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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나무를 심는 회사가 있었다.

옛날에 나무를 심는 회사가 있었다
회사에는
사장
나무심을 자리를 지정해 주는 사람
땅을 파는 사람
나무를 심는 사람
심은 나무를 관리하는 사람
나무의 품질을 관리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는 사람
이 있었다
어느날 오후 3시까지 나무 한그루를 심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오전 9시에 모두 모여 일을 시작했다
생산성을 높이는 사람이 사장에게 보고를 했다
"삽을 사용하는 대신 호미를 사용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삽은 한자루에 만원이나 하지만 호미는 4000원이거든요"
땅 파는 사람은 반발했으나
사장은 그런 부정적인 마인드로 일을 하니 자꾸 회사가 어려우 진다고 핀잔을 주었다
자리를 선정하는 사람이 자리를 정해 주었다
자리 선정에만 2시간이 걸렸다
땅파는 사람/나무심는 사람/관리하는 사람들이
"이런 땅은 돌도 많고 척박해서 나무를 심기 어렵습니다"
라고 말하였으나
경쟁회사가 비슷한 땅에 나무를 심은적이 있다며 묵살당했다
땅 파는 사람은 호미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돌이 구멍안에서 발견되었다
나무의 품질을 관리하는 사람이 땅을 파는 사람을 멈춰 세우고 말했다
" 이제 어쩔껍니까?"
" 삽을 다시 주시면 안되나요? 곡갱이면 더 좋구요"
" 그건 사장님이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어쩔 겁니까?"
" 그럼 조금 옆을 파 봐야죠..돌을 피해서요..다만 3시까지 나무심기는 어렵고 4시까지 해보겠습니다"
그때 나무 심는 사람이 외쳤다
"그럼 다음 나무 심는 일정에 차질이 생깁니다. 안됩니다"
결국 땅파는 사람은 호미로 돌을 죽어라 내리치기 시작했다
땀은 비오듯 떨어지고 손은 떨리기 시작하고
호미는 3개째 부러지고 4개째를 사용중이였다.
그때 생산성을 높이는 사람이 달려와 소리쳤다
"목장갑보다 이 비닐 장갑을 끼고 해보십시요! 휠씬 수월할 껍니다!"
땅파는 사람은 미끄러워서 더 방해가 된다고 무시하려 했으나
생산성을 높이는 사람은 이미 사장님께 보고된 사항이라며 꼭 끼고 작업을 하라 하였다
자신이 호미질을 3번 해봤는데..손에 흙이 더 안묻고, 작업성은 동등수준이라 하였다
장갑을 끼고 나서 작업은 너무 어려워 졌다
땅파는 사람은 결국 비닐장갑 손가락 부분을 잘라버리고 남은 손바닥 부분은 고무줄로 칭칭 감은채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목장갑보다는 힘들었으나 그럭저럭 할만큼이 되었다
그러자 생산성을 담당하는 사람은 땅파는 사람에게 호미를 잡고 포즈를 취해달라고 했고, 그렇게 사진 20여장을 찍은 후 만족한 얼굴로 돌아 갔다
오후 2시가 넘은 시간, 돌은 절반만 치워졌으나 나무를 심을 시간이 되었다
땅을 파는 사람은 많이 땅을 많이 파지는 않았으나
이대로 나무를 심자고 하였다
품질을 관리하는 사람이 말했다
"이만큼만 파도 나무가 잘 자랄까요? 저번엔 더 많이 팠던거 같은데?"
땅파는 사람의 마음속에도 이건 조금 아니다 라는 마음이 있었으나, 이미 손은 후들거리고 있었기에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속여 나갔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을꺼 같은데오?"
품질을 관리하는 사람이 말했다
"아니아니 더 파세요.."
나무심는 사람이 말했다
"지금 벌써 2시 30분이예요! 나무는 언제 심을 껍니까! 더 빨리 파요!"
땅파는 사람은 마음속에서 '그럼 니들도 좀 도와주던가!'
외치고 있었으나, 현실은 호미를 힘차게 휘두르고 있었다
2시 40분...이제 정말 나무를 심어야 하는 시간이였다
땅 파는 사람은 이제 나무를 심자고 하였다
품질을 담당하는 사람은 땅파는 사람에게
'더이상 땅을 팔 시간이 없고, 이 만큼만 파도 나무에 이상이 없다'라는 말을 서류로 달라고 하였다
땅파는 사람은 헐레벌떡 종이와 펜을 구하여 서류를 작성해 주었다
3시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나무심는 사람은 구멍이 좁아 나무 심는게 너무 어렵다고 투덜거렸다
땅파는 사람은 호미로 잔가지들은 모두 잘라내어 나무심는 것을 도와 주었다
그렇게 3시 15분..조금 늦기는 했지만 나무 심는 일이 끝났다
몇달 후,
나무를 관리하는 사람에게 연락이 왔다
나무 뿌리가 드러나고 있고, 나무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내용이였다
땅을 잘못 파서 이런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회사에 돌았고, 땅파는 사람은 달려가 주변의 흙을 나무에 더 덮어 놓았다
그러나 비가 오면 흙은 조금씩 쓸려나갔다
몇달후, 시장에서는 저 회사가 심은 나무는 어딘가 모르게 건강하지 않다는 말이 돌았다
대책회의가 열렸다
회의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1. 앞으로 땅은 기존보다 1.5배 깊게 팔것
2. 비닐장갑에 손가락 부분을 잘라내어 생산성이 저하되었으니, 잘라내지 말것
3. 호미로 나무심는게 가능하다는 것이 검증되었으니
손으로 팔수 있는지 검토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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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ind라는 회사 익명 어플에서 퍼왔습니다
회사에 다니시는, 특히 제조회사에서 제조직군으로 다니시는 분이라면 매우 공감되실 거에요(네 접니다)...ㅠㅜ
저는 읽고나서 굉장히 씁쓸했네요...

댓글
  • chanceux 2017/12/15 15:04

    ㅈㄴ 현실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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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들의황혼 2017/12/15 15:06

    사내 혁신, 원가절감이라는 게 대부분 이런 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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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tolemaios 2017/12/15 16:39

    우리나라의 원가절감이란 게 기술적인 혁신이나 절차의 혁신이 아니라
    그냥 사람 후려쳐서 하는 거 같음
    아니면 안정성이나 완성도를 후려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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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나시엘 2017/12/15 16:40

    와... 진짜 토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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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Twins 2017/12/15 16:40

    하나가 빠졌네요
    호미 대여해주는 회사가 나와야하는데....
    4000원짜리 100개 뿌러지면 40만원이니까
    저희회사 호미를 20만원에 대여해 쓰세요!  뿌러지면 무상교환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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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지늅늅이 2017/12/15 16:44

    군대로 적용해도 그대로네요 ㅋㅋㅋㅋㅋㅋㅋ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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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디 2017/12/15 16:56

    공감되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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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Y-5:D 2017/12/15 16:56

    이게 현실인데.
    관리고 갑이고 이상만 추구하니..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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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감함니다 2017/12/15 16:57

    프로그래머인대
    너무적절해서 이쪽얘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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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지한숫사자 2017/12/15 17:02

    블럭제작하는 XX중공업 이란 회사에서 용접사들 전류 전압까지 터치하려고 했었네요 최적의 전류 전압이라며 이대로 놓고 쓰라고 표를 만들어서 코팅까지 해서 와이어피더에 붙이더군요 한번씩 검사할거라고 으름장 까지 놓고...개뿔이나 용접사들 전류 전압은 개개인마다 위빙속도와 자세등에 따라 다 틀린데 거기다가 분전기마다 나오는 전기가 다 틀림 첨에 막 반발하니까 까라면 까지 하청주제에 말이 많다고 연구소에서 만든거니까 이대로 하라고 그래서 그대로 해줬죠 두말할것도 없이 용접 개판되서 XX조선소에서 난리 나서 감독관 내려오고 슈퍼바이져까지 출동해서 영어로 욕해대고... 어쩔떄보면 사무실 처 앉아서 할짓없으니까 현장 작업자들 어떻게하면 괴롭힐수있을까 그거 고민하는게 일인가 싶을때도 있음...게다가 더큰 문제는 즤들이 그지랄해서 손실입은거 하청보고 복구하라고 비용 떠넘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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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죽이기 2017/12/15 17:09

    와.. 어디에 붙여도 다 감정이입이 되네 ㅡㅅ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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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냥키우는비글 2017/12/15 17:16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샘플 들과 와서 던져놓고
    우리 사장 맨날 하는 소리...
    "이거 가능하져? 싸고 저렴하게"
    "이러이러해서 그렇게는 안됩니다. 알아보려면 시일도 걸리고... 받지 마시죠"
    개똥씹은 얼굴로
    "할 수 있으니까 샘플이 있는거지 뭘 못한다고 부터 말을해요."
    ... 부디 일 배워서 직접 했으면 합니다.
    - 23년차 편집디자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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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식마우스 2017/12/15 17:24

    땅파는 사람 입장에서만 썼네요.
    저기에서 진정한 승자는 오너 빼고는 없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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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veche 2017/12/15 17:29

    다큐인줄 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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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1자 2017/12/15 17:37

    회의 결론에 땅파는 사람에 대한 ㅋㅋ징계ㅋㅋㅋ가 빠졌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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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만두 2017/12/15 17:49

    그리고 관리하는 사람들은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승승승장구하며
    땅 판 사람들을 욕하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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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한_악마 2017/12/15 17:52

    프로그래머의 일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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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US기사 2017/12/15 17:59

    와!~ 이거 뭔가 소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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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던이불 2017/12/15 18:06

    다른 동네는 높으신 분에게 잘 보이기 위해 기존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평소라면 돈낭비라며 안할 일을  백단위로 들이 붙죠.
    아, 세금이나 방송국 이야기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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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igma 2017/12/15 18:14

    흐흐 그나마 저들은 전부 정직원이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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