든가! 나는 항상 거기에 있을 테니까!" 라고 말하는 카스미가 좋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전에 받았던 온천 티켓이 생각나서 반신반의 하는 느낌으로 찾아가면서 '그냥 오랜만에 몸 담그고 쉬고 싶을 뿐임다...' 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이치카가 좋습니다.
그러다 진짜로 온천에서 카스미를 만나자 표정이 썩어들어가지만 "아아, 너무 걱정 마. 여기는 일부러 숨겨진 명소 느낌으로 만들어서 아무나 찾아오지 못하는 곳이니까" 라는 말을 듣자마자
"...그럼 일부러 저를 인적 드문 곳으로 불러내려고 한 검까?" 하고 눈치를 채는 이치카가 좋습니다.
그 말에 왠지 평소랑은 다르게 "글쎄? 뭐, 하나 쯤은 있으면 좋잖아. 게헨나와 트리니티도, 정의실현부와 테러리스트도 아닌... 그냥 '나'로 있을 만한 장소." 라고 말하는 카스미가 좋습니다.
그 뒤로도 종종 쉬는 날일 때마다 온천에 몸을 담그러 와서 때로는 혼자, 때로는 약속없이 우연한 만남을 갖는 이치카와 카스미가 좋습니다.
선생 외에는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지만 '그냥 잘하는 것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열중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이치카가
아무도 없는 휴게실에서 혼자 논문과 전문 서적을 보며 옆에 사람이 온 것도 모른 채 공부하는 카스미를 발견하고
'이 사람... 이런 표정도 지을 줄 알았군요...'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온천에서 만난 어느 날, 문득 궁금해져서
"그런데 왜 이 온천은 공개적으로 개방하지 않는 검까? 올 때마다 부원들도 없이 혼자서 오고."
"지형이 그닥이거든. 찾아오기도 힘들고, 물은 좋지만 대규모 인원을 받을 만큼 수맥이 흐르지 않아. 사람이 몰리기라도 했다간 금방 말라버릴 거야."
"다른 부원들이 오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임까?"
"딱히 오지 말라고 한 건 아니야. 부원들은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좋아해서 여기에 잘 안 올 뿐이지. 나는 최소한의 관리도 할 겸 찾아오는 거기도 하고."
"지금 그 말들... 카스미 씨는 왁자지껄한 것보다 이런 곳이 좋다는 것처럼 들림다. 그래서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만의 공간으로서 이곳을 관리한다는 것처럼."
"그런가? 뭐, 여기를 내 수많은 아지트 중 하나로 여기고 있기는 하지. 온천이 딸려있는 아지트는 여기 뿐이니 좀 더 귀중한 위치기도 하고."
"그럼 평소에 온천을 만드는 건...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임까?"
"......글쎄?"
이런 대화를 나누는 이치카와 카스미가 좋습니다.
카스미와 있을 때 정적이 생긴 순간은 처음이라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신경 쓰였지만, 더 캐묻지는 못하는 이치카가 좋습니다.
그러다 어느 눈 오는 날, 같이 탕에 들어가 있을 때 마치 정신을 잃은 것처럼 잠이 든 카스미를 보고 화들짝 놀라서 얼른 깨웠더니,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서 다행이라고 안심한 순간
잠결에 "...메구?" 하고 다른 사람을 찾는 한 마디에 어째서인지 피부가 싸늘하게 식는 것을 느낀 이치카가 좋습니다.
그 날 밤은 여관에서 묵지 않고 바로 트리니티로 돌아오면서
"생각해보니... 아직도 제 이름은 한 번을 불러주지 않았네요."
라고 중얼거리는 이치카가 좋습니다.
술먹고 자려고했는데 이 글 때문에 깼어요 책임져요
만화로 그려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