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를 시작할려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임이셨던 베네딕토 16세로 거글러갈 필요가 있음.
베네딕토 16세는 600년만에 승하(사망)가 아닌 퇴임으로 교황의 직위를 내려놓은 분임
여기에는 표면적으로 그가 당시 불면증으로 인한 심신미약으로 정상적으로 일을 하는게 불가능했다는
이유가 있지만 실은 안으로는 다른 이유가 있었음
교황 퇴위 얼마전에 일명 바티리크스라 불리는 사건이 있었음
위키리크스의 이름을 따온 이 사건은 교황이 교황청 개혁을 위해 중용했던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와
주고 받던 편지를 교황의 집사였던 파올로 가브리올레가 외부로 유츌하면서 벌어진 스캔들인데
실은 이게 베네딕토 16세의 자작극이라는 소문이 떠돌았음
그 이야가 뭐냐하면 베네딕토16세는 교황청을 개혁하기 위해 비가노 대주교를 중용했으나
교황청의 부정부패 비리의 중심인 이탈리아 출신 추기경과 교황청의 관리들 그리고 그들의 수장겪인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교황청 국무원장이 이 개혁 시도를 방해하고 비가노 대주교를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로
내쫓았기 때문에 완전히 고립된 베네딕토 16세가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자 이런 교황청의
내부사정을 외부에 알리기 위해 고의로 벌인 사건이었다는 것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당시 교황청 국무원장)
지금이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스러운 행적으로 찬사를 받는 바티칸이지만 오랬동안 교황청을
지배해온 이탈리아 출신 추기경과 관리들 교황들은 온갖 비리와 추문이 끊이지 않는 거대한 카르텔이었음
마피아와 손잡고 돈세탁을 하는것도 특별한 일이 아니었을 정도
실제로 베네딕토16세가 제일 먼저 개혁하려던 곳이 바티칸 은행이었으나 베르토네 일파의
집요한 방해공작으로 무위로 돌아갔음
결국 고령에 개혁을 위해 중용한 측근마저 거세당하자 베네딕토 16세는 최후의 승부수로
이런 교황청의 내부 사정을 외부에 공론화 시키고 차기 교황이 개혁을 이어갈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600년만에 생전에 퇴임 하는 교황이 되기를 선택했다는 것
베네딕토16세는 이전에도 자신은 과도기에 잠시 지나갈 사람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런 자신의 처지를 예견했던 것일수도 있음
그리고 그렇게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해 시작된 콘클라베에서
유럽의 개혁파 추기경들이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던 와중에 아르헨티나 출신 베르고골리오 추기경이
교회가 본연의 영적인 임무로 돌아가야 한다는 연설을 한것이 그들의 결속을 불러왔고
그렇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것
이 프란치스코란 이름이 왜 특별했냐를 이해하기 위해 추천할 만한 책이 있는데
바로 움베르토 에코의 걸작 '장미의 이름'임
왜 이 소설을 추천하냐면 이 소설의두 주인공중 한명이자 극을 이끌어 가는 중심인
바스커빌의 윌리엄 수도사가 바로 프란치스코회 소속임
그리고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기가 요한 22세가 교황으로 있던 시기인데
이때 '그리스도께서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으셨다'고 주장하던 프란치스코회 영성파 수도사들괴
교회와 교황의 세속적인 권력 강화를 위해 모든걸 쏟아붓던 요한 22세가 극한으로 대립했던 시기이고
그런 역사적 배경이 소설속에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
역사적인 사건이었던 아비뇽 유수 이후 두번째 교황인요한 22세는 원래 주교이면서도
동시에 나폴리 왕국의 재상이었다는 이력 때문에 행정에는 탁월했지만 동시에 엄청나게 세속적 권력을
추구한 인물이었는데 여기에 그리스도의 청빈 정신을 강조하던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엄청난 눈앳가시였고
그들을 이단으로 몰며 수많은 대립과 박해를 불러왔음.
작중에 윌리엄 수도사가 요한 22세를 일컬어 다시는 그런 거짓된 이름이 불리는 일 조차 없어야 한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던 이유도 이런 연유였음
작중 배경이 바로 베네딕토회 수도원인데 여기 수도원에 몸을 의탁한 사람중에
카젤레의 우베르티노란 수도사가 있는데 이 수도사는 실존 인물로 프란치스코회 영성파의 강경한 수도사로
요한 22세의 탄압을 받던 인물이었고 그래서 윌리엄이 교황청의 암살을 피해 피신시키는걸로 나옴
하여간 윌리엄의 비판처럼 요한 22세 이후 다시 요한 이라는 이름을 쓰는 교황이 나오기 까지
60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음
즉 프란치스코란 이름은 교회의 세속적인 권력을 추구하는 것에 대항하는 '청빈'과 '개혁'을 상징하는
이름이기 때문에 전임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개혁에 실패하고 퇴임했는데 후임이 '프란치스코'란 이름을
그것도 가톨릭 역사상 최초로 사용한 것 부터가 개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강력한 반영이었던 셈
이번 콘클라베가 시작되기 전부터 교황청 내부의 보수파들이 이번에는 반드시 이탈리아 출신이
교황에 선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임
차기 교황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베네딕토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구한 개력과 청빈
그리스도 본연의 모습으로 계속 가느내 다시 과거로 회귀하느냐가 결정될지도 모름
장미의 이름은 베네딕토회 수도원에서 벌어진 사건을 프란치스코회 수도사 윌리엄이 해결한 것 처럼
베네딕토 16세가 못이룬 개혁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냈음
그러니까 장미의 이름 꼭 한번 읽어보셈
청빈해야 할 종교 단체조차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정치 공학이 껴야 한다는 게 서글프면서도
참 사람답다는 느낌이 드는구만
트럼프시대에 세속권력 쫒는 교황 나오면 유럽중동 다 뒤집어질거같은데 ㄷㄷ
움베르토 에코라는 이름과 장미의 이름이라는 책이 대---충 기억 저편 어딘가에 있었는데
당신 덕에 바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큰 감사
자매품으로 움베르트 에코의 에세이 "Ur-Fascism"도 츄라이 츄라이
한창 혐오 피크일때 유게 요약본 같은 내용이라 유게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다
인터넷에 요약본 떠돌아다님
나는 명문가들의 에세이를 좋아함
2000년대에 써진것들 말고
땡큐땡큐
"Ur-Fascism" 교보에 안보이는데
국내 발간 제목은 다른가??
청빈해야 할 종교 단체조차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정치 공학이 껴야 한다는 게 서글프면서도
참 사람답다는 느낌이 드는구만
그곳도 인간의 거실, 그들도 욕망의 쇳물. by 박평식
찜해둔 콘클라베 평이구나
두명의 고환만 봤는데 얘도 봐야겠다
트럼프시대에 세속권력 쫒는 교황 나오면 유럽중동 다 뒤집어질거같은데 ㄷㄷ
와 저게 장미이름의 그 프란치스코 종파와 이어지는구나.. 읽었는데도 꿈에도 몰랐네.
좋은 글 감사합니다 ㅇㅇ
베네딕토가 진짜 큰 결심한것 같음
문제는 이러한 이야기는 추론으로 해야하는게 참
답을 아는자들은 점점 신 만나러 가버렸으니